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각국이 저마다 새로운 미래 비전을 내세우며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영국은 UKOK 캠페인을 통해 대영제국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영국을 지향하기로 했고, 싱가포르는 독특한(Uniquely) 싱가포르, 홍콩은 지역 허브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아시아의 세계 도시(Asia’s world city), 호주는 아름다운 자연(sunshine Australia)에서 영리한 호주(Smart Australia)로 미래 비전을 교체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비전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국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우리나라에도 미래 비전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 부문에는 더욱 확실한 미래 비전이 절실하다. 과거 우리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 부문과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들이 성장 한계를 맞이한 상황에서 금융산업은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미래 성장 동력이기 때문이다.금융산업은 여느 제조업 못지않은 큰 규모의 산업인데다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엄청나다. 금융이 발전한 국가들은 거의 예외 없이 선진국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금융 부문이 한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이 부문에 대한 미래 비전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그렇다면 어떤 미래 비전을 만들어가야 할까. 먼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성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를 알려주는 나침반 구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허황한 목표나, 예언이 아닌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비전을 말한다.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는 미래 비전이 있으면 산업 육성에서 최고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게 되고, 이 인재들이 모여 금융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특히 다른 나라들이 어떤 방법을 썼다고 해서 그대로 답습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풍토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둘째 더욱 전문화된 금융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확실한 미래 비전을 통해 인재가 모였다면 이 인재들을 금융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밑바탕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이 인재들은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조직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하는 주인의식이 강한 사람이자 개방적인 사고방식과 네트워크를 함께 겸비해야 한다.금융 부문의 변화는 실로 눈부시도록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새로운 금융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오늘날은 모든 정보가 인터넷과 같은 가상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조직과 조직, 국가와 국가 관계와 같은 네트워크에서 끊임없이 생겨난다. 이 네트워크 속에서 의사소통하며 변화와 혁신을 꾀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연결점이 아닌 다방면으로 통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마지막으로 미래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비전의 공유는 효율을 최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미래 비전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주체나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지 못하면 중첩된 일에 인력을 낭비하게 되고 비효율적인 요소가 분명히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미래 비전이 유기적으로 구성원들과 연결되고 시너지를 창출하려면 미래 비전의 공유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얼마 전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현재 직장에 만족하며 이직을 고려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는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회사의 발전적인 미래에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국을 이끌어갈 미래 인재들은 물론이고 사회 구성원들이 금융 부문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미래 비전이 나오기를 바란다.정태석광주은행장약력: 1954년생. 73년 광주 제일고 졸업. 77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77년 제21회 행정고시 합격. 78년 재무부 행정사무관. 2000년 교보증권 부사장. 2002년 대표이사 사장. 2004년 광주은행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