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창업 성공기(4) - 이준우 BTB 강남점 사장
“매일 똑같은 업무가 반복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서지 않더군요. 샐러리맨 탈출을 위해 창업하기로 결정하고 여러 가지 아이템을 살펴보면서 새로운 콘셉트의 맥주 전문점을 알게 됐고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지요.”‘더 좋은 맥주’라는 의미의 맥주 전문점 BTB(www.betterthanbeer.co.kr) 강남점을 경영하는 이준우(40) 사장은 안정된 직장 생활을 접고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았다. 그가 첫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BTB는 미국의 유명 펍 레스토랑 후터스의 특징을 벤치마킹한 곳. 탱크톱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비어걸(Beer Girl)이라는 애칭의 전용 서버를 앞세워 독특한 마케팅을 펴는 신개념 맥주 전문점이다.이 사장은 10여 년간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하며 마케팅 전략을 지휘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업무의 연속으로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고 직장 생활의 한계를 절감한 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내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어떤 아이템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색다른 서비스 방식을 도입한 BTB를 알게 됐고 마케팅 업무에 종사해 왔던 ‘감’을 바탕으로 과감히 개업을 결정했다.“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성과 관련한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 구상을 하면서 BTB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 정서로선 파격적이고 신선한 느낌이 강하더군요.”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맥주 전문점 사장의 경영 기법은 확실히 달랐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단골 고객 몰이에 성공하고 있다.BTB 강남점은 강남역 오피스가에 위치한 터라 오픈 당시부터 젊은 샐러리맨들의 관심을 끄는 게 관건이었다. 우선 미니스커트에 탱크톱을 입은 팔등신 미녀들이 서빙을 하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콘셉트로 호기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고객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취지로 각종 게임을 준비, 유쾌한 공간을 만드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56개의 나무토막을 높게 쌓아 올려서 나무토막을 하나씩 빼내어 가며 쓰러뜨리지 않게 하는 게임인 젠가 게임을 함께하거나 테마 요리가 나왔을 때 뚜껑을 열면서 환호성을 올리는 등 고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이벤트는 BTB만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회식이나 간단한 어울림 장소로 입소문을 타게 됐다. 446㎡(약 135평)의 넓은 공간도 유명 업소로 알려지는 데 한몫했다. 인근 사무실에 근무하는 남성들은 물론 여성 고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이 사장 본인이 오랜 직장 생활을 해 봤다는 경험도 고객들의 요구를 읽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객이 호출하기 전에 미리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는 것은 기본이다. 오피스가에 위치했기 때문에 주말 매출이 떨어진다는 점도 직장 생활 경험으로 극복하고 있다. 바로 직장 내 동아리 활동을 유치하는 것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전략이 그것이다.“마침 한 회사에서 댄스동아리 모임을 열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넓고 쾌적한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이제는 토요일이나 휴일에도 댄스 동아리를 비롯한 각종 직장인 동호회의 만남의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고객은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여가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고 BTB 강남점은 공백이던 시간을 매출로 연결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점심시간에 한식 뷔페를 운영해 짭짤한 부가 수입을 올리는 것도 이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심시간만 되면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한 경험을 떠올리고 그 요구에 답하기로 한 것이다. 저렴한 가격의 한식 뷔페는 단골손님에 대한 감사 서비스의 개념도 포함돼 있는 셈이다.이런 노력에 힘입어 BTB 강남점은 오픈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처음엔 월 5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7500만 원 정도로 50% 정도 매출이 늘어났다. 대형 매장도 현상 유지가 어렵다는 요즘 단연 눈에 띄는 성과다.이 사장은 “BTB 강남점이 위치한 공간은 원래 호프집 용도가 아니어서 홍보에 어려움이 따랐고 생각보다 고전하기도 했다”며 창업 초기를 회상했다.“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펀(Fun) 마케팅 기법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BTB 강남점에 가면 늘 신선하고 색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 나갔지요. 물론 색다른 서버의 옷차림 등을 낯설어해 어려움을 겪는 시기도 있었지만 시대에 흐름에 따라 고객의 시각도 바뀌었습니다.”이 사장의 성공 비법은 마케팅에 종사한 경험을 사업에 십분 활용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초기 비어걸에 대한 왜곡된 시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생기발랄한 비어걸과 이벤트로 인해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새로운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적극 수용하면서 직장인 고객의 입장에서 매장을 운영한 것도 성공 바탕이 됐다.이 사장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고객들이 환호성을 올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머리를 짜내겠다”며 밝게 웃었다.이상헌·창업경영연구소장 icanbiz@hanmail.net©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