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는 바로 ‘어웨이 프롬 허’의 노배우 줄리 크리스티였다(아쉽게도 상은 ‘라 비앙 로즈’의 마리온 코티아르에게 돌아갔다). 올드팬들에게 ‘닥터 지바고(1965)’의 ‘라라’역으로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녀는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1971)’ ‘바람둥이 미용사(1975)’ ‘천국의 사도(1978)’ 등에서 함께 출연한 당대의 매력남 워렌 비티와의 뜨거운 연정으로도 유명했다. 섬세하고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과시했던 그녀가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어웨이 프롬 허’는 그녀의 깊은 주름살에서 시작하는 영화다.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피오나(줄리 크리스티 분)는 병세가 점점 더 심해진다. 하지만 남편 그랜트(고든 핀센트 분)는 아내를 요양원에 보낼 생각이 전혀 없다. 그래도 피오나는 요양원에 들어가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결국 피오나는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고 규정에 따라 한 달 정도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그랜트는 피오나가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심지어 피오나는 요양원에서 알게 된 다른 남자 오브리(마이클 머피 분)를 사랑하고 있다.‘그녀로부터 멀리’라는 아련한 느낌의 제목에서부터 스산한 느낌이 든다. 40년 넘게 지켜왔던 사랑의 기억이 조금씩 지워져 가는 느낌은 참으로 애처롭다. 더구나 그것은 그들의 의지가 아니다. 영화의 배경인 캐나다의 끝도 없는 설원의 풍광은 마치 백지처럼 소멸되어 가는 듯한 주인공들의 사랑과 열정을 그대로 대변한다. 영화의 테마와 배경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노년에 이르러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드는 고든 핀센트의 속 깊은 연기와, 때론 소녀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줄리 크리스티의 멋진 호흡은 ‘인생무상’이라는 평범하고도 무거운 네 단어를 가슴 깊이 새기게 한다.흥미로운 사실은 이 노년의 애틋한 드라마가 바로 ‘고(2000)’ ‘새벽의 저주(2004)’ ‘돈 컴 노킹(2006)’ 등에 출연했던 청춘스타 사라 폴리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채 서른 살도 안 된 그녀는 자신의 고향인 눈 덮인 캐나다로 가서 마치 할머니에게 바치는 듯한 영화를 만든 것이다.뉴욕의 젊은 백만장자 클레이(헤이든 크리스텐슨 분)는 심장을 이식받아야만 살 수 있는 운명이다. 그는 어머니가 반대하는 아름다운 여인 샘(제시카 알바 분)과의 결혼을 감행하고 자신의 친구 잭에게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을 것을 결심한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날 저녁, 심장 이식 수술을 받게 된 그는 수술 도중 ‘마취 중 각성’을 겪게 된다. 의식은 있지만 온 몸이 마비 상태인 채로 그는 자신을 둘러싼 충격적인 음모를 알게 된다. 하지만 그는 꼼짝할 수 없다.해리 후디니(가이 피어스 분)는 심령술을 실험하겠다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맞히는 사람에게 1만 달러를 주겠다고 공표한다. 그리고 미모의 심령술사 메리 맥가비(캐서린 제타 존스 분)가 오직 돈만을 위해 후디니게 접근한다.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통해, 마술보다 더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탈출 마술’의 1인자였던 후디니는 눈속임이 아닌 부단한 노력으로 육체를 단련해 궁극의 탈출 마술을 선보였던 인물로, 거짓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심령술사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었다.사춘기의 세 딸을 키우는 댄(스티브 카렐 분)은 홀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4년차 홀아비다. 하지만 큰딸 제인은 무면허 교통사고, 둘째 카라는 한심한 연애로 그의 속을 썩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인 마리(줄리엣 비노시 분)를 보고 오랜만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마리가 댄의 동생 미치의 여자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마리 또한 댄의 순수한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게 된다. 휴 그랜트가 출연한 ‘어바웃 어 보이(2002)’를 연출한 피터 헤지스 감독 작품.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