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빼고 건강에 좋은 성분 강화…하루 5만 병 판매
한국야쿠르트가 독특한 음료를 내놓았다. 마늘을 주원료로 한 ‘천년의 식물 산’이 그 주인공이다. 언뜻 생각하면 마늘로 만든 음료수를 누가 마실까라는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워낙 냄새가 강해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이란 짐작이다. 하지만 현실은 지레짐작과 정반대다. 하루에 5만 병 이상 판매되며 음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회사 측은 ‘천년의 식물 산’을 웰빙 음료로 표현한다. 마늘의 유익한 성분을 담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사실 마늘이 몸에 좋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냄새만 빼면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100가지는 된다는 뜻에서 마늘을 ‘일해백리’라고 부르기도 한다.마늘은 무엇보다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발암 물질의 생성을 막는 ‘다이얼릴 다이설파이드’라는 효소가 분비돼 장 계통의 암 발생을 억제한다. 서울대 장자준 교수의 동물 실험 결과에서도 마늘의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 간암 위암 폐암의 발생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살균과 항균력도 높다. 마늘의 독특한 냄새를 내는 알리신에는 페니실린보다 강력한 살균·항균 효과가 있어 세균성 질환의 치유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이 예방할 수 있는 세균 감염증은 무려 72가지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감기와 기관지 천식의 처방제로도 사용되며 강장 효과도 우수하다. 조혈 작용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하지만 백 가지 이로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냄새와 자극이다. 마늘을 많이 먹으면 위 점막과 간에 자극을 줘 속이 쓰리기 일쑤다. 이런 이유로 마늘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웰빙 식품’인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야쿠르트의 ‘천년의 식물 산’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천년의 식물 산’의 주원료가 생마늘이 아니라 ‘흑마늘’이기 때문이다.흑마늘은 생마늘을 아무런 첨가물 없이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약 20일간 자연 숙성, 발효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냄새는 사라지고 몸에 좋은 성분은 더욱 향상된다. 먼저 폴리페놀 함량이 많아진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물질이기 때문에 노화 예방에 효과가 크다. 생마늘의 경우 폴리페놀은 0.17%에 그치지만 흑마늘은 3.25%에 이른다. S-아릴시스테인이라는 수용성 유황화합물도 생성된다. 이 물질 역시 우수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 암과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높아지고 동맥경화를 개선한다. ‘천년의 식물 산’은 국내산 흑마늘 추출액이 97% 이상 함유돼 있다.맛도 변한다. 마늘의 아린 맛이 사라지고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음료의 원료로서 자격을 갖추게 된 셈이다. 여기에 ‘천년의 식물 산’은 배 농축액과 대추 추출물을 첨가해 더욱 풍성한 맛을 냈다. 제품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유리 용기를 사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용기에 직접 실크 인쇄를 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한국야쿠르트의 이창희 마케팅팀장은 “마늘은 <뉴욕타임스>가 건강에 좋은 최고의 식물로 선정했을 정도로 유익한 작물이지만 독특한 냄새 때문에 손쉽게 먹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천년의 식물 산’은 마늘 냄새를 제거하고 맛을 향상시켰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야쿠르트는 ‘천년의 식물 산’이 호응을 얻음에 따라 건강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조직력을 활용한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하루 야채’와 ‘천년의 식물 산’이 모두 야쿠르트 아줌마의 방문 판매 시스템을 활용해 성공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천년의 식물 산의 성공엔 야쿠르트 아줌마의 공이 컸다”며 “향후 다양한 건강제품군 개발을 통해 야쿠르트 아줌마 조직을 명실상부한 건강 전달 판매망으로 확대,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