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덩달아 음식료를 비롯한 내수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음식료업체 중 음료, 빙과, 맥주 등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관심권에 들어섰다.주가도 환율하락에다 여름철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환율하락은 음식료 주가의 강한 촉매제다. 하지만 계절적 요인은 반복되는 것이기에 주가의 지속적인 모멘텀이 되기는 어렵다.음식료의 외형성장에 영향을 주는 두 축은 출하량(양)과 제품가격(질)이다. 2003년 이후 두 가지 축 중 하나인 출하량 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돼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출하량 정체는 일부 음식료품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라 라면, 음료, 주류, 제과, 제빵, 담배 등 모든 부문에서 나타났다. 음식료 출하량 증가율 둔화는 순환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으로 판단된다. 인구증가율 둔화, 인구구조 변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식품의 안전성 강조 등 인구 및 사회통계학적 요인으로 인해 출하량의 고성장시대는 막을 내린 것이다. 올 하반기 이후 음식료업체의 외형 성장은 가격상승(고급화)이라는 질적 요인에 의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제품가격의 상승은 3가지에 의해 이뤄진다.첫째, 기존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출하량이 정체하고 있어 기존 제품의 가격인상은 필연적이다. 둘째, 리뉴얼·업그레이드 제품의 출시다. 음식료품의 안전성과 웰빙을 강조하고 포장의 현대화를 통해 기존 제품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방법이다. 셋째, 고가의 신제품 출시다.일본의 경우 75~85년 소득증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음식료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즉 소득증가가 가파르게 나타났던 75~85년에 가공식품과 식료품의 가격상승 속도가 소비자물가를 크게 앞질렀다. 반면 음식료품의 생산량 및 출하량은 90년대를 기점으로 정체 및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한국은 출하량 증가 결과 그동안 가격상승이 원재료가격 상승 등 원가상승 요인이 있을 때만 이뤄져 왔다. 2006년 이후에는 이런 패턴이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고가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저항이 있지만 소득증가와 함께 제품 고급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가격상승은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따라서 한국도 1인당 GDP가 1만5,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식료품 등 음식료품의 가격상승 속도가 소비자물가를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음식료업체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원재료 구입가격에 영향을 주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변수는 환율, 국제곡물가격이다. 2004년 이후 주가상승은 내수경기 회복에 의한 경기변수가 아니라 외부변수의 호전 때문이다. 올 상반기 외형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음식료 주가가 꾸준한 이유도 원재료 구입가격의 안정 때문으로 풀이된다.환율은 올 하반기뿐 아니라 2007~2008년에도 음식료업의 가장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출하량, 가격, 국제곡물가격, 환율 중 단기간 음식료업체의 수익성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가장 큰 변수가 바로 환율이기 때문이다.최근 환율이 930원 안팎까지 하락했다. 환율과 음식료 주가는 반대로 움직여왔다. 환율 변곡점이 있을 때마다 음식료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음식료의 경기회복이 완만하더라도 환율하락은 주가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할 전망이다. 환율은 2008년까지 장기적으로 음식료 주가강세의 배경이 될 전망이다.국제곡물가격은 올 상반기 들어 원당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부 곡물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폭 상승하고 있다. 올 하반기와 2007년 상반기에는 곡물가격이 생산량 감소와 곡물재고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곡물재고율도 바닥 수준이 아니어서 음식료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정도인 평균 10% 이상의 상승세는 어려워 보인다.최근 유통업체의 마진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의 경우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이르는 유통채널은 생산자가 모든 것을 책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가 대폭 축소됐다. 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할인점이다. 유통망에서 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현재 약 20% 정도다.이 비중은 2010년에는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의 마진압박이 계속되고 있어 과도하게 높아진 판매비(광고비/판매수수료 등) 비중은 할인점의 포화가 예상되는 2008년까지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할인점의 마진 압박은 브랜드파워가 있고 확고한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을 가진 회사에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물류비가 축소되고 계획생산이 가능하며 1인당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유통업체의 가격할인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3~4위 업체는 할인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불리하다.음식료업종의 수익성은 2006년 하반기와 2007년 상반기로 가면서 꾸준히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s)가 나타나고 원재료가격과 환율하락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때문이다.또 판매비도 매출액 증가율 범위 내에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보다 경상이익률의 개선폭이 클 전망인데 이는 CJ, 오리온, 하이트맥주, 대상 등 일부 회사에서 계열사에서 들어오는 지분법 이익증가와 자산처분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올 상반기 음식료업체는 환율하락 및 곡물가격 안정과 판관비 억제 등을 통해 수익성은 어느 정도 지킨 것으로 판단된다. 또 수출주보다 내수주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상반기 주가는 시장을 따라가는 정도에 머물렀다.이는 2005년 과도하게 상승해 심리적 저항이 세진데다 출하량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 부진에 의한 기저효과와 환율하락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 나올 전망이다. 최근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유가, 중국의 금리인상 등은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판매량 부진 이외에는 큰 악재가 없다.문제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이다. 한국 음식료업의 올해 PER는 14.5배로 제조업 평균보다 높다. 하지만 CJ, 오리온, 하이트맥주 등 대규모 음식료업체들이 M&A를 통해 다른 사업에 진출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이 왜곡될 수 있다. 이들 3사를 제외한 음식료업체의 PER는 11.5배 수준으로 제조업 평균 정도다.2005년 이후 주가 급등으로 아시아권 음식료업종과의 갭이 축소됐다. 하지만 한국의 순수한 음식료업체의 PER는 최소한 아시아권 평균 정도는 평가받아야 한다. 이는 한국 음식료업체가 이익의 안정성이 높은데다 독과점업체가 많고 유통망이 강해 아시아 음식료업체와 비교해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음식료업종은 이제 양(量)의 시대는 가고 질(質)의 시대가 왔다. 질의 시대에는 가격인상과 더불어 유통망과 브랜드 강화, 해외시장 개척(직접 진출, 원재료 직수입, 수출확대), 웰빙 문화에 적극적 대응,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품질향상(제품의 안전성), 인구구조의 변화에 맞춘 제품개발,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는 회사만 살아남고 성장한다.향후 3년간 음식료업체는 실적 차별화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3년간 장기적 관점에서의 차별화 기준은 △브랜드와 유통망을 장악해 가격주도권을 가진 회사 △M&A에 성공해 제2의 성장기에 접어든 회사 △웰빙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한 회사 △캐시플로(Cash Flow)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배당이나 자사주를 매입, 주주중시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회사로 요약되는 분위기다.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내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