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악화…마진 회복시기 ‘관심’

현 은행 주가는 2006년 추정장부가 대비 평균적으로 1.5배, 2007년 추정장부가 대비 1.3배 수준으로 여전히 싼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는 8월 중 5.2% 하락해 시장 대비 약 9.4%포인트 초과 하락했다. 월중 기준으로 시장 대비 최악의 수익률을 보인 셈이다. 7월에는 실적호전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돼 시장 대비 5%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8월 중에는 주가가 다소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은 했었지만, 조정폭은 생각보다 훨씬 깊었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의 배경은 영업외이익으로 은행의 표면적 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마진 하락과 판관비 증가 등으로 인해 향후 경상이익이 악화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 때문이다. 또한 경기지표 악화로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한몫 했다.또한 LG카드 매각은 하반기 주가상승의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LG카드 인수는 은행산업의 장기적 구조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변수이고 산업 재편의 단초를 제공하는 빅딜이라는 점에서 인수회사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카드 인수시 인수회사의 수익구조가 현격하게 개선될 뿐만 아니라 영업권은 피인수회사와 인수회사의 이익으로 단기간에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신한지주의 주가흐름은 예상과 달랐다. 비록 공개매수가격이 6만8,410원, 100% 지분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주당 약 6만3,000~6만5,000원으로 기존 최대 예상가격 6만원을 상회한 수준이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여전히 인수대금 대비 자본조달비용 및 시너지효과를 감안한 경상 ROA(총자산이익률) 증가분을 고려하면 LG카드 인수는 신한지주의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9월 이후 주가가 강세로 반전하기 위해서는 마진 회복과 대손상각비 안정세 유지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간 외형확대 경쟁으로 대출성장세는 높게 나타난 반면, 마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부 은행은 1년 사이에 40bp 이상의 마진 축소를 경험했다(회계변경 효과를 감안해 신용카드 부문을 제외한 분기 중 마진 기준). 대출증가율이 30%에 달해 순이자이익은 증가했지만 총영업이익률은 크게 저하됐다. 공격적 가격경쟁으로 시작된 마진 위축은 회복이 더디다는 점에서 마진 회복시기가 은행주의 관심사일 것이다.3분기에도 순이자마진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조사한 7월 월중 마진은 전분기 대비 다소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간의 가격경쟁 자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7월 이후 순이자마진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상반기에 나타난 가격경쟁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고, 7월 이후 기업자유예금 유치경쟁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마진 압박 여진은 9월부터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1.64%를 기록해 전월 1.50%에 비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돼 마진 개선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상승하며 신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0.25%포인트 확대됐다. 7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은행 마진은 대출증가세 둔화와 원화유동성비율제도 개선으로 특판예금 등 수신금리 인상 요인이 줄어들었고, 은행간 가격경쟁 자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4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는 경기 관련 지표이다. 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감을 자아냈지만, 지난 8월에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하락속도가 둔화됐다. 생산 및 소비지표 악화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국내경기의 현격한 하강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급격한 경기악화가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낮다. 다시 말하면 일반적인 경기변동 사이클만으로는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해부터 나타난 양호한 자산건전성과 낮은 대손상각비 추세가 경기확장 요인뿐 아니라 과거 구조조정의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그러나 일부 은행의 경우 마진 축소세가 대손비용 감소세를 압도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은행주 가운데 마진 하락폭이 적거나 비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은행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가 바로 이 범주에 있는 은행들이다. 이 두 은행은 경상 ROA가 높고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로 장기지속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이들 은행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특히 신한지주는 LG카드 인수를 통해 규모나 수익구조 측면에서 국민은행에 버금가는 회사로 탈바꿈할 전망인데도 현 시가총액은 17조원에 불과해 국민은행의 27조원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인수자금의 대부분을 회사채와 상환우선주로 조달하고 실질적으로 주주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는 신규 보통주 발행은 전체 주식의 5% 미만이라는 점에서 현 시가총액은 미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국민은행의 총영업이익에서 신용카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에 달한다. 국민은행의 시가총액이 27조원이므로 신용카드 부문은 약 7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국민은행의 신용카드 자산은 약 8조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LG카드의 신용카드 자산 12조원을 신한지주가 8조원에 인수한 것이 결코 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기존 신한카드의 자산을 합치면 신한지주의 카드자산 규모는 총 16조원에 이른다. 그런데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이 17조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신용카드를 제외한 신한지주의 영업가치를 시장에서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거나 LG카드 인수 효과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논리로 귀착된다. LG카드 인수만으로 신한지주의 적정가는 약 6만원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신한지주의 가격은 4만4,000원 수준이다.이준재·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