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전문의…‘부작용 없이 수술’
우리나라에서는 허리 디스크에 대한 인지도나 관심은 매우 높지만 목 디스크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목 디스크는 증상이 악화되면 허리 디스크보다 팔, 다리 마비 등 더 심한 후유증이 남고, 목 주변뿐만 아니라 온 몸에 통증이나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다.최근에는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학생들이 나쁜 자세 때문에 생기는 이른바 ‘거북목’, ‘ET목’ 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목 디스크로 악화될 수 있어 대부분의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목 디스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가운데 조은병원의 배장호 원장은 10년이 넘게 총 500건이 넘는 목 디스크 환자를 치료했다. 처음 배 원장이 목 디스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금처럼 목 디스크 환자가 흔치 않았던 약 10여 년 전 영남대 교수로 재직 중일 때 유독 목 디스크 환자가 배 원장에게 많이 찾아와 자연스럽게 많은 환자를 접했기 때문이다.사실 목 디스크 수술은 유능한 신경외과 전문의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뇌에서 온몸으로 가는 척수가 지나는 연결 통로이며 한 번 손상된 척수 신경은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 디스크는 다년간 목 디스크 환자를 치료해 온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어깨 통증·팔 저림 나타나면 목 디스크 ‘의심’단순한 말초신경을 누르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목 디스크는 말초신경뿐만 아니라 중추신경인 척수까지 누르는 질환이다. 이 중추신경은 한번 상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고 재생이 어려워 가장 중요한 신경으로 꼽힌다. 따라서 허리 디스크는 완전히 신경이 눌리는 드문 경우가 아니면 하반신 마비가 오지 않지만 목 디스크는 치료가 잘못 되거나 지연되면 하반신 마비나 전신마비 등의 치명적인 위험이 따른다. 이 때문에 비 의료인의 척추 교정이나 지압, 민간요법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목 디스크는 주로 허리 디스크와 다르게 디스크 안의 수핵이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는 일반적인 디스크 형태도 많지만 디스크가 나빠지면서 퇴행성으로 목뼈의 일부가 자라 신경을 압박하는 형태가 많다. 따라서 만성적인 디스크 증상을 보이는 경우 40~60대에 많이 나타나게 된다. 물론 외상이나 교통사고, 갑작스러운 무리한 운동으로 생기는 디스크는 나이에 상관없이 생긴다.목 디스크는 유난히 다른 질환으로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또 반대로 목 디스크가 아닌 데도 목 디스크로 착각하거나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오십견이다.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말하는데 대부분 어깨 관절 주위의 염증이 원인이다. 이는 목 디스크의 증상 중 어깨로 퍼지는 신경통이 오십견과 비슷하기 때문에 증상만 보고 목 디스크로 오해하기 쉽다. 엑스레이 상에서도 정확한 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오십견으로만 생각하고 어깨 치료를 아무리 해도 낫지 않을 때는 목 디스크가 아닌지 반드시 의심을 해봐야 한다. 원인이 목 디스크라면 실제 어깨가 아파도 목을 치료해야 낫는다.또 하나 오해하기 쉬운 질환이 바로 뇌혈전증 즉, 중풍이다. 중풍은 보통 얼굴, 팔, 다리가 같이 약해지기 때문에 목 디스크와 구분하기 쉽다. 그러나 목 디스크로 인해 팔 다리가 약해져 중풍으로 진단돼 뇌혈전증 치료를 받는 환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팔, 다리의 힘이 약해지거나 심지어 하반신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중풍과 목 디스크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물리치료·운동요법 호전 없으면 ‘수술’해야이 밖에도 특별한 이상 없이 팔, 다리가 저리거나 목, 어깨 시림증, 손에 힘이 빠지는 가벼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목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주로 어깨, 등, 위 팔, 앞 팔, 손, 손가락에 증상이 나타나는 목 디스크는 심해지면 다리와 가슴, 머리에도 나타난다. 즉, 목을 지나는 척수 신경이 온몸에 분포하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이상 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특별한 신체 이상 없이 몸이 아픈 경우 단순 신경통과 혼동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는 병원을 찾아 MRI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1차적으로 약과 물리치료, 운동요법을 통해 증상을 지켜보고 호전이 없거나 생활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을 때는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흔히 목 디스크 수술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목 수술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수술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목 디스크는 수술 후 예후가 매우 좋다. 언제 아팠나 싶을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기 때문에 치료는 미루지 말아야 한다. 목 디스크의 종류에 따라 파열된 연성 디스크 조각을 꺼내거나 탈출된 디스크와 자라난 뼈를 제거하는 방법의 수술이 이용된다. 목 디스크의 수술은 신경의 중추가 지나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자칫 몸에 마비가 올 수도 있다. 정교하고 어려운 수술인 만큼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최근에는 다양한 수술 방법이 개발돼 있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쉽게 수술이 가능하다. 약 2~3년 전 시행됐던 목 디스크 수술은 골반에서 뼈를 떼어내 이식하거나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고정하는 수술이었는데 이는 불편함과 부작용을 가지고 있어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목 디스크용 케이지와 인공 디스크가 개발돼 수술이 보다 간편해지고 부작용도 덜하다. 피부 절개 시 목 주름살을 따라 약 3cm만 절개하고 인공 디스크 형태로 삽입하는 치료법으로, 흉터 없이 마무리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돋보기 치료사례왼쪽 팔 부분 마비 ‘완치’ 시켜사례 1. 박모 씨(31·남)31세의 남성인 박모 씨가 병원을 찾아왔을 때는 이미 팔 다리 사지 마비가 진행되는 상태였다. 박 씨는 처음에 중풍인 줄 알고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아 왔지만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MRI 촬영 결과 박 씨는 목 디스크로 판정됐고 이미 치료를 받기에는 너무 시간이 지체돼 바로 수술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박 씨는 현재 직장에 다니면서 모든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중풍이 왔다고 걱정하고 한숨만 쉬던 부모님도 수술 후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기뻐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사례 2. 최모 씨(42·여)42세 여성으로 병원을 찾은 최모 씨의 주된 증상은 팔 저림이었다. 단순한 팔 저림이 아니라 팔 전체에 힘이 빠지고 통증을 느끼면서 저리는 증상이었다. 특히 이 통증은 밤에도 지속돼 하루라도 편히 잠을 자고 싶다며 병원을 찾았다. 최 씨가 처음 내원했을 때는 이미 왼쪽 팔에 부분 마비가 온 상태였으며 감각 역시 느낄 수 없었던 상태. 최 씨는 주변에서 수술하지 말라는 말만 듣고 병을 키워 온 환자였다. 수술 후 잠을 편히 잘 수 있다며 행복하다고 말한 최 씨는 퇴원해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배장호 조은병원장 www.joeun4u.com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BNI 병원 교환교수. 영남대 의과대 교수. 대한척추신경외과 상임이사.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운영위원. 서울시 산재 자문위원.©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