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불안한 등락을 거듭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데다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를 결정하면 곤란하다. 채권형 펀드도 늘 안전한 것만은 아니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채권형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채권형 펀드란 기본적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채권의 속성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금리 또는 이자율 개념이 예금과 대출에서 각각 예금 금리, 대출 금리로 불리는 것과 같이 채권에서는 채권 금리 또는 채권 수익률로 불린다. 이자 지급 형태에 따라 할인채, 이표채, 복리채, 단리채 등이 있는데 보통 말하는 채권 수익률이란 만기 수익률(Yield to Maturity)을 의미한다. 채권 수익률은 다른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세전 수익률이다.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일반적인 채권의 경우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채권 투자 수익은 이자 수익과 자본 수익의 합인데 이자 수익은 표면금리에 따른 일정한 이자 수익이다. 자본 수익은 채권 가격 변화에 좌우되는 것으로 만기 전에 중도 매매를 할 경우에는 자본 손익이 발생한다.따라서 향후 채권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채권 수익률이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때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한편 주식시장에서의 KOSPI지수와 같은 역할을 하는 채권시장의 대표, 즉 지표금리는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이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2007년 중 상승세를 보였으나 11월 29일 6.09%를 정점으로 하락 반전해 지난 2월 18일에는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 수준인 5.00%까지 하락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한경-KIS-로이터 종합채권지수와 같이 채권 투자 수익을 누적시킨 지표를 활용하면 채권 투자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2001년 1월 1일 100으로 시작했던 이 지수는 2월 25일 152.78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약 2.5년 만기의 채권을 이자와 만기 상환 금액을 계속 재투자하면 대략 7년간 50%가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국내의 채권은 발행 주체별로 크게 국채, 통안채, 공사채, 금융채, 회사채로 나눌 수 있는데 국채는 이름 그대로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통상 무위험 채권으로 본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안채(또는 통화안정증권)가 있는데 이 채권도 사실상 무위험 채권으로 볼 수 있다.따라서 채권형 펀드가 안전하다는 의미는 이들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에 해당하는 말이 된다. 그런데 이들 채권은 신용 위험, 즉 부도날 위험이 가장 낮은 안전함을 제공하는 대신 채권 수익률이 낮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수익률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신용 위험을 갖는 채권들을 편입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된다.채권형 펀드에 가입할 때 약관이나 투자설명서를 보면 어떤 종류의 채권에 투자하는지, 어느 정도 이상의 신용 등급을 갖는 채권에 투자하는지 명시돼 있다. 안전함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국고채와 통안채를 투자 대상으로 하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어느 정도의 신용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BBB- 이상의 신용 등급을 갖는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높은 수익률이 신용 위험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위험 선호형 투자자는 하이일드 펀드인 고위험 고수익 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집계한 펀드 유형별 평균 수익률(2월 25일 기준)을 보면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5%대에 불과한 반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시가 채권형 펀드는 9%대, 국제 채권형 펀드는 18%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 3개월간의 수익률은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시가 채권형 펀드는 10%에 육박하는 수익률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익률은 연율화된 수익률로 표시돼 있다.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 투자 시 가장 쉽게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예를 들어 1개월 수익률 연율화는 1개월간 펀드의 기준 가격 상승률이 0.8%였다면 이를 실제 일수 31일로 나눈 다음 365일을 곱해 9.42%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1년 내내 매월 0.8%의 수익을 내야 실제로 연간 9%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2004년 이후 평균적인 시가 채권형 펀드들의 1년 수익률 성과를 보면 최대 7%, 최저 1%, 평균 4%로 나타난다. 즉, 1년 동안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을 때 평균적으로 4%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자 수익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성과라고 생각하면 된다.그렇다면 현재는 채권형 펀드 투자의 적기일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채권 투자는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는 시기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 채권 강세기는 경기 하강과 물가 안정기에 나타난다. 이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등락을 보일 때, 이른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진행되면서 채권 수요 증가가 채권 가격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시기에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가 진행되면서 채권금리도 동반 하락, 채권 가격 상승폭이 커지게 된다.그런데 사실 채권형 펀드 가입의 최적기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였다. 채권 금리가 6%에서 5%로 급락하면서 어느 정도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상황이고, 지금은 오히려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개돼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채권 금리 추가 하락을 어렵게 하고 있는 국면이다.따라서 채권 금리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1~2개월 정도 여유를 두고 채권형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경기 둔화가 올해 말 내지는 내년 초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주식형 펀드 비중을 줄이고 채권형 펀드 비중을 늘려둘 필요가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시중자금이 지나치게 쏠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분산 투자 차원의 채권형 펀드 투자도 필요해 보인다.특히 채권형 펀드는 채권에 직접 투자할 경우 까다로운 측면이 있어 펀드매니저를 통한 간접 투자의 장점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의미를 둔다면 채권 혼합형 펀드나 운용 대상이 넓은 펀드, 또는 헤지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펀드, 나아가 국제 채권형 펀드에도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국제 채권형 펀드의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과 관련한 글로벌 신용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므로 과거 운용 성과를 참고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양진모·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 jmyang@s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