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동산시장에서 5,000만원은 그리 큰돈이 아니다. 올 1월1일 기준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시내 아파트 한 채 값은 평균 2억8,680만원이다. 공시가격이 시세의 60~8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가격은 3억원을 웃돈다는 이야기다.전세값이 오르면서 5,000만원으로는 방 2개짜리 전세 얻기도 쉽지 않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5,000만원은 ‘그리 큰돈’이 아니라 ‘어림도 없는 돈’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시선을 틈새로 돌리면 방법이 있다. 발품을 부지런히 팔아도 답이 나온다. 5,000만원이 대접받는 부동산 상품이 적잖다. 아파트, 오피스텔은 물론 법원경매나 창업까지도 5,000만원으로 가능하다.물론 5,000만원을 ‘진짜 종자돈’으로 만들려면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자칫 ‘싼 게 비지떡’이 되고 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금이 적은 만큼 리스크 관리는 두 배로 신경 써야 한다.‘분양권 노려라’ 재개발 지분 = 재개발이 진행 중인 곳의 조합원 지분은 향후 아파트 분양권으로 바뀐다. 치열한 청약경쟁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일반 분양가보다 20% 정도 낮은 선에서 분양받을 수 있는 게 재개발 지분의 장점이다.하지만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곳은 지분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5,000만원 이하 소액투자자는 구역 지정을 앞둔 재개발 예정지 등 사업 초반부에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5,000만원으로 재개발 지분에 투자하기 위해선 ‘눈높이를 낮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남들이 모두 원하는 30평형대 이상이 아닌 20평형대 입주를 목표로 삼는다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재개발구역에서 30평형대 입주 가능한 지분은 가격이 강세이지만 20평형대 입주 가능한 지분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신영균 부동산프라자 대표는 “지분 쪼개기(분리등기)가 된 소형물건 중에는 전세를 끼고 5,000만원으로 살수 있는 게 적잖다”면서 “30평형대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작은 지분을 사서 20평형대 분양권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24평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6,700만원짜리(취득세, 등록세 등 세금까지 더하면 7,000만원 정도) 지분을 산 A씨의 사례를 보자. 현재 보증금 1,000만원, 월세 30만원으로 세입자가 살고 있어 A씨는 1,000만원 은행 대출을 받아 5,000만원 종자돈과 더해 투자를 했다. 이자는 연 8%로 1년이면 80만원. 월세수익이 1년에 360만원 정도여서 이자를 내고 남는다. A씨는 “투자금 대비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5.6% 정도 된다”면서 “미래가치를 덤으로 얻어 실제 수익률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단 재개발 지분은 어떤 부동산 상품보다 주의가 필요하다. 가격이 싼 경우 더욱 그렇다. 5,000만원 안팎의 재개발 지분은 대부분이 쪼갠 지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분양권이 주어지는 지분인지 확실히 파악한 후 투자해야 뒤탈이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체크 절차를 거쳐야 한다.첫째, 처음부터 다세대로 지어진 집이 아닌 경우는 분리등기한 시점을 따져봐야 한다. 이는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서울시의 경우 2003년 12월30일 이전에 분리등기한 경우 20평형대 아파트나 임대아파트 분양자격을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이후 분리등기된 물건은 한 건물에 분양권 한개만 배정된다.둘째, 재개발 조합을 방문해 분리등기된 다세대에 대한 정책을 따져봐야 한다. 분리등기가 된 다세대주택에 대해 분양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조합이 많지만 요즘은 빠른 사업의 추진을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셋째, 지역 개발계획을 면밀히 검토,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선별해야 한다. 주민 동의율이 높아 사업추진이 빨리 진행될 수 있는지 체크하는 것도 필수다.‘멀리 본다’ 소형 아파트 = 역세권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기간을 멀리 보는 투자로 적합하다. 더불어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로도 제법 쏠쏠하다. 서울지역의 경우 전세를 안고 산다고 하더라도 실투자금 5,000만원으로 모자라는 경우가 많지만, 미리 융자를 받은 아파트도 적지 많아 ‘잘 고르면’ 문제될 게 없다.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밀집지에서도 5,0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제법 많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 이상으로 높아 투자자의 부담이 줄어들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전세가 비율이 높은 단지는 그만큼 실수요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어서 향후 아파트값 상승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길게 보는 투자인 만큼 의도적으로라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곳을 찾아야 한다.관악구 봉천동 우성아파트 26평형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2억원인 반면, 전세가는 1억5,000만원선이다. 전세가 비율이 75%에 달한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18평형은 2,000만원만 가지고 있어도 살 수가 있다. 평균 매매가가 8,250만원인 반면, 전세가는 6,250만원이기 때문이다.수원 영통지구, 부천 범박동, 광주시 오포읍, 남양주시 오남읍 등 수도권 아파트 밀집지에서도 5,000만원 투자가 유효하다. 판교신도시와 수원 이의신도시 개발로 상승세에 들어선 영통지구의 벽적골 주공9단지 21평형은 평균 매매가가 1억2,000만원, 전세가가 7,750만원이다.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임대수요 확보가 관건이다. 그만큼 정확한 수요예측이 필요하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제아무리 역세권, 대학가 부근이라고 하더라도 소형 주택이 과다공급된 곳이라면 향후 손해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세 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골라 계약기간이 오래 남은 세입자를 안고 사는 게 가장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말했다.‘시세보다 싸게’ 법원경매 = 경매는 낙찰가가 시세보다 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거의 모든 부동산 상품을 망라할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파트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2003년 이후 최고치를 보이는 등 초강세를 타고 있다. 서울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84.24%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는 88.14%로 껑충 뛰었다.그러나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길이 없는 게 아니다. 소액으로 경매에 접근하려면 우선 감정가 액수부터 확인, 매수 가능한 물건을 선별해야 한다. 여러 번 유찰돼 예상낙찰가 수준이 크게 낮아진 물건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도 강남권이 아닌 지역에서는 다세대·단독주택 등이 2~3번 유찰돼 가격이 쑥 내려가는 경우가 제법 많다.이영진 디지털태인 부장은 “감정가 1억~1억5,000만원선의 상가, 소형 토지, 오피스텔, 다세대, 단독 등을 눈여겨보면 된다”면서 “유찰될 경우를 감안하면 이런 물건의 실제 낙찰가는 7,000만~1억원선”이라고 밝혔다. 이부장은 “5,000만원 외 모자라는 자금은 경락자금대출을 통해 융통할 수 있다”면서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는 경락대금의 60%까지 연 5% 이내 저리로 대출해줘 이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가용자금이 5,000만원뿐이더라도 좋은 조건의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실제 투자사례를 보자. 자영업자 C씨는 서울 중구의 28평 아파트를 실투자비 5,000만원으로 샀다.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2억3,000만원. 한 번 유찰이 되자 20% 감액이 돼 1억9,000만원선에 다시 경매에 부쳐졌다. C씨는 1억9,500만원에 낙찰을 받았지만 전세 1억2,000만원을 안아 실제로는 9,000만원 가량(세금 포함)이 필요했다. C씨는 4,000만원을 경락자금대출로 받아 해결했다.그러나 누구나 C씨처럼 바람직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영진 부장은 “반드시 현장답사를 통해 여러 조건을 체크해야 한다”면서 “여건이 여의치 않을 때는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경매전문업체에 맡길 경우 수수료는 감정가의 1% 또는 최저 매각가의 1.5% 가운데 선택하면 된다.‘나도 투잡족’ 공동창업 = 서울 테헤란로에 70평짜리 맥주전문점을 차리려면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까. 직장인 D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먹자골목에 맥주전문점을 차리고 ‘투잡족’이 됐다. 투자금은 3,700만원. 10명의 투자자가 총 3억7,000만원을 마련해 이뤄진 일이다.D씨처럼 여럿이 돈을 모아 번듯한 점포를 차리는 공동창업이 창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여럿이 모여 가능케 하는 새로운 창업 트렌드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와 참숯화로구이전문점 ‘화로연’이 대표적이다.이 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인토외식산업은 1년여 전부터 5개 점포를 공동창업으로 개설, 투자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는 공동창업 점포가 아니라도 국내 180개, 해외 6개의 매장을 보유한 우량 프랜차이즈업체다. 이효복 사장은 “창업희망자들이 높은 창업비용 때문에 돌아서는 것이 안타까워 공동창업 시스템을 도입했다”면서 “매장별로 10명 안팎의 공동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다른 직장을 가진 투잡족들”이라고 소개했다.지난해 오픈한 와바 도곡점의 경우 8명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각기 2,000만~5,000만원을 투자해 5~1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요즘 월 4% 안팎의 수익을 배당받고 있다. 연간 수익률로 따지면 50%에 달하는 고수익이다. 이대로라면 2,350만원을 투자한 최소액투자자는 2년도 안돼 투자원금을 회수하고도 남을 전망이다.명동에 위치한 화로연 투자자들도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다. 7명이 각기 5,000만~1억원을 모아 공동창업한 이 점포의 월매출은 1억5,000만원선. 평균 순수익이 3,700만원에 달해 한 명당 평균 5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나눠 갖고 있다.그러나 모든 공동창업 케이스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은 “투자형 창업은 투자할 브랜드의 경쟁력, 실제 운영자(점장)의 능력이 성공의 관건”이라면서 “자영업 자체가 개인의 특수성에 의해 성공이 좌우되는 경향이 큰 만큼 브랜드 파워가 강하고 장사 경험이 풍부한 운영자를 둘 수 있는 업체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