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많은 곳 ‘1순위’…안정성 높아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중 하나는 부동산이다. 대선 등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있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경제 전반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불황기 투자 전략은 ‘돌다리도 두드려보라’는 말로 요약된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는 큰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까지 투기지역 내 담보대출 비율을 40% 이하로 묶은 것은 시장 상황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서울 대치동의 김정산(63·가명) 씨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행정도시니 해서 수도권과 충청권 곳곳에 토지를 매입했는데 지금 와서 되레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에 따른 부담이 커 급매로 토지를 처분한 김 씨는 지난해 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PB(프라이빗 뱅커)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담당PB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는 화를 부르는 만큼 주식, 펀드 등으로 분산 투자하고 매달 고정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임대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상가 시장은 실물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물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금 보전조차 어렵다. 실제로 상가에 투자해 낭패를 경험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상가 투자의 대명사인 동대문 테마쇼핑몰만 해도 폐업 직전에 놓인 상가들이 부지기수다. 일부 상가는 공사 대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이 장기간 중단돼 있다. 단지 내 상가는 ‘묻지마 낙찰’ 때문에 투자수익률이 5%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근린상가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건설교통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근린상가의 투자수익률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교부가 추산한 근린 상가 연간 수익률은 8~9%이며 월세 기준 평당 임대료는 12만3000원이었다. 지역별로는 신촌(10.95%), 명동 등 도심(9.93%), 영등포(9.36%), 강남(9.29%) 순이었고 평당 임대료는 지난해보다 3000원씩 올랐으며 이중 서울은 16만5000원으로 부산(9만8000원), 대전(9만1000원)을 크게 앞질렀다.그렇다면 불황기에 강한 상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불황 속에서 경쟁력 있는 상가를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예전처럼 단지 내 상가, 테마상가, 근린상가 등으로 호·불황을 구분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틈새를 찾아 상황에 맞게 상품을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상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상권은 경기 변화에 덜 민감하고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곳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유동인구 확보 여부다. 유동인구가 많이 확보된 곳은 임대 수요가 안정적이며 경기에 덜 민감하다. 유동인구만 확보할 수 있다면 매매값 낙폭도 크지 않기 때문에 불황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상가 시장이 전반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도 명동 강남역 반포역 여의도 마포의 상가 매매값이 강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상가뉴스레이더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대로변 상가(50평, 1층 기준)의 경우 권리금은 3억~5억 원이며 보증금은 1억~2억 원, 월임대료는 500만~120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률은 6~7% 수준이다. 이면도로변은 70평형대 기준으로 보증금이 10억 원이며 월세는 3000만 원이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10평짜리 1층 상가가 권리금 6000만 원에 보증권 5000만~1억 원이며, 월임대료는 220만~350만 원가량 된다. 신사동 화랑공인 장연봉 실장은 “분당선이 오는 2009년 말 완공되면 강남북은 물론 분당 상권에 흡수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등 음료 관련 업종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여의도 권역은 평당 매매가가 1억 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으며 수익률은 5%대를 기록 중이다. 20평대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600만 원이며, 권리금도 4000만~5000만 원을 웃돌고 있다. 여의도 진주공인 관계자는 “연 6% 이상 수익률을 보이는 상품은 찾기가 어렵지만 시세차익은 생각보다 커 2~3년 보유 후 처분하는 방식의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명동 밀리오레부터 우리은행 명동지점까지의 중앙로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40~50평 기준 평당 매매가가 1억~3억5000만 원이다. 보증금은 5억~7억 원이며 월세는 5000만~1억5000만 원이다. 다만 이면 도로변 점포는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2억 원, 월세 1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액 자산가, 중소상가 통째 매입 ‘선호’도심재개발, 뉴타운, 역세권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도 장기 투자처로 유망하다. 특히 올해 말 개통되는 9호선 역세권 지역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30대가 많이 몰리는 대학가 주변이나 산학연구단지 등도 유망 지역으로 분류된다.30억~50억 원대 중소형 상가도 고액 자산가들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서초동은 삼성타운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지상 5층짜리 상가가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매매가는 토지 면적 기준으로 평당 1억 원선. 지상 5층짜리 상가가 150평인 것을 기준으로 보면 대략 매매가는 130억~150억 원선이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삼성타운이 조성되면 서초동은 강남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강남대로를 기준으로 건너편 역삼동(평당 1억 원)보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이 밖에 송파신도시가 들어서는 거여동도 장기적인 전망이 밝다. 6개월 전만 해도 평당 2000만~3000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호가가 4000만 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지역의 상가 매매값이 평당 6000만 원은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석촌역, 건대입구역 부근도 주변에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입주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강보합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업무 단지로 개발되는 문정동과 장지동의 상가들도 고액 투자자들이 대거 매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분양 시장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여의도에 있는 에스트레뉴(S-Trenue)의 상업시설인 스퀘어가든은 1층 9개 점포가 본격적인 홍보전을 펼치기도 전에 이미 팔려나갔다. 평당 분양가만 6300만~7200만 원대로 강남구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두 배 이상 앞지른다.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힐리앤힐(HEALI &HILL) 메디칼 프라자는 분양가가 평당 5500만~6000만 원이었지만 1층 5개 점포가 분양에 나선 지 이틀 만에 모두 분양 완료됐다 힐리앤힐 메디칼 프라자 관계자는 “1층 상가는 대체로 강남 거주 투자자들이 분양받았다. 특히 강남은 분양 중인 상가가 별로 없는 희소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한다.개포동 655-4에 들어서는 메디시스는 1층 기준 평당 분양가가 5000만 원으로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건립된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위치해 있는 등 수요층이 매우 탄탄하다. 역삼동 820-1 로하스에비뉴는 강남역에서 도보로 2~3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상가로 강남역의 풍부한 유동인구가 최대 장점이다. 반포동 트라이엄프 메딕스는 1층 기준 평당 분양가가 7500만 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근에 삼성물산 사옥이 건립되는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장기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방배동 1549에 건립되는 해중예다인은 2호선 이수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상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