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마지막 빅4’ 뮤지컬 〈미스사이공〉이 ‘드디어’ 일주일간의 프리뷰를 거쳐 모습을 드러냈다. 1989년에 런던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3개국, 240개 도시에서 11개 언어로 공연된 ‘뮤지컬의 전설’이다.이번 공연은 바로 그 전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철저히 서구식 사고로 바라본 미군병사와 베트남 여성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공감하기에 17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은 너무 크지만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배우들의 섬세한 움직임과 아름다운 무대에는 눈을, 그리고 귀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뮤지컬 교과서에서나 봐왔던 바로 그 작품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지 않은가!물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이번 한국인 캐스트 〈미스사이공〉은 작품의 명성에 비해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우선 다소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 1막은 앙상블이 힘을 좀 뺄 필요가 있다. 앙상블의 완급조절이 부족해 주인공들의 대사가 묻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프리뷰 기간에 미스사이공 공식 홈페이지에는 ‘대사를 알아들을 수 없다’는 관람후기가 꾸준히 올라와 제작사측에서 아예 전체 대본을 게시판에 올려놓기도 했다(대사 전달이 잘 안된다는 후기가 많은 만큼 미리 한번 읽어보고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주인공 크리스를 맡은 재미교포 배우 마이클 리의 어설픈 한국어 발음 문제도 역시 의미전달과 관련해 계속해서 지적되는 부분이다. 전체 진행이 노래로만 이뤄지는 작품의 특성상 다소 어색한 번역이 도드라져 보이는 점도 아쉽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열혈 〈미스사이공〉 마니아들의 피드백이 들끓고 있는 까닭에 계속해서 공연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기대를 모았던 3D영상의 헬기 장면은 좌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음향효과가 든든하게 받쳐준 덕분에 꽤 자연스럽다. 이번 프로덕션을 “그 헬기 나오는 뮤지컬 봤냐”라고 이야기했던 초연 당시의 선풍적인 반응과 연관지어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결국 이번 공연은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이라는 명제로 귀결될 듯하다. 현대인들은 시대상황에 맞는 사랑이야기라야 크게 공감하지만 아름다운 음악만은 수십, 수백년이 지나도 여전히 벅찬 감동으로 남기 때문이다(매 공연 횟수가 다르다는). 뜨거운 키스를 나누며 킴과 크리스가 부르는 ‘The Last Night Of The World’를 극장을 나오는 길에 하염없이 되뇌는 것을 피할 수 없듯이. 8월20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9월1일~10월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015B 전자악단 리사이틀키치(kitsch)로 무장한 원년멤버들015B가 그간의 히트곡과 7집 신곡을 들고 세대를 가로지르는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015B 전자악단 리사이틀’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에서 느껴지듯 주류에 편입되기보다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던 015B만의 색채가 잘 드러난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기획사측의 설명이다. 전자악단 리사이틀이라는 제목은 북한의 보천보 전자악단의 이름을 패러디한 의도된 유치함이라고. 공연무대도 독일의 원조 테크노밴드 ‘크라프트베르크’의 이미지를 벤치마킹하고 60~70년대 TV쇼나 공연 등의 투박한 디자인을 본뜬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8월2~6일/LG아트센터/02-2005-0114공연&전시▶연극 〈흡혈귀〉김영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김영하는 1995년 문단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후 첫 장편으로 문학동네 신인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새로운 감수성과 열린 시각,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 등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작가다. 연극 <흡혈귀>는 그의 소설 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8월4~9월24일/인아 소극장/02-3142-0538▶무용 〈숭어의 하늘〉숭어는 연어와 함께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지만 환경이 변하면 모천으로의 회귀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연어와 달리 오염된 물에도 중독되지 않은 채 태어난 고향을 정화시킨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환경과 진화에 대한 나름의 무대 어법인 셈. 지난해 제26회 서울무용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목련, 아홉번째 계단으로〉를 비롯, 〈변하지 않는…〉, 〈칼네아데스의 선택〉, 〈선각〉 등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파사무용단의 2006년 신작이다. 7월29~30일/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8-6411▶〈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뮤지컬과 익스트림 스포츠가 만났다.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트리트보드, 트라이스키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와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결합한 무대다. 지난해 국립극장 야외무대 하늘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올해 호주 브리즈번 세계 셰익스피어 학술대회에 공식 소개작으로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정상급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한다. 7월22일~8월6일/서울열린극장 창동/02-543-6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