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타깃 웨딩 컨설팅 사업 ‘승승장구’

‘황승환’이라는 이름보다 ‘황마담’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개그맨 황승환(37).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잘 보이지 않던 그는 알고 보니 사업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작년 여름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www.hwangmadam.co.kr)’이라는 이름으로 웨딩 컨설팅 사업을 시작해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직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업체지만 웨딩 컨설팅 업종의 인터넷 검색 순위로 따지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탄탄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신랑 신부 상담부터 업체 관리까지 초보 티 내지 않고 베테랑 못지않은 노련함을 발휘하는데 알고 보니 웨딩 업계에 발을 들인지 어느덧 3년이 돼간다고 한다.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 이전 동업으로 웨딩 컨설팅 업체를 운영한 경력이 있다. 그 시절 직접 발로 뛴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년 본인 이름 내걸고 정식으로 컨설팅 사업에 뛰어들었다.“웨딩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제가 결혼하면서였어요. 컨설팅 업체에 맡기지 않고 드레스부터 헤어·메이크업, 웨딩 스튜디오까지 제가 직접 알아보고 다녔거든요. 이렇게 발품 팔면서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웨딩과 연관된 부대사업에 거품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웨딩의 거품을 빼자는 생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 동업으로 시작했지만 웨딩 시장의 흐름을 알고 나니 제 이름 걸고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업체와 신랑 신부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죠. 믿음과 신뢰를 주는 웨딩 컨설팅 회사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을 오픈했습니다.”가격·퀄리티 두 마리 토끼 잡아황 대표의 콘셉트는 확실하다. ‘대한민국 2%를 대상으로 하지 않겠다. 98%의 중·서민을 타깃으로 한 웨딩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보통 웨딩 컨설팅 회사에서는 드레스와 헤어·메이크업·스튜디오를 묶어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의 패키지는 다른 업체와 비교했을 때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저렴하다. 보통 가격이 싸면 내용이 부실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황 대표의 업체 선정 기준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웨딩 컨설팅 회사에서 드레스나 스튜디오 등의 업체로 손님을 보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정경유착’ 못지않게 컨설팅 회사와 업체 간의 관계가 끈끈(?)하다. 이런 구조에 잘못에 얽히면 손님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웬만하면 업체 사람들과 술자리를 갖지 않는다. 부득이한 경우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정도. 물론 계산은 황 대표가 한다. 업체와 업무를 넘어서 인간적인 관계 또는 부적절한 관계로 얽혔을 경우 신랑 신부와 상담할 때 은연중 업체를 차별하게 된다고. 은근히 친한 곳으로 손님을 보내게 된다. 컨설팅 업체는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넓혀 주는 것이고 선택은 전적으로 신랑 신부의 몫이라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업체와 업무 제휴를 맺을 때는 손님의 눈으로 엄격하게 따진다. 신랑 신부가 마음에 들어 할만한 퀄리티의 드레스 숍과 미용실, 스튜디오를 선정한다. 서비스 정신 역시 그가 따지는 하나의 항목이다.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거쳐 간 업체라도 손님들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거래하지 않는다. 또 제휴 관계에 있는 업체라도 손님으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들리면 담당자를 직접 불러 주의를 주고 그래도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과감하게 관계를 끊는다. 가격과 질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켜주니 당연히 신랑 신부들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손님들의 만족도는 반드시 피드백돼 돌아온다.“보통 한 커플이 20커플 넘게 소개한다고 보면 됩니다. 본인이 마음에 들면 주변 친구와 친척 등을 소개하죠. 그 사람들이 계속 소개에 소개를 하니 결국 한 커플이 소개하는 손님의 수가 엄청나죠.”그동안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을 통해 결혼한 신랑 신부의 대부분이 한 커플 이상 손님을 데리고 왔다고 하니 걸어 다니는 홍보대사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셈이다. 황 대표는 결혼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입소문’이라는 것을 이미 간파한 것이다.발로 뛰며 문제 풀어나가이 입소문 덕에 홍보비를 줄일 수 있었다. 작년 오픈하며 지불한 홍보비용은 0원. 오버추어 광고에도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 입소문의 엄청난 저력을 알고 있던 황 대표는 탄탄하고 넓은 인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에 이전에 운영한 웨딩 컨설팅 회사에서 결혼시킨 커플들이 소개해 주는 손님들까지 더해지니 기본 고객은 이미 확보된 셈이었다. 방송 토크쇼나 인터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웨딩 사업을 한다는 것이 노출돼 간접 홍보를 할 수 있었다. 개그맨 권영찬과 김미진 등의 연예인이 이곳에서 결혼을 준비하며 신문과 방송을 많이 탔는데 이 역시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5월의 신부’가 되는 가수 하리수 역시 이곳에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단기간에 급성장한 때문인지 주변의 시샘으로 인한 오해와 소문들도 많았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런 소문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했다. 이런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실무에서 탄탄히 쌓은 노하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바지 사장’ ‘얼굴 마담’이다. 신랑 신부 상담은 기본. 각 업체의 장단점뿐만 아니라 요즘 신랑 신부들의 트렌드까지 결혼 준비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그의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입력돼 있다.“요즘 스튜디오 결혼사진은 셀프 카메라 느낌이 나는 화보 스타일이 인기 있어요. 사실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들 중 이런 것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웨딩 플래너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신랑 신부의 기호를 정확히 알고 시장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연예인들이 사업에 손 대 고배를 마시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을 믿고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에 손을 대고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보니 사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웨딩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기 전 이 부분의 위험을 감지했고 발로 뛰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 역시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다. 한창 포장마차 붐이 일던 2002년 개그맨 강성범과 함께 시작한 포장마차 프랜차이즈는 3호점까지 오픈할 정도로 비전이 좋았으나 방송일과 병행하다 보니 결국 10억 원 가까이 손해를 보고 문을 닫고 말았다. 얼마나 사업에 올인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말하는 황 대표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뿐만 아니라 일의 실무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챙긴다. 무모하게 사이즈를 키우지 않고 내실을 기해 운영하고 있다. 올 1, 2월 열린 두 개의 웨딩 박람회에서 웨딩 컨설팅 업체 중 상담 건수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앞으로 3년은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대한민국의 웨딩 시장은 포화 상태다. 강남 일대에만 해도 웨딩 컨설팅 업체가 200여 개가 넘을 정도. 이중 대다수는 오래 가지 못해 망하고 다시 시작하기 일쑤다. 체계적인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황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있는 ‘개그맨 황마담 웨딩 컨설팅’은 분명 다른 웨딩 컨설팅 업체들과는 달랐다.강수정 객원기자 firstline01@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