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목표는 신제품개발, 매출증대, 이익창출 등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러한 공통 목표를 갖고 다 같이 출발은 하지만 많은 기업이 도중하차를 하거나 사라진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먼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환경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해서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우를 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업과 고객의 관계에서 자만에 빠진 나머지 주와 객을 전도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서 장기적인 좋은 이익과 단기적인 나쁜 이익을 구분하지 못하고 나쁜 이익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우선 환경변화를 제대로 읽으려면 환경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변수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깊이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수들은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글로벌 경제·경영 환경 변화의 중심은 뭐니뭐니 해도 친디아(Chindia), 브릭스(BRICs)의 이머징 마켓이다.이들 나라의 인구규모, 잠재 구매력, 자원 소비량 등은 변화의 중심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시장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가히 메가톤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상품의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까닭이다.예를 들어 10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포스코에 견습생을 보내서 제강기술을 배우고자 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은 포스코 정도 규모의 제철소를 8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가 연산 4500만 톤 정도의 철강을 생산을 하는 반면에 중국은 우리의 10배가 넘는 연산 5억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전 세계 제철산업을 주도하고 있다.이것은 한 가지 예에 불과할 뿐이다.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심지어 관광산업, 컨벤션산업까지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과거 미국이 기침하면 우리나라는 감기에 걸린다고 했는데 이제는 중국의 조그마한 정책변화에도 몸살을 앓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 경제에서 중국의 존재를 빼놓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의 변화는 곧 세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도 그 물결을 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각주구검의 우를 범하여 강바닥에 떨어진 보검을 구할 수 없게 된다.둘째로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위하여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만족감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매출과 나쁜 이익 등에 집착함으로써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주객전도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즉, 고객이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고객의 입장보다는 조직의 편리성과 효율성에 더 초점을 맞추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이렇게 되면 기업은 자연히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한 유명한 컨설턴트는 고객은 항상 가까이 해야 하지만 다루기 까다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아내와 같은 존재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아내는 항상 가정의 평화와 발전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요즘 같이 혼란스러울 때는 더욱 그렇다.이제 우리 학생들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세계화 물결의 흐름을 파악하고 고객인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과 인성을 갖추어 나가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생존할 수 없다.대학도 아내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고객만족을 위하여 빛바랜 지식의 암기보다는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외국어 능력의 향상과 웹 2.0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창의력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또한 ‘나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덕목과 인성교육, 넓은 시야와 높은 비전을 갖고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교육해야 한다. 더 이상 뒤처지면 곤란하다. 이러한 모든 것을 위하여 경희대 경영대학에서는 교직원·학생 모두가 혼연일치가 되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밝혀둔다.안서규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skahn@khu.ac.kr약력: 1949년생. 72년 서울대 물리학 학사. 82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경영학 박사.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현). 98년 경희대 연구처장. 2003년 경희대 경영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