대우조선이 M&A시장서 주목받는 이유

대어는 역시 대어였다.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달려들고 있다. 한화 포스코 GS홀딩스 두산 등 이미 7~8곳의 기업들이 인수 의향이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대우조선의 주가도 뜀박질을 시작했다. 지난 3월 25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매각을 발표하면서 3만 원대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던 주가가 4월 17일 현재 4만4450원으로 올랐다. 불과 20여 일 만에 26%가량 치솟은 것이다. 시가총액도 2001년 워크아웃 졸업 당시 1조 원 수준에서 4월 17일 현재 9조 원에 육박했다.기업들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대우조선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과 (주)한화 등이 진행하고 있는 에너지 사업 확장에 대우조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대우조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한 GS홀딩스도 적지 않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을 하는 GS건설과 에너지 기업인 GS칼텍스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포스코도 강력한 경쟁자다. 아직까지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윤석만 사장이 이미 대우조선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조회 공시를 통해서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른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커다란 철강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우조선은 군침 도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현재 대우조선의 주가를 감안하면 인수 가격은 최소한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대우조선은 이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증권가는 ‘그렇다’고 단언한다.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가 더 유망하다는 얘기다.먼저 수익성이 좋다. 2006년 5조4007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7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한화증권은 제시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순이익이다. 지난해 3212억 원이던 것이 올해 9190억 원, 2009년 1조2466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7.2%, 2009년 8.9%로 매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꼭 시너지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기업 자체의 수익성만으로도 매력적인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역시 본질은 시너지에 있다. 이 측면에서 대우조선은 더욱 빛을 발한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기대하는 시너지는 크게 2가지라고 할 수 있다. 플랜트 사업 능력이 첫 번째고 LNG선 등 에너지 사업 관련 능력이 두 번째다. 대우조선은 이 두 영역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대우조선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부유식 시추선 사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그룹과 GS그룹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해양 플랜트 부문의 역량도 우수하다. 2007년까지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점은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변신의 모멘텀을 꾀하고 있는 포스코, 육상 건설과 해양 플랜트의 ‘양수겸장’을 노리는 GS건설, 육상 플랜트 경험과 해양 플랜트의 시너지를 원하는 한화건설을 끌어당기고 있는 요인이다.대우조선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는 아직 짐작할 수 없다. 인수 희망 기업들이 저마다 기대하는 시너지가 큰 데다 자금력 역시 막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산 STX 동국제강 현대중공업 등 잠재적인 인수 희망 기업도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조선 인수전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