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켐(Polchem)

중국 베이징 북쪽 만리장성을 지나 내몽고자치구를 들어서는 순간 한국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독특한 지형이 펼쳐진다. 고속도로를 아무리 달려도 뾰족뾰족한 바위로 이뤄진 산들과 눈 쌓인 허허벌판의 초원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고속도로로 4시간, 국도로 1시간, 다시 비포장도로로 6시간, 총 11시간을 차로 달려야 비로소 빠옌따라 유전 지대가 나온다. 드넓은 벌판에 점점이 모여 있는 압착기와 저장탱크들이 유전 지대임을 짐작케 한다. 이곳에 국내 업체 폴켐이 투자한 유정 세 개가 있다.‘유전 개발’이라고 하면 거대한 규모의 장비와 많은 인력,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연상된다. 그래서 자본금 200억 원대의 코스닥 기업이 해외 유전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바다에 고래잡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멸치잡이도 있듯이 유전 개발도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것과 소규모 자본이 요구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덩치는 작아도 실속 있는 유전을 찾는다면 적은 자본으로도 얼마든지 유전 개발이 가능한 것이다.지난해 6월 폴켐은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기존의 철도 궤도 방진 소재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중국의 소규모 유전에 대한 투자다. “대규모 유전은 성공할 경우 엄청난 대박을 안겨 주겠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커집니다. 그러나 소규모 유전은 적은 리스크로 쏠쏠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처럼 작은 회사가 투자하기에 적당한 규모입니다.” 폴켐 이상철 이사의 말이다.빠옌따라 유전은 폴켐이 투자하기 이전부터 이미 석유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세 개의 시추구 중 1호기는 압력이 너무 세 압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석유가 뿜어져 나올 정도라고 한다. 폴켐은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생산이 진행되고 있는 유전에 투자하기로 한 뒤 이곳을 찾아냈다. 이미 석유가 나오고 있는 알짜 유전이 어떻게 한국의 작은 기업체에까지 기회를 주었던 것일까.이 이사는 “중국에는 워낙 유전이 많다 보니 중국 석유회사들이 이곳까지 손 쓸 여력이 없고, 메이저 업체들은 큰 유전을 개발하기에도 바쁘다’며 이런 작은 유전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자금 여력이 없어 해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국은 석유 개발 역사가 100년 이상이 될 정도로 오랜 기간 석유 개발을 해 왔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이란에 이은 세계 5위의 산유국이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2003년 수입 의존도 30%를 넘었고 2006년에는 전체 소비량의 47%인 1억6287만 톤의 석유를 수입하는 등 수입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중국 내 유전 개발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셈이다.중국 내 석유 개발은 국유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사업 분야로 현재 석유 개발 라이선스는 중석유, 중석화, 중해유, 옌창유전 등 네 개의 국유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중국 내 모든 유전의 개발을 직접 시행하기는 불가능해 민간 기업에 석유 개발권을 임대하고 있으며 자금력이 부족한 민간 기업들은 해외 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 10월 폴켐은 홍콩의 자원 개발 전문 투자회사인 SDGD와 함께 중국 자원 개발에 나서기로 계약하고 첫 번째 프로젝트로 북경중유천강탐사기술유한공사(이하 북경중유)의 빠옌따라 유전을 선택했다. 북경중유는 원래 석유, 천연가스 탐사 엔지니어링 기술을 서비스하는 전문 업체로 국유 기업인 옌창유전으로부터 내몽고 빠옌따라 지역의 개발권을 임대해 탐사 및 시추 작업을 진행해 왔다.빠옌따라 지역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규모 오일가스 탐사가 진행돼 오일가스와 비교적 좋은 석유 근원암을 발견했으나 당시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상업적 가치를 갖지 못한다고 여겨져 탐사 작업을 중단했던 곳이다.2000년대 들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 지역의 유전 개발 경제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 옌창유전이 이 지역의 탐사권을 등록, 현지 지자체와 합작 개발을 시작했으며 여러 민간 기업이 개발권을 임대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지난해 12월 30일 폴켐은 북경중유와 중국에 석유 개발을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하는데 합의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북경중유를 중외합자기업으로 전환하고 폴켐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합자회사의 지분 60%를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초기 합자회사 설립과 60%(450만 주) 지분 확보를 위해 폴켐은 2400만 위안(약 30억8300만 원)을 투자하고 추가 개발비로 올해 안에 2억2600만 위안(약 290억 원)을 회사채 형태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3개인 유정을 올해 33개까지, 추후 78개까지 늘릴 계획이다.코스닥 기업인 폴켐에는 거액인 만큼 위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는데 동사장(이사회 의장) 선임 권한과 자금 집행권을 폴켐 측이 갖기로 한 것이다. 또한 계약서에 투자 금액은 100% 유정 개발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어 다른 용도로의 자금 누수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인터뷰│박성규 폴켐 사장폴켐의 박성규 사장은 경영 컨설팅 전문가의 길을 걷다 지난해 6월 폴켐의 대주주가 된 후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이끌고 있다.중국 유전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취임 후 신규 사업으로 환경 사업을 예상하고 있었고 자원 개발 사업도 중국보다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유전보다는 비철금속을 생각하고 있다. 마침 중국 비즈니스를 10년 이상 해 온 대학 동문인 이상철 이사를 영입하면서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코스닥 업체들이 너도나도 유전 개발에 나서는 바람에 옥석을 구분하기 힘든데.76개 코스닥 업체들이 자원 개발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는 얘길 들었다. 타 회사들은 광구 개발권을 따온 것이 대부분이겠지만 생산 유전에 투자한 것은 폴켐 등 3개 회사 뿐이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신감을 갖고 있는데 이를 없애기 위해 지난해 12월 현장을 방문하는 주주 시찰단 행사를 열었다.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다른 업체들은 왜 폴켐처럼 생산 유전에 투자하지 않는가.중국의 석유회사 중 메이저급 4개는 큰 유전을 개발하고 작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작은 업체들은 오히려 투자받기가 힘든 상황이다. 빠옌따라 지역은 워낙 멀고 또 송유관이 없어 유조차로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었는데, 2005년 국제 유가가 60달러가 넘어서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폴켐은 투자 유치 초기에 들어간 케이스로 앞으로는 많은 회사들이 들어갈 것이다. 이르면 3월 중 국내 대기업들과 폴켐의 투자 유치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다.향후 수익성은 어떤가.현재 생산 중인 유정 3개에서 이미 연간 108억 원의 매출, 67억 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합작법인이 설립되고 투자금 290억 원이 집행될 예정인데, 6월부터 30개를 추가로 시추하면 매출 573억 원, 순이익 39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