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렌드 - 자동차

45세의 자영업자인 K 씨는 얼마 전 제주도 신라호텔 세종 체임버홀에서 열린 특별한 음악회에 다녀왔다. 수입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코리아가 주최하는 이 음악회는 ‘2008 제주뮤직아일 페스티벌’이었다.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지휘자 금난새 씨가 음악 감독을 맡고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특별한 실내악 연주회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는 미국 인디애나대학의 바이올리니스트 마크 카플란과 피아니스트 예일 웨이 부부, 첼로에 호주의 클라시 뉴먼, 클라리넷에 프랑스의 마이클 레티에크와 이 시대 최정상 앙상블로 손꼽히는 보로메오 현악 4중주단, 기타에 노르웨이의 앤더스 키엔 등이 협연했다. 이날 음악회에 초청을 받은 사람들은 폭스바겐코리아의 VVIP 고객들로, K 씨를 포함해 30여 명에 불과했다. 고객들은 바로 눈앞에서 명장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제주뮤직아일 페스티벌은 기존의 음악회와도 달랐다. 관객들이 공연을 일방적으로 보고 듣는 형태가 아니라 짧은 곡을 시청한 뒤 출연진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만찬을 즐긴다. 이어 큰 홀로 장소를 옮겨 메인 프로그램을 감상하는 색다른 형식으로 진행된다. K 씨는 “오랜만에 아내에게 뜻 깊은 선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폭스바겐코리아의 박동훈 사장은 “수입차의 경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기가 되고 있다”며 “폭스바겐은 앞으로 특별한 고객들을 위한 VVIP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수입 자동차 업체들이 주축이 된 VVIP 마케팅이 활발하다. 최근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와 체어맨W를 출시한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도 초우량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 VVIP 마케팅 전선은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VVIP 마케팅은 문화 예술이나 골프와 연계한 초청 행사 및 대회를 많이 개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업체와 차별화하려는 업체들 간의 아이디어 싸움도 한층 치열해졌다.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VVIP 고객 10여 명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초청, 문화 예술의 향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우디는 1995년 세계 최고의 음악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장기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메세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이다. 아우디코리아는 국내 고객을 위해선 ‘아우디 오페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아우디 고객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혀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를 인천공항까지 에스코트해 주는 웨딩 리무진 서비스는 아우디가 다른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아우디 웨딩 리무진은 국내에 소개된 아우디 모델 중 가장 고급 모델인 A8 6.0 12 실린더를 기본으로 디자이너 정구호 씨가 직접 디렉팅해 모든 컬러와 소재 등을 엄선했다. 차량 가격만 무려 3억 원에 이른다.이 회사는 또 해마다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아우디 콰트로컵 골프대회’를 열어 고객들을 필드로 초청한다. 2005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전 세계 아우디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아우디 콰트로컵 골프대회 참가자를 가리는 한국 예선의 의미도 동시에 가진 고객 초청 골프 대회다. 수도권과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 각지의 골프장에서 예선전을 거쳐 한국 경기에서 최종 우승한 1개팀(2명)은 해외 유명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아우디 콰트로컵 월드 파이널에 출전해 세계 40개국의 결선 우승자들과 자웅을 겨루게 된다.프리미엄 브랜드로 친숙한 렉서스는 고객과 고객을 이어주고 이들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는 식으로 VVIP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렉서스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인 ‘렉서스 오너스 클럽’에서는 문화, 스포츠, 교양 등의 다양한 활동이 펼쳐진다. 가장 인기가 높은 행사는 ‘로열티 골프’ 행사. 렉서스 고객을 초청해 유명 여자 프로골퍼(KLPGA 소속)와 함께 18홀 라운드를 돌며 원포인트 레슨을 받게 한다. 1년에 두 번 봄·가을에 실시되며 선별된 고객을 대상으로 소그룹으로 진행한다.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쿠킹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쿠킹 스튜디오로 고객을 초청해 전문 강사와 함께 간단한 요리 강습과 테이블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는 VVIP 고객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 고객만을 위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차가 고장 나서 수리해야 할 상황이면 직원이 직접 차를 가지러 가고 다 고친 후에는 직접 가져다 준다. 사고로 차를 며칠 동안 쓰지 못하게 될 때에도 대체 차량을 메르세데스벤츠의 다른 차량으로 제공한다.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1월 20일과 21일 이틀간 강원도 홍천에 있는 대명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볼보 해치백 C30 고객 50여 명과 가족이 함께하는 ‘볼보 C30 오너스 클럽데이’를 개최했다. 한겨울 설원에서 1박2일 동안 펼쳐진 이 이벤트는 C30 고객들이 직접 본인의 차량으로 주행하는 그룹 드라이빙을 시작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마술쇼, 인디 밴드의 라이브 공연, 스키와 보드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C30 오너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차량에 대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게 행사에 참가한 볼보자동차 고객의 전언이다. 행사 참가자들에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스키 캐리어, 골프백 등 푸짐한 경품도 주어졌다.현대자동차는 베라크루즈 출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4월 25일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숙식 및 드라이브 코스 시승을 포함한 여행 상품 ‘글로벌 럭셔리 로드 트립-럭셔리 인 두바이’의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총 15명의 고객을 선정해 5월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할 이번 글로벌 럭셔리 로드 트립은 세계 100대 드라이브 코스로 뽑힌 아랍에미리트(UAE)의 제벨 하피트 산간도로와 아부다비 해안도로 주행을 포함해 6성급 마니나트 주메이라 호텔에서의 숙식 등 최고급 호텔 및 투어 일정으로 짜여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럭셔리 로드 트립을 통해 베라크루즈만의 럭셔리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베라크루즈의 품격에 맞게 고객들의 고급스러운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현대차는 이와 함께 고급문화를 즐기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30대 중반~40대 후반의 오피니언 리더를 고급 세단 제네시스의 주요 타깃 고객으로 삼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제네시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제네시스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를 실시해 고품격 문화 공연, 전문 강연회 등 다양한 고객 초청 서비스, 제네시스 매거진 및 전문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제네시스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는 현대카드와 제휴한 제네시스-퍼플 카드 회원 가입 시 국내 상위 5%만을 위한 카드인 현대 퍼플카드의 VVIP 서비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