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서비스업은 물론 산업 생산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각종 지표들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져 소비자기대지수는 3개월째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기대지수는 전달(101.1)보다 0.4포인트 오른 101.5를 기록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올 들어 꾸준하게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4월 100.1로 1년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후 경기와 생활 형편,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6개월 후의 경기 등이 현재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반대 가구보다 많다는 의미다.또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90.4로 6개월째 상승했다. 주식시장 호황에 따라 주식형 펀드가 들어간 금융 저축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자산가치평가지수는 102.5, 주식 및 채권에 대한 자산평가도 111.6으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심리 지표뿐만 아니라 실물 지표에서도 경기 회복은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최근 경제동향’에서 “5월 산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해 지난 1분기(3.3%)보다 증가세가 확산됐다”면서 “4∼5월 중 생산 증가세가 확대되고 재고 증가세는 둔화하면서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업종별로는 반도체 메모리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수출 호조에 따른 반도체 업종 생산 확대(증가율 17.7%)가 산업생산 증가를 주도했다. 특히 그동안 생산 증가세의 제약 요인이던 제조업 재고 조정이 점차 마무리되면서 재고 증가세가 4월 5.9%에서 5월 2.8%로 크게 둔화됐다.서비스업 활동지수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오르면서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재판매액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상승해 전달(4.9%)보다 증가세가 확대되는 등 소비 관련 지표들도 호조를 이어갔다. 설비 투자 추계도 10.2% 증가해 전달(15.7%)보다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한 데다 기계 수주·기계류 수입이 계속 늘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의 안정으로 건설기성액의 증가세는 소폭 둔화됐고 건설 수주도 민간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등 건설 투자 부문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수출 부문에서는 중동과 아세안,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6월에는 반도체 및 정보기술(IT) 부문의 수출 둔화세가 완화되는 등 증가세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및 공업 제품을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고 금융시장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장기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확실한지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는 데다 유가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또 소비심리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더라도 가계의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쉽게 식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KDI 역시 국제 유가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향후 경기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주택 경기 하강 추세가 완화되고는 있으나 주택 시장과 관련된 금융 위험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어 유가와 함께 잠재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또 “중국과 유로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긴축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