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아메리칸 드림 성공기
〈행복을 찾아서〉는 TV 다큐멘터리로도 방영된 적이 있는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는 노숙자로 전전하다 희망 하나만으로 결국 굴지의 투자회사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를 설립한 월스트리트의 신화적 존재이자, 아메리칸 드림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폭력적인 양아버지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결국 집에 불을 질러 이후 여러 집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학비가 없어 대학 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군 제대 이후 의료기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식 중개 회사에 취업하기도 했지만 학력을 이유로 해고당한 경험도 있다. 딘 위터사에 인턴십으로 일하던 그는 실제로 집도 없고 아내도 가출한 상황에서 아들하고만 지냈다. 이처럼 크리스 가드너는 미국이라는 거대 자본주의 사회 아래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던 사람이다. 〈행복을 찾아서〉는 그렇게 살아있는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는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다.1980년대 샌프란시스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 분)는 가족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지만 수입은 변변찮다. 경제적 문제로 늘 불평하던 아내(탠디 뉴턴 분)가 뉴욕으로 떠나버리자, 크리스는 다섯 살 된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 분)를 혼자 돌보게 된다. 크리스는 뛰어난 루빅스 큐브 맞추기 실력이 눈에 띄어 유명한 증권회사에서 인턴십으로 일하게 되지만 경제적 처지는 별달리 나아지지 않는다. 급기야 아파트에서 쫓겨난 두 부자는 매일 밤 화장실, 창고, 역 등에서 지새우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런 열악한 생활 속에서도 그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또한 그 자신과 함께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들에게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얘기한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영화는 무척 사실적이다. 무급으로 일하는 인턴십 생활의 고단함은 물론이요(실제 크리스 가드너는 쥐꼬리만한 비용 정도는 받았다고 한다), 밤에는 아들을 재울 노숙자 쉼터를 전전하고, 그 쉼터에서 수프로 끼니를 때우며, 심지어 지하철역 공중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밤을 지새우는 모습, 그리고 그 공중화장실 세면대에서 아들을 목욕시키는 장면 등은 실제로 그가 겪었던 생생한 체험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생생함을 배가하는 것은 실제 아들과 함께 출연한 윌 스미스의 마음씨 좋은 연기다. 꼬불꼬불한 파마 머리가 인상적인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마음씨 좋은 아버지의 그것이다. 또한 윌 스미스-제이다 핀켓 스미스 부부의 ‘진짜’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는 나이답지 않게 그윽한 눈길로 아버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다소 뻔할 수 있는 성공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실제 부자(父子)이기도 한 그들의 멋진 호흡이다. 〈뉴욕포스트〉지가 이 영화를 평하며 ‘서류가방을 든 록키’라고 말한 것은 너무나도 적절한 표현이다. q주성철·필름 2.0 기자 kinoeye@film2.co.kr개봉영화▶한니발 라이징고아원에 수용된 그는 평범하지 않은 소년의 면모를 보인다. 그 소년 한니발 렉터는 고아원에서 탈출한 뒤 삼촌이 살고 있는 파리 근교로 향한다. 〈양들의 침묵〉 시리즈의 주인공 한니발 렉터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으며, 궁리의 새로운 모습도 이채롭다. 감독 피터 웨버. 출연 가스파르 울리에, 리스 이판, 궁리.▶좋지 아니한가심씨네 가족은 조금 유별나다. 시집왔을 때 샀던 고장 난 밥통을 허리띠로 둘둘 말아 밥을 짓는 엄마(문희경 분)는 말끝마다 욕을 하고, 직장과 집에서 구박만 당하는 아빠(천호진 분)는 오늘도 슬프다.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아들 용태(유아인 분)는 초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하던 하은(정유미 분) 때문에 유서를 썼다 찢길 되풀이하고,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딸 용선(황보라 분)은 어느 날 후광을 달고 나타난 영화 특별선생 경호(박해일 분)를 만난 이후 사랑에 관한 미스터리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은근슬쩍 심씨네 가족에 묻어가는 백수 이모 미경(김혜수 분)이 가세한다. 감독 정윤철.▶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왕년의 팝스타 알렉스(휴 그랜트 분)에게 어느 날 재기의 기회가 찾아온다. 스타 가수 코라 콜만으로부터 듀엣 제안을 받은 것. 단, 조건이 있으니 둘이 함께 부를 노래를 알렉스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곡에서 손 뗀 지 이미 오래라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칠 지경이다. 그런데 자신의 집 화초를 가꿔주는 수다쟁이 아가씨 소피(드류 배리모어 분)가 구세주처럼 등장한다. 전에는 시끄럽기만 하던 말소리가 하나 같이 주옥같은 노랫말인 것. 감독 마크 로렌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