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세상을 하직하는 그 순간까지 지겹도록 돈 생각만 하며 살았다. 그는 돈을, 그것도 아주 큰돈을 벌고 싶었다. 단숨에 일확천금을 거머쥐어 돈 걱정에서 확실하게 헤어나고 싶었다.’누구 얘기일까. 인류 역사상 가장 형이상학적이며 심오하고 종교적인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그 주인공이다. 이런 그가 한갓 돈에 갇혀 살았다는 게 도대체 가당키나 한 것인가.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그렇다고 주장한다. 그의 소설 어느 페이지를 열든 그곳엔 반드시 돈 얘기가 나올 것이며 이는 작가의 삶에서 우러나온 것이란 얘기다. 심지어 이 대문호의 죽음에 대해 ‘평생 돈 이야기만 하며 살다가 결국 돈 문제로 싸우다’ 죽었다고까지 몰아붙인다.도스토옙스키가 얼마나 돈에 갈급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그리 큰 수고가 들지 않는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의 소설엔 무수히 많은 돈 얘기가 나온다. 톨스토이처럼 고상하게 돈을 멀리하라는 말 따윈 없다. 대신 ‘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돈은 시간이다’ ‘돈은 세상의 전부다’ ‘돈은 자유다’라는 식의 속물적인 배금론이 난무하다.그렇다고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문학을 낮춰 평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 푼의 돈을 위해 열심히 펜을 휘둘러야’했고 ‘도박’에 빠져 지내야 했던 대문호의 곤궁한 삶은 그의 문학적 천재와 만나 독특하고 기괴하지만 누구보다 심오하게 현대 문명의 본질과 그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 존재의 문제를 짚어내게 한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도스토옙스키만큼 ‘돈’이 현대인에게 미치는 의미를 정확하게 갈파한 작가는 없다는 얘기다.책은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도스토옙스키의 걸작들이 어떻게 ‘돈’과 연결되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준다. 그리고 작품과 돈의 관계는 곧 작품과 작가의 관계로 치환된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와 석학들의 연구 결과도 풍족하게 인용된다. 그가 돈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재테크와 투자를 했는지도 소개한다. 심지어 그의 사인(死因)이 유산을 포기하라는 여동생의 요구에 극도로 화가 났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사실도 들려준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3.13~3.19)1.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2.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1만2000원3. 4시간/티모시 페리스 지음/최원형 옮김/부키/1만3800원4. 경제상식사전/김민구 지음/길벗/1만2800원5. 절대긍정/김성환 지음/지식노마드/1만2000원6. 대한민국 2030 펀드투자 독하게 하라/김민수·신호철 지음/미르북스/1만4800원7.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김경환·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8. 이기는 습관/전옥표 지음/쌤앤파커스/1만2000원9. 육일약국 갑시다/김성오 지음/21세기북스/1만2000원10. 여우 재테크/탁현심 지음/21세기북스/1만 원 (집계: YES24)빅터 칸토 지음/이은주 옮김/한스미디어/412쪽/1만8000원경제학적 지식이 풍부하다고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경제학자들이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책은 경제학적 지식을 투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다뤘다. 거시적 흐름과 마이크로 트렌드를 조합해 유망 종목을 발굴해 내는 법, 최적의 투자 타이밍을 골라내는 법, 장기 투자와 단기 투자의 적절하게 혼용할 수 있는 법 등을 통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강창균 지음/엘도라도/224쪽/1만2000원물려받은 돈 한 푼 없이 30대에 20억 원 이상의 자산가가 된 청년 부자들의 투자 로드맵을 담았다. ‘실전’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고매한 이론을 논하는 대신 현장의 목소리에 무게를 뒀다. 강조하는 점 역시 현장과 실천이다. 특히 해외 투자, 그중에서도 중국 주식 투자 노하우에 공을 들였다. 시장 분석과 전망은 물론 유망 종목까지 제시하고 있다.데이비드 와인버거 지음/이현주 옮김/살림biz/408쪽/1만5000원디지털 시대의 지식 정리법을 소개한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정보를 체계화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식의 체계에 따라 기존의 지식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마존, 구글 등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정보 정리법이 획기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실비 지라르 라고르스 지음/최재호 옮김/알덴테북스/172쪽/2만5000원세상에 존재하는 수천수만 종의 와인 중에서 최고의 와인을 골랐다. 해당 와인의 특징과 역사, 얽힌 일화, 잘 마시는 법 등을 소개한다. 빛깔이나 맛처럼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맛깔스럽고 감각적인 언어로 펼쳤다. 와인은 물론 와이너리와 창고 등 다양한 사진을 곁들여 맛을 더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