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형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주식형 펀드로 쏠려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 폭락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많아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의 리스크도 피하고 접근성도 좋은 펀드 상품은 없을까. 부동산 펀드는 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개인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투자 금액이 많고 환금성이 낮다는 점에서 접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직접 투자가 아니라 전문가의 손을 빌리는 간접 투자(부동산 펀드 투자)를 선택하면 보다 쉽게 부동산 투자에 접근할 수 있다.부동산 펀드는 주식시장과 연동성이 낮아 분산 투자 측면에서 효율적인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다. 부동산 펀드는 말 그대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물론 투자 형태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인 만큼 속속들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국내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부동산 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 리츠(REITs), 신탁업법의 적용을 받는 은행권의 부동산 투자신탁, 그리고 자산운용업법의 적용을 받는 부동산 펀드가 있다.부동산 펀드와 리츠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운용 수익을 나눠준다는 점에서는 같은 개념의 상품이지만 리츠는 반드시 상장해야 하고 투자 기간이나 투자 대상이 부동산 펀드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부동산 펀드는 아파트 개발 사업, 해외 부동산, 상가 개발 등 투자 범위가 다양하다.투자 형태별로는 대출(PF)형, 임대형, 공경매형, 그리고 리츠 재간접(해외)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리츠 재간접 펀드는 주식형 재간접 펀드와 투자 형식이 비슷해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대출형은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의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스(PF)형으로, 분양 수입금과 대출이자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임대형은 투자금을 모아 상가 또는 업무용 빌딩을 사들인 뒤 투자 기간 중에는 임대료로 수입을 올리고 이후에는 빌딩을 매각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공경매형은 공매나 경매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임대를 하거나 재매각해 수익을 창출한다.리츠 재간접 펀드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거나 상장 예정인 리츠(REITs), 부동산 간접투자증권, 부동산투자회사 등에 투자하는 재간접 투자신탁으로 투자 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배당 수익과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을 추구한다.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경기 외에 시장의 심리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리츠 재간접 펀드를 제외한 부동산 펀드는 모두 추가로 가입할 수 없는 단위형이고, 특히 PF형과 임대형은 펀드 만기 전에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이 많다. 물론 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 펀드의 경우에는 자유롭게 거래하며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부동산 펀드는 2004년 6월 선을 보인 후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설정액 도 2007년 3월 5조1830억 원에서 2007년 9월까지 6조4130억 원으로 불어나고 특별 자산 펀드, 리츠 재간접 펀드를 모두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1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최근 부동산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는 부동산 펀드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출형과 리츠 재간접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의 조사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 원 이상 부동산 펀드와 리츠 재간접 펀드들의 수익률이 최근 1, 3, 6개월 동안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원금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수익률이 저조한 원인은 무엇일까. PF형은 최근 지방 건설 경기의 침체와 분양 시장의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완공된 건물을 매입해 임대 수익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부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건설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건물 완공 후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금 상황이 지연되고 급기야 손실을 볼 수도 있다. PF형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츠 재간접 펀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여파로 수익률이 급락했다가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그렇다면 부동산 펀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기대수익률을 과도하게 높이 잡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펀드는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중간에 위치하는 펀드로, 목표 수익률은 ‘채권 수익률+α’로 잡는 것이 좋다. 투자 기간도 길게 잡아야 한다. 5년 이상 장기 투자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펀드별로 투자 형태가 제각각이어서 수익률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 원 이상 부동산 펀드 중 최근 1년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의 수익률은 최소 9%에서 최대 43%까지 차이가 났고, 리츠 재간접 펀드의 수익률 역시 최소 4%에서 최대 35%까지 벌어져 펀드별 수익률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 가능성을 재차 삼차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투자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만큼 위험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아닌지 안정성과 함께 미래의 수익성을 잘 따져야 한다. 만약 경기 침체기에 임대용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공실률이 높아져 수익을 얻기 어렵고 원금의 환매조차 어려울 것이다. 대출형의 경우에는 건설 사업을 시행했으나 사업 시행자의 부도나 건축 경기 악화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 따라서 펀드 선택 시에는 위험 분산 장치가 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는 투자 지역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 지역의 비중도 잘 살펴야 한다.부동산 펀드는 투자 자금이 장기간 묶이고 운용 기간 중 환매가 금지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만큼 가입하기 전에 투자 대상 부동산과 환매 금지 사유 등의 제한 사항도 검토해야 한다. 공도윤·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