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각종 점검에 대비한 안내 문구들이 넘쳐 난다. 자동차, 보일러, 가스안전점검 등 우리가 겨울철을 지혜롭게 나기 위한 점검 사항들이 많다. 그렇다면 중년 남성들에게 있어서의 안전점검 사항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일까? 바로 전립선이다.젊었을 때는 오줌발로 정력자랑 꽤나 했을 법한 중년의 남성들이 최근 날씨가 쌀쌀해 지면서 부쩍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누어도 개운치 않을 뿐 아니라 야릇한 통증까지 동반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중년남성들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심리적 위협감을 느끼게 된다. 겨울철 남성질환이라 불리는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남성의 전립선은 35세 이후부터 서서히 커지면서 50대가 되면 테니스공만큼 커져서 요도를 압박하고 소변줄기를 약하게 만든다. 인체가 노화되면 키가 작아질 뿐 아니라 남성의 성기도 작아지게 마련인데 유독 전립선만은 예외적으로 노화와 함께 세포의 증식이 일어나서 비대해 지게 된다. 정상적인 고환을 가진 남성이라도 50대 이후는 50% 이상이 발병하므로 50대 남성을 ‘전립선 연령(prostate age)’이라 부르기도 한다.일단 전립선에 의해서 요도가 좁아지면 소변 줄기가 힘이 없고 가늘어 지다가(세뇨), 소변을 보기가 어렵거나(지연뇨), 금방 소변이 마렵게 되고(빈뇨),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게 된다(잔뇨). 더욱 심해지면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요도 폐쇄 상태가 되어 응급실 신세를 져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겨울철은 ‘악몽’이다. 방광이 수축하고 주위 골반근육이 이완돼 요도가 열려야 소변이 나오는데, 추워지면 골반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소변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땀 분비가 적어져 소변량이 증가하는 것도 증상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 무심결에 먹는 감기약 성분(에페드린제제)이 방광과 요도 괄약근의 작용을 방해해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환자들이 노화증상으로 간과해 버리고 치료를 받지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방광기능 이상이나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신장 기능도 문제를 일으켜 소변에 피가 비친다든지 신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치료는 배뇨 시 통증이나 불쾌감을 감소시키고 전립선이 더 커지지 않도록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약물이 효과가 없을 때는 요도 속에 내시경을 넣어 전립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나 극초단파 레이저를 이용해 고열로 전립선 조직을 괴사(壞死)시키는 방법도 있다.어떤 질병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전립선비대증 역시 평상 시 좋은 생활습관으로 발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탄산음료나 카페인, 매운 음식, 인공 감미료 등을 피하고 야채와 콩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변은 참지 말고 규칙적으로 보는 것이 좋으며, 운동 역시 꾸준히 해야 한다.외출 전에는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반드시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으며, 추위에 신체가 노출될 때에는 가급적 체온을 유지하도록 보온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음주와 감기약, 고혈압약, 신경안정제 복용 후에는 배뇨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최근 전립선비대증이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많은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립선은 주변에 성신경이 지나가고 혈관도 많이 분포하므로 성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커진 전립선의 일부만을 제거하는 수술의 경우 발기력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성교 시 사정액이 방광으로 거꾸로 들어가는 ‘역행사정’이 초래될 수도 있다. 또한 일부 치료제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에 성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무연·아담스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www.adams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