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상공회의소 의장 끗맹(Kith Meng)이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끗맹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캄보디아 경제 대변혁의 주인공이며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추진력을 갖췄다는 면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인물이다. 그러나 정작 그의 인상은 풋풋한 아저씨 스타일에 가깝다. 끗맹은 ‘세련되지는 않지만 무서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끗맹이 회장으로 있는 로열그룹은 호텔, 금융, 미디어 등 여러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다. 캄보디아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모비텔(Mobitel)도 끗맹이 소유하고 있다. 끗맹과 로열그룹은 세계 각지에 있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캄보디아는 불안과 전쟁의 국가였지만 지금은 세계 경제의 일부분이 되었고 모두가 캄보디아로 오고 있습니다. 저는 캄보디아의 외교 대사입니다. 다른 기업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할 때는 거세게 몰아붙이는 역할을 담당합니다.”캄보디아의 주요 수출 산업은 섬유 산업이지만 최근 유전과 부동산 개발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캄보디아 경제는 1998년 이후에 매년 9%씩 성장했고 2005년에는 13%가 넘는 수치를 나타냈다. 올해에도 9.8%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젊은 세대들이 대체로 외국어에 능한 편이고 국제적인 교육 감각을 갖춘 나라다.한국에서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코섭아이앤디(대표 김종원)가 끗맹의 로열그룹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양측은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쇼핑몰 건립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3월 7일부터 12일까지 키르키스스탄을 방문, 현지에 이미 확보한 카지노 호텔 주상복합 건물 등을 짓는 문제를 협의한다. 이미 현지에 지사를 설립했고 방문 기간 동안 국빈 자격으로 만찬에 초대돼 관계자들과 개발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끗맹은 한국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다.“캄보디아에서 마주친 한국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는 듯했습니다. 다만 캄보디아 현지화에 좀 더 시간을 들이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모든 기업들에 주어진 문제지요.”캄보디아는 1970년 중반 크메르 루주 정권이 감행한 대학살로 인해 고통을 겪은 나라다. 끗맹 회장도 캄보디아의 현대사와 무관하지 않은 인물이다. 중국계 상인 집안의 막내였던 그는 어린 시절 살해의 위협을 피해 가족과 함께 호주로 건너가 대학까지 마쳤다. 1990년대에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와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끗맹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말하기를 주저하지만 스스로 이룩한 성과에 만족하는 눈치다.끗맹은 일에 중독된 사람이다. 평일과 휴일을 구분하지 않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한다. 건강을 염려한 친구들이 운동을 권유하자 택한 것이 트레드밀이다. 아마 실내에서 달리면서도 사업상 전화를 할 수 있어서 선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뒤따랐다.로열그룹은 끗맹의 형이 1991년 시작한 기업이고 끗맹은 형과 함께 일했다. 형제는 캄보디아에 돌아와 유엔의 납품 업체로 첫발을 내디뎠다. 음식과 가구를 선적하는 일을 하고, 캐논 복사기 독점권을 따내며 회사를 일으켰다. 형이 불의의 사고를 죽은 후 끗맹은 로열그룹을 인수하고 꾸준히 확장해 왔다.약력: 1968년 캄보디아 출생.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에서 고등학교, 대학 졸업. 1991년 캄보디아 귀국. 1994년 로열그룹 인수. 로열그룹 회장 및 캄보디아 상공회의소 회장(현).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