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산 역사를 체험한다

공연계의 뮤지컬 쏠림 현상은 새해에도 여전할 듯하다.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마지막 남은 한 편인 〈로미오 앤 줄리엣〉과 한국 뮤지컬 기획사, 세계적 작곡가, 안무가 등의 참여로 글로벌 제작 방식이 돋보이는 창작 뮤지컬 〈댄싱 섀도우〉 등이 올해 줄줄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그리고 정초부터 이처럼 주목받는 한국 뮤지컬계를 주도하고 있는 작품 중 눈에 띄는 작품은 거장들의 산물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 〈에비타〉다. 두 작품은 뮤지컬계의 역사적인 콤비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와 팀 라이스(작사)가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탁월한 음악성이 돋보이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특히 성경의 내용을 소재로 한 〈수퍼스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로 개막돼 관객의 호응도가 높다. 뮤지컬로 만들어지기 전 컨셉트 음반으로 먼저 발매됐던 〈수퍼스타〉는 1971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972년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의 브로드웨이 첫 진출작으로 이들을 백만장자 대열에 들어서게 만들어 준 작품이 바로 〈수퍼스타〉다. 이 뮤지컬을 계기로 전 세계적인 뮤지컬 열풍이 시작됐으며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중심이 되는 1980년대 영국 뮤지컬의 글로벌화의 신호탄이 된 것도 바로 이 작품이다.〈수퍼스타〉는 이전 뮤지컬들이 주로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재즈 밴드의 변형이었던 것에 비해 록이라는 전혀 새로운 음악 재료를 사용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한국 공연의 경우 록 가수 김종서(유다 역), 그룹 부활 출신의 김재희(예수 역) 등이 캐스팅됐다.〈에비타〉는 아르헨티나의 퍼스트 레이디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사랑을 그린 휴먼 스토리다. 가난한 농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에서 국민들의 추앙을 받는 국모의 자리에 올랐던 에바 페론이 33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감동적인 음악으로 엮어 내고 있다.뮤지컬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작품이 동시에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것은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 다만 오래된 작품들이고 한국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아무래도 집중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작품을 원하는 한국 관객에게 거장들의 초기작은 다소 지루한 느낌마저 주지만, 극장에서 유난히 중년 관객이 눈에 많이 띄는 게 두 작품의 공통점인 점이 이색적이다.〈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2월 4일까지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에비타〉는 1월 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02-501-7888) q김소연 기자selfzone@kbizweek.com공연&전시▶연극 〈그 남자 그 여자〉문화 예술계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경쟁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연극 〈그 남자 그 여자〉는 TV 드라마, 또는 영화가 아닌 라디오 방송의 짧은 연재 드라마에 소개된 이야기를 엮은 에세이집을 원작으로 한다. 〈그 남자 그 여자〉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2001년 11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약 4년간 매일 5분씩 방송돼 애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연극은 짧은 에피소드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사랑과 이별에 관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재구성됐다. 1월 26일~3월 4일/예술극장 나무와 물/02-3142-0538~9▶에릭 클랩튼 내한공연‘기타의 신’, ‘블루스의 거장’ 등으로 불려 온 에릭 클랩튼이 1997년 10월 첫 내한 공연 이후 10년여 만에 다시 한국 팬들을 찾는다. 이번 무대는 그의 2006~07 투어 과정의 일부로 일종의 한국팬들에 대한 보답인 셈. ‘티어스 인 헤븐(Tears In Heaven)’ 등의 히트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1월 23일/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1544-1555▶베를린 필하모닉 옥텟(Berlin Philharmonic Octet)베를린 필하모닉 옥텟은 베를린 필하모니 멤버들이 조직한 많은 실내악 앙상블 가운데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1928년 슈베르트의 8중주곡을 연주하기 위해 모인 베를린 필하모닉 옥텟은 고전과 낭만주의 시대는 물론 기존 레퍼토리를 8중주로 편곡한 다수의 곡을 연주하기로도 유명하다. 1월 16일/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031-783-8000연극 〈졸업〉60년대 스크린의 추억, 2000년대 무대로영화 〈졸업〉은 출연진의 명연기,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사운드 트랙, 그리고 마지막 결혼식 장면 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추억의 명화로 남아있다. 연극 〈졸업〉은 미국 소설가 찰스 웹이 1963년 발표한 원작 소설이자 1967년 마이크 니콜스 감독,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인 〈졸업〉을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2000년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2년간 지속적인 매진 속에 공연됐으며 200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도 그 인기는 계속됐다.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Sound of Silence)’, ‘미시즈 로빈슨(Mrs. Robinson)’ 등 영화 속 명곡들을 사용해 영화의 추억과 감동을 재현하며 한국 초연인 이번 무대에는 김지숙, 송창의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2월 3~25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02-3485-8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