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번의 결혼리허설’

사랑하는 이들이 일생을 함께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 결혼식이 전하는 가장 순수한 환희와 사랑에 빠진 여자가 있다. ‘27번의 결혼리허설’은 택시 뒷좌석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하루에 두 탕의 결혼식을 뛸 만큼, 결혼 그 자체와 황홀한 사랑에 빠진 제인(캐서린 헤이글 분)의 이야기다.청첩장, 웨딩케이크, 드레스 준비에 이르기까지 웨딩 플래너를 자처해 친구들의 결혼식을 부랴부랴 뒷바라지하는 그녀는 그러나, 정작 자신의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소심하기 짝이 없다. 직장 상사 조지(에드워드 번즈 분)를 열렬히 짝사랑하던 중 간신히 용기를 내어 고백하려 하지만, 미모의 모델인 동생 테스(말린 애커맨 분)가 눈앞에서 그를 채어가 버리고 만다. 한편 결혼식 칼럼을 쓰는 기자 케빈(제임스 마스덴 분)은 들러리 역할에 열을 올리는 제인을 흥미로운 소재거리라고 생각해 그녀에게 접근하고, 제인은 애타는 마음을 감춘 채 조지와 테스의 결혼식을 준비하기 시작한다.유능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영 불운한 그녀와 금발의 미모로 남자를 손쉽게 사로잡아버리는 그녀의 동생. 관객이 어느 편에 서게 될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고, 영화가 준비해 놓은 그녀들의 미래 또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자매를 둘러싼 갈등 구도에 자연스레 섞여드는 것은 로맨스다. 앙숙이었던 남녀가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애정의 공식이 더해지고, ‘27번의 결혼리허설’이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국적과 문화를 넘나드는 예식과 27벌의 드레스를 호화롭게 전시하는 결혼식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로맨틱 코미디와 싱글 여성의 자아 찾기를 적당히, 안전하게 배합해 놓은 ‘27번의 결혼리허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익숙한 공식을 반복하는 영화다. 새로울 것은 없지만, 로맨틱 코미디를 찾는 관객이 기대하게 마련인 요소들을 조목조목 경쾌한 리듬으로 밟아간다.무엇보다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로 국내에도 친숙한 캐서린 헤이글의 연기다. 뻔한 장면에서조차 시선을 빼앗는 헤이글의 재능 덕분에 ‘27번의 결혼리허설’은 지루한 동어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경찰대 수석 졸업생으로 내사과에서 활동하는 강영준(조한선 분)은 동료 형사의 비리 사건을 파헤치는 중이다. 핵심 용의자를 추적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한 그는 그곳에서 8년 동안 인연을 끊고 지내던 아버지 강민호(안성기 분)와 마주친다.민호는 뇌물 수수로 좌천당한 뒤 풍속과 반장으로 일하는 신세. 경멸해 마지 않던 아버지와 함께 일하게 된 영준은 시시콜콜 아버지와 충돌하면서도 파트너로 합을 합쳐 사건을 해결해 간다. ‘슈퍼스타 감사용’의 김종현 감독이 연출했다.어느 날 서부의 작은 도시에 석유가 스며 나오고 있다는 정보를 얻은 다니엘 플레인뷰(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는 아들과 함께 흙먼지 날리는 문제의 도시, 리틀 보스턴으로 향한다. 마을의 모든 행사가 목사 엘라이 선데이의 설교로 좌우되는 광신도적 교회를 중심으로 한 리틀 보스턴에서 플레인뷰 부자는 끝없는 위협 속에서 갈망하던 성공을 맛본다.‘매그놀리아’ ‘펀치 드렁크 러브’의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연출작으로 주인공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1948년 중국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의 가장 치열했던 문하전투, 해방군의 중대장인 구지디(장한위 분)와 47명의 대원들은 상부로부터 퇴각을 명하는 ‘집결호’가 들리기까지 적의 진격을 막으라는 명령을 받고, 결국 구지디를 제외한 모든 대원이 전사하기에 이른다. 전쟁 영웅이 되었으나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구지디는 부대원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시신을 찾아 나서고 ‘집결호’와 관련된 숨겨진 진실을 발견한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야연’의 펑샤오강 감독이 연출했다.최하나·씨네21 기자 raintree@cine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