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부는 기존 농림부에다 해양수산부의 어업수산정책, 보건복지부의 식품산업진흥정책을 결합해 출범했다.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농업 CEO가 장관으로 취임해 역대 어느 장관보다 힘 있는 개혁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개 부 중 가장 많은 589명이 감축됐기 때문에 1급 이하 인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되고 있다.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한 정운천 장관은 스타 농업인이다. 농업 기업을 만들어 성공 신화를 이룩한 CEO다. ‘키위 재벌’ ‘참다래 아저씨’ ‘벤처농업계의 이건희’ 등으로 불린다. 그의 경험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시대에 국내 농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얼마나 도움을 줄지가 관심이다.정 장관은 1981년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전남 해남으로 내려가 키위 재배를 시작해 1988년 과수부문 농어민후계자에 선정됐다. 이후 키위 수입 개방에 맞서 1991년 300여 농가를 모아 국내 1호 농민주식회사인 (주)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을 출범시켰다. 1994년 주식회사에서 영농조합법인으로 전환한 참다래유통사업단은 현재 국내 키위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구마를 씻어 소량 포장하는 판매 방식을 도입, 키위뿐만 아니라 고구마도 고부가가치·웰빙 식품으로 한 단계 격상시키는 성과를 이뤘다. 정 장관이 이끄는 사업단이 현재 키위와 고구마 판매로 올리는 매출은 한 해 400억 원 이상이다.대외 활동도 활발했다. 한국농업CEO연합회장, 한국신지식농업인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고 전남대 응용생물학부 교수로 강단에도 섰다. 개방 시대 농업 전략을 주제로 한 외부 강의로도 유명하다. 새 농민상(1991년), 철탑산업훈장(1992년), 농어업인대상(1996년) 등을 받았고 1999년에는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됐다.정 장관은 지난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 산하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하며 배드민턴을 즐긴다. 고등학교 교사인 부인 최경선(47) 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민간인 출신 장관을 보좌할 차관에는 정통 관료 출신들이 자리를 잡았다.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출신이 각각 1, 2차관을 맡았다.장학수 1차관은 농림부에서 정책홍보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농림 행정 전문가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차관들 중 유일하게 고려대 출신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당시 농업정책국장으로서 119조 원의 농업 투·융자 계획을 원만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박덕배 2차관은 참여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차관보를 역임한 수산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 해양학과 출신으로 1979년 기술고시에 합격한 이후 해양수산부에서 수산정책국장, 어업진흥국장 등을 역임하며 잔뼈가 굵었다.복수 차관제 도입에 따라 1차관과 2차관 사이에 업무 분장이 이뤄졌다. 장학수 1차관은 기획조정실과 농업정책국, 농촌정책국, 국제농업국 등 농업 관련 정책을 총괄한다. 박덕배 2차관은 실물 파트라고 할 수 있는 식품산업본부와 수산정책실을 관장한다. 농림부 시절 차관 바로 아래 고위직이었던 차관보는 직제에서 사라졌다.정부 조직 개편안 원안에서 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하기로 했던 농촌진흥청은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방침이 정해져 일단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외청으로 존속하게 됐다.구 농림부의 1실, 12국·관·단, 40과·팀과 해수부의 4국·관, 15팀은 2실, 1본부, 14국·관·단, 52과·팀으로 바뀌었다. 식품산업본부와 수산정책실이 신설되면서 1실1본부가 증가했다. 다만 식품산업본부는 오는 6월 시행되는 식품산업진흥법에 맞춰 직제에 반영하기로 해 우선은 기존 조직대로 운영된다. 농림부와 해수부의 공통 부서인 재정기획관과 정책평가통계관, 총무팀, 행정법무팀, 통계기획팀 등 2국·관과 3과·팀이 축소됐다.조직 개편에 따라 감축된 정원은 총 589명으로 15부 중 최대 규모다. 이 중 지방으로 이양되는 지방해양수산청의 수산인력 311명을 제외한 278명은 앞으로 정규 보직을 받지 못한다. 농림부 208명, 해양수산부 70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들 초과 인력을 ‘홍보 지원 태스크포스(TF)’ ‘규제 개혁 TF’ ‘새만금 사업 지원 TF’ ‘식품산업 육성 TF’ 등으로 흡수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이다.1급 공무원(고위 공무원단 중 가군)은 기획조정실장, 식품산업본부장, 수산정책실장 등 3명이다. 이 중 실물 경제 파트를 총지휘하는 식품산업본부장이 가장 핵심적인 자리로 꼽히고 있다. 식량정책단, 유통정책단, 축산정책단을 지휘한다. 돋보기│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이번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는 장관급 위원회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조직 구성과 역할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간 공정거래위원회는 1994년 경제기획원이 재무부와 통합, 재경원이 되면서 분리, 국무총리 소속 장관급 기구로 강화돼 ‘경제 검찰’로 위상을 다져왔다. 하지만 그 기능에는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새로 바뀐 조직 구성만 보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5본부 2단 체제에서 5개국 3관 체제로 바뀌었다. 사무처장 밑에 경쟁정책, 카르텔정책, 기업협력, 소비자, 시장감시 등 5개국을 두고 기획조정관과 심판관리관, 시장분석정책관 등 3관으로 구성됐다.주목할 것은 재경부로부터 소비자정책과가 이관된 것이다. 즉, ‘규제 기관’으로서의 성격보다 ‘시장 감시, 소비자 보호’ 기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인수위가 강력한 재벌 견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인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도 공정위 기능의 변화를 예감케 하는 요소다.금융위원회는 기존 금융감독위원회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 부문을 통합한 명실상부한 ‘금융 정책 컨트롤 타워’로 탄생했다. 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2인, 비상임위원 3인 및 당연직 2인 등 9인으로 구성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금융 감독을 실시하기 위해 합의제 위원회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겸임을 금지해 금융 정책과 금융 감독의 집행 사이에 견제와 균형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김인식·한국경제 기자 sskiss@hankyung.com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