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의 직함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경제부터 정치·법·교육에 이르기까지 워낙 방대한 영역의 전문가인 까닭에서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네소타주립대에서 MBA와 법학박사(로스쿨)를 취득했다.로스쿨 졸업 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유명 로펌의 파트너로 승승장구했고, 귀국 후엔 청와대 비서관에 이어 세종대 부총장까지 역임했다. TV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유명세를 떨쳤다. 당연히 세상을 논하는 관심사가 넓고 깊다. 지인들이 그를 ‘유연한 발상의 소유자’로 정의하는 이유다.그의 인생은 책 한 권이 바꿔놓았다. “대학시절 읽은 책 한 권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며 “그 책을 읽은 뒤 유학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Legal Reasoning>〉이란 책이다. 한국어로는 ‘법적인 사고’로 해석된다. “사고란 게 종류가 많잖아요. 예술적 사고도 있고, 철학적 사고도 있고…. 그런데 그 책에는 미국 로스쿨에서 법적인 사고를 가르친다고 써 있더군요. 하고 싶던 분야였죠. 배우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로스쿨에 가야지 싶었죠.”한 권의 책이 던진 화두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었다. 1977년 우여곡절 끝에 유학을 떠났다. 힘들었다. 당장 먹고사는 게 문제였다. 웨이터·택시운전사·잡역부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결국 운명을 바꾼 책과의 조우 후 정확히 8년 만에 로스쿨 학생이 됐다.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한 결과다. 미국 유학시절 그는 ‘공짜점심은 없다’란 걸 뼈저리게 배웠다. ‘불운한 건 불성실의 대가’라는 입장이다. 변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원칙도 자연스레 터득했다. 지금도 늘 “무임승차는 치욕이며 눈앞의 과실이 탐스러워도 독배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그는 직업상 책을 많이 읽는다. 일주일에 한 권씩은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시간 여유가 많은 주말에 몰아 읽는 편이다. 특히 경영서적을 즐긴다. “변화관리에 관심이 많다”며 “변화에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국가·기업경영과 관련한 경영철학서도 자주 읽는다. 그만의 독서법은 자유로움이다. “정독도 좋지만 책에 끌려다니면 곤란하다”고 못박는다. 어떤 책이든 즐겨야 읽혀지는 법. 때문에 다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릴 것을 권한다. “세상에 책은 많다”며 “읽히지 않는 책은 전적으로 저자 잘못”이라고 전했다. 전이사장은 본인이 베스트셀러 작가다. 2002년에 발간한 저서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10만부나 팔렸다. 올 여름에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협상 십계명을 다룬 책을 내놓을 예정이다.감명 깊게 읽은 책을 묻자 그는 5권의 책을 책장에서 골라왔다. <시장인가 정부인가>는 “인류의 숱한 시행착오란 게 결국 정부와 시장 중 어디에 문제해결을 맡겼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이것을 설득력 있게 다뤘다”고 추천했다.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는 IBM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CEO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한 필독서라고 전했다. <탁월한 CEO가 되기 위한 4가지 원칙>은 “굉장히 잘 쓴 책”이라고 평가했다. “소설처럼 쓰여 2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며 “탁월한 CEO에 관한 서적 중 가장 간결한 책”이라고 전했다. <인재전쟁>은 “역시 맥킨지(컨설팅사)답게 인재에 관해 눈을 뜨게 해준 책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변화의 중심에 서라>는 변화경영 실전기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변화관리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고 추천했다.세계경영연구원은 초일류 싱크탱크·CEO교육기관을 지향한다. 교육생의 90% 이상이 최고경영자·임원들이다. 쟁쟁한 CEO들이 이곳을 거쳤다. 네트워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총동문회는 그 자체가 한국재계의 파워집단이다. 커리큘럼도 최고다. CEO들 사이에선 학습강도가 세기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매번 지원자들로 넘쳐난다. 맥킨지는 세계경영연구원을 ‘한국에서 기업인에게 가장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으로 선정했다. 출범 3년 만에 최고 명성을 얻었다. 국내 CEO과정 중에선 최초로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협력시스템을 갖췄다.전영수 기자 ysjeon@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