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안상수 인천광역시장

인천 천지개벽의 중심에는 안상수 인천광역시장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도심재생사업 등 매머드급 프로젝트들이 지난 2002년 안 시장이 처음 취임한 후 하나 둘씩 가시화돼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두바이를 사막의 신천지로 만든 세이크 모하메드처럼, 안 시장은 낡은 위성도시에 머물렀던 인천의 명품 도시 변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안 시장은 지난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초선 때 56.2%였던 득표율은 2006년 61.9%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만큼 시민들의 신임이 두텁다는 뜻이다. 안 시장도 “한 번 더 할 수 있다면 2014년에 물러나게 되는데, 그때쯤이면 구상해 놓은 것을 모두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음 속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최고경영자(CEO) 출신(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인 안 시장은 “이것만큼은 꼭 이루겠다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송도에 아시아 예술가와 애호가가 모두 모이는 인천아트센터와 예술학교, 예술의 거리를 만들어 명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야말로 진정한 명품 도시라는 의미였다.‘세계 10대 명품도시’가 인천이 꿈꾸는 미래입니다. 글로벌 자본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세계 일류 도시 말입니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국제도시의 위상을 갖추고 2020년께 세계 10대 명품 도시 완성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이때는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과 인천국제공항, 인천대교, 151층의 인천타워,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 등이 전 세계에 알려질 겁니다. 상하이나 두바이 못지않은 인천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탄생하는 셈이지요.인천은 수도권 제2의 도시이지만 그동안 서울의 그늘에 가린 위성도시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개항, 중국의 급부상, 서해안 개발 축의 등장 등 새로운 여건이 부각되면서 대변신의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국내외적인 요구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지정학적으로도 천혜의 위치라서 인천에서 3시간 비행으로 도달 가능한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무려 61개에 달합니다. 이런 흔치 않은 조건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진 겁니다. 2003년 송도, 청라, 영종지구로 구성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출범해 물꼬를 트고, 기존 구도심에 대한 재생사업이 뒤이어 추진되면서 도시 발전의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제 인천은 독자적인 경제 기반을 통해 자체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물론입니다. 현재로선 크게 세 가지 구상을 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물류입니다. 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첨단 산업입니다. 특히 세계 명문대학과 바이오,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을 유치해 연구-개발 상용화의 생태계가 모두 이뤄지는 사이언스파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세 번째는 관광입니다. 먼저 세계적인 병원을 유치해 아시아 부자들이 찾는 의료 관광 코스로 개발할 겁니다.2006년부터 본격적인 구도심 개발이 시작돼 바깥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도시 내부에 개발과 투자의 편차가 생기면서 자칫 불균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된 겁니다. 현재 인천에선 주거 환경 정비, 기반 시설 설치, 도시 경관 등 모든 사업이 연계성을 갖고 동시다발로 추진되고 있어요. 구도심 개발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모든 프로젝트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마에스트로 정명훈 씨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인천아트센터에 애착이 큽니다. 송도지구 11만5500㎡(옛 3만5000평)에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공연장과 예술학교, 문화예술인들의 거리를 만들어 아시아 최고의 예술 중심지로 키우려고 합니다. 호수와 바다가 펼쳐진 아름다운 곳에 아시아 문화 예술인의 요람이 생기는 겁니다.세계 20대 도시로 꼽히는 곳들은 고품격 이미지와 액티브한 면을 갖고 있습니다. 상하이 두바이 싱가포르 같은 도시의 장점을 두루 따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적어도 ‘거긴 한 번 가보고 죽어야지’ 하는 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두 가지 명물로 부족합니다. 우선 에너지에 대한 광범위한 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기본으로 만들어 두고 문화 예술적 환경까지도 충족시켜야 하지요. 구겐하임미술관 유치에 3년째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긴장하고 있습니다. 베이징국제공항의 규모가 인천의 2배라고 하는 데다, 환승객을 빼앗길 위험도 있습니다. 화물에선 허브 공항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지만 사실 승객 부분에선 숫자가 줄고 있어요. 정부도 바짝 신경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인천시는궁여지책으로 저비용 항공 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 타이거항공과 합작해 오는 11월에 발족할 예정입니다. 안전을 최고로 하고 나머지 서비스는 낮추는 것으로 항공 요금을 크게 내릴 수 있습니다.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했던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3년에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도 잊을 수 없습니다. 평범한 초청 손님인 줄 알고 참석했는데 알고 보니 하와이 최초 이민자 가운데 절반이 인천 사람이었더군요. 인천 시민의 후예들이 한국말로 떠듬거리며 볼을 비비고 반가워하던 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들 덕분에 월미도에 이민사박물관을 세우게 된 겁니다. 또 송도에도 700만 재외 동포를 위한 센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고국에 올 때 편안하게 내 집처럼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겁니다.경제자유구역만큼은 수도권 규제에서 예외가 돼야 합니다. 한마디로 과감한 국고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깁니다. 선택과 집중 원칙에 입각해 과감하게 지원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균형 발전 논리에 밀려 진행이 더뎠습니다. 특히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투자 유치 관련 업무들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안상수 시장은…1946년 충남 태안 출생. 68년 경기고 졸업. 72년 서울대 사범대 졸업. 미 트로이대학 경영학 석사. 90년 동양증권 부사장. 94년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97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경제특보. 99년 15대 국회의원(인천계양·강화갑). 2002년 3대 민선 인천광역시장. 2006년 4대 민선 인천광역시장(현).대담=양승득 편집장정리=박수진 기자 / 사진=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