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종 투자 전략

미국의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007년 6월 베어스턴스사가 운영하는 펀드 청산을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폭락했으며 우리나라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우려 속에서 경기 민감 업종인 조선 및 해운 업종이 하락을 주도했다.해운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에 속한다. 전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원자재를 비롯한 중간재와 최종 소비재의 대부분은 해상을 통해 최종 소비 국가로 운송된다. 소비 국가들의 경기가 물동량을 좌우하게 되며 해운선사의 주가와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운임은 기본적으로 물동량이 얼마나 증가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해운주의 하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가 줄어 물동량이 감소하고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컨테이너 운임이나 건화물 운임은 현재 사상 최고 수준으로 우려와는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2003~05년 태평양 항로의 물동량 증가로 초호황을 구가했던 컨테이너 업황은 2006년 선복(뱃짐)의 공급이 크게 늘어나며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조정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6년 4분기부터 아시아·유럽 항로의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2007년 유럽 항로에서의 운임이 크게 올라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07년 미국의 경기 둔화로 인한 태평양 항로의 부진 속에서 유럽 항로가 선사들에게 확실한 구원 투수로 등장한 셈이다.2007년 컨테이너 시황의 턴어라운드는 사실 누구도 예견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요와 공급 측면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요소가 그다지 없었기 때문이다. 공급 측면에서 선복의 증가율 자체는 2006년을 정점으로 둔화되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었으며 수요 측면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 유럽항로의 ‘아시아→유럽’ 수송량이 2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운임의 강세를 이끌었다.유럽 항로의 물동량 증가를 이끈 요인은 △고유가의 수혜를 본 중동 산유국들의 높은 경제 성장 △동부 및 중부 유럽의 신흥 개도국들의 높은 경제 성장세 △미 달러화 약세와 유로화 강세로 인한 유럽 지역의 구매력 상승 등을 들 수 있다. 유럽 항로의 물동량 증가는 태평양 항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항 거리가 훨씬 길기 때문에 공급 증가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와 운임이 대폭 인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2007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컨테이너 운임이 2008년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주 노선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2007년에 이어 아시아·유럽 노선에서의 강력한 물동량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B-C유의 급등과 이로 인한 선사들의 연료비 및 운반비 등의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태평양 노선에서의 운임 인상도 기대된다. 운임의 강세로 글로벌 경기의 둔화 속에서도 선사들의 실적은 대폭적으로 개선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컨테이너와 달리 건화물 업황은 2006년 하반기 슈퍼 사이클에 진입, 2007년 건화물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건화물 운임의 대표 지수인 BDI(Bulk Dry Index)는 2006년 말 4397에서 2007년 말 9143(186% 상승)으로 상승했다. 2007년 기록한 BDI의 최고치는 1만1039다. 200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BDI의 상승세는 기본적으로 수급이 빡빡했기 때문이다. 건화물 해운의 주요 수송 품목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의 원자재가 대부분이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이들 지역에서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며 건화물 해운 업황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중국의 석탄 및 철광석에 대한 수요 증가는 전체 전력의 80% 이상을 석탄 화력발전을 통해 생산하는 중국의 전력 수요가 늘어난 데다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이를 위한 중국 철강 회사들의 고로 생산이 증가한 데서 비롯됐다. 또한 중국의 이와 같은 정책 변경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많은 양의 석탄을 수입하던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공급처를 호주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로 변경했고 이로 인한 장거리(Long-haul) 수요 확대도 건화물 해운의 강세를 이끌었다.2006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건화물 해운 시장의 강세는 2008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 2007년에 비해 신조 선복의 증가율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추세 유지 △미국 경기 침체에도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개도국의 견조한 경제 성장률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호주와 브라질 등의 석탄 철광석 항구들의 체선 현상 지속 △최근 우려되고 있는 단일 선체(Single hull Tanker)의 벌크선으로의 교체 작업은 독(dock) 확보의 어려움으로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8년에도 건화물 운임의 초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며 이로 인해 벌크선사들의 이익 모멘텀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해운산업에 대한 비중 확대를 제시하며 한진해운과 대한해운을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한다. 한진해운은 2007년 기준 매출액 6조9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제일의 해운선사로, 매출의 82%는 컨테이너 부문에서 18%는 벌크 부문에서 발생한다. 수송 물동량 기준 미주 노선 세계 2위, 유럽 노선 세계 6위에 올라 있는 글로벌 선사이기도 하다.2008년 한진해운을 해운산업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미국 경기 침체와 고유가 속에서도 컨테이너운임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 둘째, 2006년 하반기부터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건화물 시황의 호조로 한진해운의 벌크사업 부문의 이익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셋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부각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2008년 컨테이너 운임 상승과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건화물 사업 부문의 영업 호조로 2007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7%, 76.7% 증가할 전망이다.대한해운은 국내 2위의 벌크 전문 선사로 사선 27척과 용선 약 150여 척을 운영하고 있다. 전용선 부문의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부정기 용대선 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추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한해운은 2006년 하반기 건화물 업황이 호황기에 진입할 것을 예측하고 미리 장기용선 선박을 대량으로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둘째, 2007년 BDI가 최고 수준을 기록한 3분기와 4분기에 이미 2008년의 수익의 60% 이상을 고정해 놓아 상반기 BDI가 큰 폭으로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이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2008년 동사는 안정적인 영업 기반의 확보를 통해 2007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4.5%, 48.5% 증가할 전망이다.양지환·대신증권 애널리스트 arbor@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