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it, Believe it, and Just do it!’지난 12일 만도그룹 회장 취임식에서 정몽원 신임 회장이 A4용지 6장 분량의 긴 취임사를 다 읽은 뒤 가장 마지막에 한 말이다. 꿈을 꾸고, 믿음을 가지며, 이를 실천에 옮기라는 말이다. 이 말은 작고한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정 회장의 아버지)이 가장 좋아하고 평소 자주 인용했던 말이라고 한다. 취임식을 끝내며 가장 마지막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조하기 위해 한 이 말 속엔 만도그룹을 10년 만에 되찾은 정 회장이 앞으로 그려 보일 미래 청사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만도는 취임식 하루 전인 1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 변정수 한라A&T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선임하는 등 새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신임 정 회장이 꾸려나갈 만도의 새 모습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정 회장은 우선 현재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77위인 만도를 앞으로 5년 내에 50위 안으로 진입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자신이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최고경영자가 뒷짐 지고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단언한 정 회장은 특히 품질과 영업, 임원 인사,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나머지 부문은 변정수 사장과 임원진에 권한을 위임할 계획이다.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월 1회 품질 관련 회의를 소집하고 회의는 정 회장이 직접 주재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 만도의 제품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핵심 보안 부품”이라며 임직원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본사의 기능을 과감하게 축소하고 권한과 책임이 실질적으로 주어지는 사업본부장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천편일률적인 조직이 아니라 책임과 권한을 갖는 각 단위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 경쟁하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관료주의를 정 회장은 각별히 경계했다. 관료주의는 개인의 창의성과 조직의 유연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 조직 간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란 게 그의 진단이다. 관료주의를 없애기 위해 임직원 모두 겸손할 것을 주문했다.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LCD(액정표시장치) 개발에 치중돼 있는 현재의 연구개발에서 R&D 본연의 기본 연구를 확대해 획기적으로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정 회장은 밝혔다. 최고의 기술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다른 기업을 쫓아가는 위치가 아니라 만도 스스로 기술을 선도하는 이노베이터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 필요할 경우 세계적인 유수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과감하게 체결해 나가겠다는 말도 덧붙였다.끝으로 그는 투명 경영에 대한 다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정 회장은 “기업의 이익은 한계가 있지만 윤리에는 제한이 없다. 정직한 윤리 경영으로 얻게 되는 만도의 기업 이미지는 무한대의 기업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회사 내의 모든 거래는 물론 협력업체와도 투명하고 깨끗한 관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아울러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경영설명회와 같은 의사소통의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대화의 기회를 늘리고 투명 경영의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정 회장은 만도를 되찾는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그는 “만도 인수 직전 경쟁자였던 TRW 회장이 직접 찾아와 만도 지분을 1조1389억 원에 넘기라고 권유했다”며 “이 금액은 한라가 돈이 모자라서 떨어져 나가도록 유도하기 위해 제시한 액수였다. 나는 만도가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한라의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단호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 계약을 마친 뒤에는 10년 동안 잃어버렸던 소중한 가족을 되찾은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