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6월9일 오전 7시30분 철강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처음으로 쇳물이 생산됐다. 그로부터 33년이 흐른 지금 아시아 변방의 포항제철소는 세계 철강계를 호령하는 ‘거인’ 포스코로 성장했다. 실적과 국제경쟁력이 세계 유수 철강기업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수준인 것은 물론 사회공헌, 윤리경영 측면에서도 독보적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세계적인 철강분석 전문기관인 WSD는 포스코를 3년 연속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낙점했다. 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철강부문 최고기업으로 포스코를 손꼽았으며, <포춘>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포스코를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초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가 수여하는 투명경영대상을 수상, 명실상부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이런 상승세를 밑거름 삼아 ‘2006 한국 100대 기업’에서도 저력을 과시했다. 비록 종합순위 4위에 랭크돼 지난해보다 한 계단 내려서긴 했지만, 튼실한 경영성과만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당기순이익 등 핵심 지표는 1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유지할 정도로 탄탄하다.포스코는 2004년 매출액 19조7,925억원, 영업이익 5조540억원, 순이익 3조8,260억원을 기록했으며, 2005년에는 매출액 21조6,950억원, 영업이익 5조9,120억원, 순이익 4조130억원을 달성했다. 1년 만에 매출 9.6%, 당기순이익 4.9%가 증가한 것이다.또 자기자본수익률(ROE) 20.56%, 부채비율 24%로 이 역시 우량한 수준이다.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준공 당시 40.6%이던 자기자본비율은 2005년 말 80.6%로 훌쩍 뛰어올랐다. 특히 부채비율은 2002년 52%, 2003년 42%, 2004년 32.6%에 이어 크게 낮아졌다.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같은 실적은 세계 철강 시황 호조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제품가격 강세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6시그마에 의한 지속적인 개선활동 효과, 그리고 강한 윤리경영의 의지가 큰 작용을 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98년부터 추진한 프로세스 혁신(PI·Process Innovation)을 통해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재편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포스코는 설립 이후 이어오는 흑자 전통으로도 유명하다. 설비를 가동한 지 1년 만에 당시 투입된 외자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242억원의 흑자를 시현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적자 없이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처음부터 자체자금으로 사업을 확장, 2004년에는 조강생산량 3,000만t을 돌파하는 개가를 올렸다. 현재 1만9,000여명의 임직원이 770여종의 철강재를 생산, 국내는 물론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최근 포스코의 행보는 글로벌 경영에 맞춰져 있다. 창립 37주년인 2005년을 ‘글로벌 포스코’ 원년으로 선포하고 세계 최강 철강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후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상태다. 포스코-차이나 설립에 이어 포스코-재팬, 포스코-인디아의 설립을 마쳤다.특히 인도 프로젝트는 세계 철강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해외에 투자하는 한국 최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미탈스틸이나 아르셀로 등 규모 면에서 세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철강사들이 국경을 초월한 M&A로 덩치를 키운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독자적으로 해외에 나가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경우 또한 포스코가 처음이다.인도 프로젝트의 핵심은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 파라디프지역 약 500만평에 1단계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연산 슬래브 150만t과 열연코일 250만t을 생산하는 것이다. 1단계 완공 후 순차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최종 생산규모를 1,2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현지에선 이미 공고한 협력관계가 만들어져 있다. 오리사주 정부는 포스코 인도제철소의 경쟁력 있는 운영을 위해 30년간 6억t의 철광석을 사용할 수 있는 광권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철도, 도로, 용수, 전력 등의 인프라 계획을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 추진하기로 했다.거대 프로젝트 추진에 필수조건인 자본조달 기반 역시 이미 확보됐다. 94년 뉴욕증시, 95년 런던증시에 이어 2005년 11월 시가총액 기준 세계 2대 증권시장인 도쿄증시에 상장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성장의 바탕이 될 안정적인 자본조달 기반을 확보했다.포스코의 강점 가운데 고유의 친환경 저원가 혁신제선기술인 파이넥스(FINEX) 공법과 생산공정을 대폭 단축하는 스트립캐스팅(Strip Casting)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철강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포스코 역시 이들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기술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자동차 강판 등 전략제품의 판매량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새로운 철강 제조공법인 파이넥스 공법은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측면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사전에 가공하지 않고 직접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제철기술이 그것이다. 또 1,500도 이상의 쇳물을 0.2초 만에 롤 사이에서 응고시켜 두께 2~6㎜의 얇은 박판, 즉 핫코일을 만들어 내는 스트립캐스팅 공정은 ‘꿈의 주조법’이라고 불릴 만큼 혁신적이라 평가받고 있다.포스코는 최근 들어 사회봉사활동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포스코봉사단을 창단하는가 하면, 지난해 9월에는 포스코청암재단을 설립해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초에는 강진 피해를 당한 인도네시아에 긴급구호물품을 보내기도 했다.돋보이는 문화예술 지원활동은 지난해 ‘2005 메세나 대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기도 했다. ‘기업과 대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대학생 및 인근 주민들에게 고급 클래식 공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문화수준을 고양시킨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포스코가 지원하는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이다.한편 포스코가 펴고 있는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은 다른 대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공급사와 공동으로 원가절감이나 생산성 향상 등을 추진하고 그 성과를 공급사와 공유하기 위해 베네피트 셰어링(Benefit Sharing)을 도입했다. 첫해 12개사에 212억원을 성과보상 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총 15개사에 250억원을 보상했다. 이와 더불어 연간 중소기업 거래규모는 2005년 7조2,700억원 수준으로 2004년에 비해 1조2,300억원이나 확대했다. 평소 이구택 회장은 “중소기업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파트너임을 명심해 실질적 혜택이 중소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