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도 이제 낭만이 아닌 현실이 찾아왔다.제목이 〈폴인러브〉라고 해서 낭만적인 러브스토리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어디 현실의 사랑이 그리 아름답기만 하던가. 사랑은 많은 경우 고통을 수반하고 게다가 그것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케이스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브로드웨이식 뮤지컬코미디로 대표되는 뮤지컬은 최근 소재도 형식도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 원형은 즐겁고 유쾌한 춤과 노래가 있는 해피엔딩에 있다. 뮤지컬의 주인공들은 대개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또 늘 사랑을 완성한다.지난 6월 초 오픈한 창작뮤지컬 〈폴인러브〉는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뮤지컬이 싫었던 사람에게 특히 권할 만하다.개막 전부터 다양한 뉴스거리가 이 작품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영화제작사가 제작하는 뮤지컬이라는 사실도,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TV광고를 제작·방영한 것도,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에게 주는 조너선 라슨상을 수상한 실력파 작곡가 이지혜가 합류한 점도 아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인 스토리다.자본력을 앞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대신 아기자기한 한국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이 늘기 시작한 것은 공감대를 형성케 하는 이야기와 소재가 등장하면서부터다. 마찬가지로 결혼을 앞두고 흔들리는 남녀관계, 그중에서도 경제문제 등 현실적인 이슈와 맞닥뜨리면서 결혼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남자의 심리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에 공감할 관객이 많을 것이다.게다가 다분히 한국적인 소재나 대사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하면 극장은 이내 개그콘서트장과 다를 바 없다.사투리나 은어 한 마디에도 폭소가 쏟아지는 걸 보니 ‘재미있는’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갈증이 심했던 듯하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언어유희는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그 맛을 100% 살리기 힘들다. 각 뮤지컬 넘버 가사의 운율이 멜로디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창작뮤지컬인 까닭에 각종 최신 트렌드의 총집합의 형상을 보여주는 〈폴인러브〉는 관객의 사랑을 받을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월드컵과의 정면승부를 외치며 6월 초에 당당히 오픈한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8월27일까지/연강홀/02-708-5001 q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뮤지컬 - 〈라이온킹〉일본 시키, ‘드디어’ 한국땅 밟다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일본 극단 ‘시키’(四季)가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의 뮤지컬 〈라이온킹〉과 함께 한국무대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서울 잠실에 문을 여는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극장’의 개막작으로 일본 극단 시키의 〈라이온킹〉이 결정된 것. 제작비가 약 215억5,000만원에 이르는 이 작품은 시키 소속 한국배우 30여명과 함께 조만간 한국에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될 배우들이 가세해 한국어로 공연될 예정이다. 1년 이상 장기 공연한다는 목표 아래 티켓가격이 파격적 수준인 최고가 9만원(현재 국내 라이선스 뮤지컬 티켓가격에 비해 30% 정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국내 뮤지컬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프로덕션의 뮤지컬 〈라이온킹〉은 98년 토니상 작품상과 연출상, 안무상을 거머쥔 작품으로 다양한 무대장치와 의상을 활용해 뮤지컬의 상식을 뛰어넘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런/샤롯데극장/02-423-8145공연&전시▶청소년 뮤지컬- {응급처치 경연대회〉없어질 위기에 처한 RCY부를 이끌어가는 담당교사 영심과 ‘범생’에서부터 ‘겜짱’, ‘몸짱’, ‘맘짱’, ‘귀차니스트’까지 서로 다른 7명의 아이들이 모여 ‘응급처치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갈등요인들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6곡 이상의 창작 랩과 음악, 역동적인 춤이 있는 청소년 감성 뮤지컬. 6월21일~7월20일/소나무극장/02-893-6977▶모노드라마-〈벽 속의 요정〉배우 김성녀가 1인30역을 소화해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공연 이후 ‘올해의 예술상’과 평론가협회 선정 ‘우수연극 베스트3’, ‘동아연극장 연기상’을 수상했다. 전쟁과 이념대립 등 격동의 시대, 반정부인사로 몰려 벽 속에 숨어 딸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몫까지 해내는 어머니 등 특수 상황에 놓인 가족사를 통해 인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오랜 무대경험으로 다져진 김성녀의 능숙한 춤과 노래솜씨를 감상할 수 있다. 7월6~23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747-5161▶연극-〈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의 뒤틀린 성적욕망에 의해 피해를 당하고 상처를 가진 남녀가 또다시 그 상처로 인해 자신을 자학하고 남을 폭행하며 결국 자멸에 이른다는 게 큰 줄거리다. 인간은 과연 욕망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 안에 감춰진 욕망의 실체는 무엇인가를 파헤치는 작품이다. 3중 액자구조의 독특한 구성을 취한다. 6월16일~7월2일/아르코예술극장 소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