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심할수록 매력적, 올 들어 운용 성과 '쑥쑥'
최근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워낙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급격한 조정이 오지 않을까 불안감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재정적 건강’을 위해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주가의 단기적 흐름에 연연하기보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일 것이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급등기에는 함부로 펀드를 갈아타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균형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분산 투자 중에는 스타일 분산이 있다. 펀드의 스타일이란 펀드의 성향을 말한다. 즉 같은 주식 펀드라도 펀드에 따라 강세장에 강한 펀드가 있는가 하면 약세장에 강한 펀드가 있다. 이렇게 다른 성향을 스타일이라고 하는 데 대표적 스타일로 성장주 펀드와 배당주 펀드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성장주 펀드에만 가입하고 있다면 포트폴리오 균형을 위해 추가로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배당주 펀드란 말 그대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여기서 배당수익률은 투자자금에 대해 배당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나타내는 비율을 말하는데 연간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인 A사의 주가가 1만 원이고 주당 배당금이 1000원이면 배당수익률은 10%(=1000원/1만 원×100)가 된다.이 밖에도 배당주 펀드는 배당 성향도 감안한다. 배당 성향이란 배당금을 당기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의 배당 정책을 짐작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배당 성향이 너무 인색해도 문제지만 과도해도 문제다. 기업이 순이익의 대부분을 투자하지 않고 배당금으로 주주에게 나눠준다면 기업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가 투자하는 종목을 보면 대체로 시장과 독립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주가의 변동성이 낮은 특징이 있다.배당주 펀드들은 대개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에는 배당 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 수익으로 주가 하락의 손실을 만회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이러다 보니 배당주 펀드는 상승장에서는 주가지수만큼 따라가지 못하지만 하락장이나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는 덜 하락하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스타일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배당주 펀드는 최근 2~3년간 수탁액이 급증하면서 하나의 독립된 스타일 유형으로 자리 매김했다. 특히 지난 2005년 배당주 펀드의 수탁액 증가와 더불어 배당수익률이 높은 중소형 가치주의 급등에 따른 수익률 상승이 이어졌다. 하지만 펀드 규모가 대형화된 2005년 후반 들어 중소형주의 가격 부담과 편입 물량 제한 등으로 펀드 내 대형 우량주의 비중이 늘어 펀드 수익률이 다소 주춤했다. 2006년 들어 대형주 중심의 장세와 국내 증시의 조정에 따라 배당주 펀드의 수탁액이 줄고 중소형주가 더욱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들어 배당주 펀드는 연초 중소형주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4일 현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펀드명에 ‘배당’이 들어가 있는 펀드)는 총 184개로 수탁액은 6조6745억 원에 이르고 있다.구체적인 투자 사례를 통해 배당주 펀드 투자에 대해 알아보자. 20대 직장인인 김모 씨는 앞으로 3년 안에 지금 사귀는 여자 친구와 결혼할 예정이다.김 씨가 결혼자금으로 쓸 목돈을 3년 안에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월 소득의 50~60% 이상을 저축해야 할 것이다.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상품이 은행 적금인데 은행 상품의 실제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은행 적금 상품의 경우 3~4% 정도를 제시하고 있으나 매달 적금식으로 붓다 보면 실제 수익률은 제시 수익률의 절반 정도인 1.5~2%에 지나지 않는다.따라서 은행 적금 상품만으로는 결혼자금을 마련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결국 기대수익률이 높은 적립식 주식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 기간이 3년 정도여서 공격적인 투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체 투자 자산 중 주식 비중을 60% 정도로 투자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월 10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면 60만 원은 주식 펀드에, 나머지 40만 원은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비과세 상품으로 나눈다. 짧은 투자 기간 때문에 주식 펀드는 공격적인 성장주 펀드뿐만 아니라 배당주 펀드에도 투자한다.이렇게 투자 비중을 결정하고 난 다음에야 구체적으로 배당주 펀드를 골라 투자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배당주 펀드를 골라야 할까. 첫째, 배당과 관련된 투자 전략이 명확한 펀드를 골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투자 전략 등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펀드에서 배당 종목 선택에 대한 기준이 명확한지, 벤치마크는 무엇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둘째, 가능하면 운용을 시작한 지 오래돼 검증된 배당주 펀드를 고른다. 일관되게 배당 투자를 이끌어 온 장기 펀드라야 운용사의 배당주 투자 철학이 검증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를 겨냥한 배당주 펀드가 한꺼번에 생겼다 사라지곤 했다.현재 운용 중인 대표적인 배당주 펀드로는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 펀드를 비롯해 세이에셋코리아자산의 ‘세이고배당주식형’ 펀드, 마이다스에셋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C’ 펀드, 신한BNP파리바투신의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1’ 펀드, 신영투신의 ‘신영고배당주식펀드’ 등이 있다.배당주 펀드는 보통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보일러를 겨울보다 여름에 싸게 살 수 있듯 배당주 펀드 역시 연말보다는 연초에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 연말 배당받을 주주가 결정되고 나면 대체로 배당주의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현명한 투자자라면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1월에 배당주 펀드 투자를 늘릴 것이다. 다만 장기적인 성과 추이를 분석해 보면 가입 적정 시점이나 계절적 특징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연중 언제든지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배당주 펀드는 성장성보다는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주식에 투자한다. 이 때문에 주가 상승기에는 다른 주식 펀드보다 낮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장 변화에 대비해 배당주 펀드뿐만 아니라 가치주 펀드, 인덱스 펀드, 성장주 펀드 등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오랜 격언과 같은 맥락으로 지나치게 한 가지 스타일의 펀드에 집중 투자하지 않고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