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본 얼티메이텀’

록키 발보아처럼, 그리고 존 매클레인처럼 역시 거칠 것 없는 남자 한 명이 또 돌아왔다. ‘본 아이덴티티(2002)’를 시작으로 ‘본 슈프리머시(2004)’를 거쳐 그 세 번째 ‘본 얼티메이텀’에 이르기까지 악전고투하고 있는 남자 ‘제이슨 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언제부턴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점령한 것은 모두 슈퍼 히어로들이다. ‘엑스맨’ ‘스파이더 맨’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 ‘슈퍼맨’ ‘블레이드’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다양한 캐릭터들의 초능력 경연장이 됐다.그런 점에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톰 크루즈, ‘다이하드’ 시리즈의 브루스 윌리스, 내년에 새로 찾아올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해리슨 포드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하는 사내들이다. 그중에서도 잃어버린 기억과 싸우는 제이슨 본은 가장 고독한 남자라고 할 수 있다.1, 2편에 이어 사고로 잃은 기억을 조금씩 되살리고 있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 분)은 자신을 암살자로 만든 이들을 찾던 중, 단서를 가진 것으로 생각되는 영국 ‘가디언’지의 기자 사이먼 로스(패디 콘시딘 분)를 알게 된다. 하지만 계속 본을 쫓고 있는 극비 조직의 추적 속에 로스는 런던에서 살해당하고 만다. 그 과정에서 본은 ‘블랙브라이어’의 존재를 알게 된다.‘블랙브라이어’는 본 같은 비밀요원을 양성해 내던 ‘트레드스톤’이 미 국방부 산하 극비 조직으로 재편되면서 더욱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된 비밀 기관이었다. 그들에게 자신들의 비밀병기 1호이자, 지금은 기억상실증에 걸렸지만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제이슨 본은 반드시 제거돼야 하는 대상이다.이미 시리즈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둔 3편 ‘본 얼티메이텀’은 여전히 박진감 넘치고, 여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비해 역시 독창적이며, 종종 숨이 멎을 것 같은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가디언지의 기자와 몰래 접선하는 런던 워털루역 장면부터 스피디한 장면 전개는 정말 상상을 불허한다. 2편부터 메가폰을 잡고 있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블러디 선데이’ ‘플라이트93’연출)은 그 어떤 장르에 손을 대더라도 극도의 사실감을 추구하는 특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옛 사랑을 떠올리고, 거대 조직과의 사투를 벌이는 제이슨 본의 무표정한 표정은 단연 압권이다. ‘본 얼티메이텀’은 아쉽게도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속편을 암시하는 듯 묘한 여운을 남긴다. 실제로 이 시리즈의 원작자인 로버트 러들럼도 ‘본 얼티메이텀’으로 3부작을 완결했지만, 그가 죽은 뒤 한 친구 작가가 속편 격인 ‘본 리거시’를 쓰기도 했다.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매 맞는 게 다반사인 도범(강성진 분)과 외모는 야생 버섯이나 수시로 상처받는 소심남 근영(유해진 분), 그리고 이십대 중반이지만 만년 백수인 종만(유건 분), 이렇게 함량 미달 3인조가 각자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탕 터뜨리기로 마음먹는다. 목표는 국밥 재벌 권순분 여사(나문희 분) 납치로, 당연히 평범한 노인일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3인조보다 월등한 순발력으로 그들을 농락한다. 그리고는 버릇없는 자식들을 위해 자기가 몸소 몸값 500억 원을 받아주겠다고 나선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을 연출한 ‘김상진 표’코미디다.▶즐거운 인생록밴드 ‘활화산’은 20년 전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을 끝으로 해체됐다. 명퇴 후 눈치 밥 먹는데 익숙해진 일등급 백수 기영(정진영 분), 부담스럽게 공부 잘하는 자식을 만나 낮에는 택배로 밤에는 대리 운전으로 등골 빠지는 성욱(김윤석 분), 타국 땅에 마누라와 자식들을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 혁수(김상호 분)가 바로 그 왕년의 멤버들이다. 활화산의 리더였던 상우의 장례식장에서 돌아온 그들은 불현듯 활화산을 재결성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죽은 상우의 아들 현준(장근석 분)이 보컬로 참여한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의 이준익 감독 작품.▶두 얼굴의 여친대학 7학년 백수인 ‘찌질한’ 인생 구창(봉태규 분)은 배가 고파 바닥에 떨어진 지갑에서 3000원을 꺼내 밥을 사먹다가 그것마저도 지갑 주인인 아니(정려원 분)에게 들켜버린다. 그날부터 계속 구창 앞에 나타나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아니, 하지만 헤어진 남자 친구를 잊지 못해 자꾸만 엉뚱한 사건을 만드는 그녀에게 태어나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구창은 자꾸만 마음이 간다. 하지만 불량배들과 1 대 4로 붙어도 거뜬히 해치우고 툭하면 욕설을 날리는 두 얼굴의 그녀 때문에 구창의 얼굴엔 멍이 가실 날이 없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