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인프라 체크포인트 ‘0순위’
‘미분양’이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부동산 ‘악재(惡材)’로 받아들여진다. 미분양 아파트가 가질 수 있는 혜택, 즉 ‘호재(好材)’에 주목하는 수요자는 드물다는 의미다. 하지만 남과는 다른 시각으로 호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성공하는 투자자와 실패하는 투자자의 갈림길인 생각의 차이는 사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똑같은 부동산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현재 시점만이 아닌 미래를 염두에 둔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실수요자라 할지라도 성공적이고 건전한 투자자의 반열에 올라 설 수 있다.3·30대책에 이어 최근 후분양제, 분양원가공개 도입 검토 등으로 2006년 하반기 역시 각종 부동산, 특히 아파트 시장에는 악재와 호재가 공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구별해 낼 수 있는 본인만의 선택기준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라 할 수 있다.호재·악재의 구분 = 투자의 기준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에 앞서 갖춰야 할 첫 번째 요건으로 악재와 호재를 판단해 결정 내릴 수 있는 선구안(選球眼)을 꼽는다. 야구선수에게 스트라이크와 볼을 가려 안타를 칠 수 있는 선구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듯이 다양한 상품과 사회현상이 존재하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호재와 악재를 나누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좋은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기 위함이다. 소극적 의미에서는 자산가치의 하락이 예상될 수 있는 부동산을 선택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런 목적이라면 가격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료가 호재이고 그 반대로 가격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가격하락을 유도한다면 그것을 악재라고 정의할 수 있다.그렇다면 어떤 안목으로 부동산을 평가하고 선택해야 할 것인가? 즉 호재로 받아들일 만한 재료는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과 일맥상통하다. 호재는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기사화, 이슈화되는 경향이 짙다.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것이 진짜 호재인지를 가늠하기 힘들다.이 같은 호재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현장 탐사라는 발품과 지인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상담의 과정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연장선상에서, 진짜 호재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노력을 통해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부동산시장은 복잡다단하기에 호재를 취할 수 있는 자신만의 원칙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호재를 가려낼 수 있는 선구안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近), 대(大), 쾌(快), 신(新), 가(價), 교(敎)라는 여섯 글자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 ‘근’은 역세권 및 교통의 편리성, ‘대’는 5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 아파트(편익시설이 갖추어진), ‘쾌’는 조망권 및 녹지 확보, ‘신’은 새 아파트, ‘가’는 동일 생활권역에서 싼 아파트, ‘교’는 학군 및 교육시설로 요약될 수 있다.여섯 개를 모두 만족시키는 아파트를 찾기 힘든 게 현실이기에 적어도 한두 개를 선택해 선구안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근 판교 중대형 아파트 청약의 기준을 본다면 ‘근’으로 표현되는 교통망이 결국 1순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부동산은 곧 개발이요, 개발이라면 교통 인프라 확충이 관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지하철 및 외곽순환도로 개통, 복선전철화, 고속국도 나들목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하나의 예를 살펴본다면 수도권에서는 용인~서울간 고속국도, 신분당선, 성남~여주선,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 등이다. 대표적으로 오는 2011년 개통 예정인 성남~여주선은 판교에서 시작해 이매동, 광주, 곤지암, 이천, 여주로 이어지는 53.8㎞ 구간으로 연내 노반시설설계와 실시계획승인을 거쳐 내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통이 완료되면 여주에서 판교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서울까지 40분대에 오갈 수 있으니 눈여겨볼 만한 재료가 아닌가.건설업체들이 이들 지역에서 앞다퉈 분양하는 것도 이 같은 교통호재를 누리기 위해서다. 신도시 건설 역시 거주민의 생활을 고려한다면 교통망 확충이라는 호재를 갖고 있다. 개인마다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 차이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최근 우후죽순 격으로 늘고 있는 수도권 외곽의 미분양 아파트도 이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쉽게 ‘진흙 속 진주’를 가려낼 수 있다. 입지가 좋고, 단지 규모가 크며 주변에 개발호재가 널려 있는데도 공급과잉 등 일시적 요인으로 발생한 미분양 아파트라면 재테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가능성이 크다. 내집마련과 시세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복덩어리라는 얘기다.특히 학교, 마트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도로여건이 뛰어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라면 적극적으로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GS건설이 지난해 7월 경기 오산 청호동에 공급한 GS자이는 32∼46평형 1,060가구 규모로 33평형 12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세워지는 SK뷰는 24~32평형 1,019가구 규모로 32평형 2가구, 24평형 5가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철 1호선 의정부북부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이며 주변에 가능초교, 의정부여중·고, 의정부과학고가 있어 교육여건도 좋다.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 인근 미분양도 찾는 이들이 꾸준하다. 택지지구 조성에 따른 생활편의, 도로 등 주변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데다 아파트 가격도 저렴한 편으로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양주신도시 예정지 인근에서는 지난 4월 입주를 마친 GS자이 6단지 2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뛰어난 서울 접근성과 전원형 주거타운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남양주시에서는 진접지구 인근에 신창 비바패밀리 일부가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33~49평형 775가구 규모의 전원형 아파트로 47번국도, 외곽순환도로 퇴계원IC를 이용해 서울로 진출입이 가능하다.긍정적 사고 ‘필수’교육, 문화, 편의시설 등과 잘 닦인 도로망·지하철, 다양한 버스노선 등이 호재로 받아들여진다면 악재는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적 측면과 관련이 깊다. 호재는 하드(Hard)한 물리적인 재료이며 악재는 소프트(Soft)한 제도적인 요소로 이해하면 될 것 이다.문제는 이 같은 호재와 악재의 선구안은 마음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어지는 악재에 순응하기보는 호재를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마음가짐과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력에 달려 있다.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재테크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그리고 부동산은 단기간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시간을 두고 그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에 익숙해져야 한다. 내집마련이든 투자든 간에 기다림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내집마련과 투자를 굳이 분류할 필요도 없다. 둘 다 자신과 시간과의 싸움이요, 투쟁이기 때문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