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주연의 한·중·미 공동제작 ‘무극’도 눈길

2006년의 국가 공휴일은 총 13일. 토요일과 일요일이 겹친 날을 빼면 총 10일밖에 없다. 그런데 토요일과 일요일이 모두 겹친 연휴가 있으니 바로 1월28일부터 30일까지 설 연휴다. 달력을 보면 빨간색이 연달아 3일이나 있어 기분 좋을 뿐 실상은 하루만 더 쉴 뿐이다. 극장가는 이럴 때 오히려 더 붐빈다. 고향 가기도 짧고, 여행 가자니 부족한 이 연휴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극장이다.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 할까? 기왕에 연휴 후 사람들과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영화를 골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래서 설 연휴 극장가에서 가장 인기 있을 영화 5편을 골랐다. 소개는 개봉일 순)<왕의 남자>조선시대 연산군 치하, 남사당패 광대 장생(감우성)은 연산(정진영)과 그의 애첩인 녹수(강성연)를 풍자하는 놀이판으로 한양의 명물이 된다.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로 끌려간 장생과 공길(이준기)은 왕을 웃겨야 하는 목숨을 건 놀이판을 벌인다. 여기서 살아남은 장생과 공길은 궁에 머물면서 왕을 위해 공연을 하고 그때마다 궁은 피바다로 변해간다. 한편 연산은 공길에게 녹수와는 또 다른 모성애를 느끼고 이에 장생-공길-연산의 미묘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설 연휴에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네티즌들이 꼽았다는 점이다. 또한 이미 500만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는 사실 자체가 매력 포인트다. 주요 캐릭터들의 극명한 성격들이 부딪히며 초래하는 파국은 웬만큼 꽉 짜여진 스토리라인보다 더 매력적이다. 그래서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또 다른 캐릭터에 동화되는 맛이 있다. 감우성과 정진영의 풍성한 감정연기와 또렷한 대사처리가 웰메이드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보장하며 새로운 장녹수 강성연과 신예 이준기의 매력이 신선하다. 10~20대 관객들에게는 장생-공길-연산의 멜로 감성이 어필한다. 특히 엔딩장면에 눈물을 흘리는 20대 여성관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30~40대 관객들은 픽션이 가미된 시대극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황산벌>, <패왕별희>, 셰익스피어 작품 등을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한다.12월29일/15세 이상/119분/감독 이준익/주연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강성연<투사부일체>5년 전 조폭의 신분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해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은 계두식(정준호)이 다시 교생실습차 고등학교에 가게 된다. 담당 과목은 윤리, 실습 첫날부터 개구멍으로 출근한 두식은 설상가상으로 조직 보스 상중(김상중)과 사제지간으로 만나는 상황에 처한다.<두사부일체>(2001)의 속편. 전편에 이어 조폭트리오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이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여기에 큰형님 김상중이 새로운 스토리의 중심에 섰다. 전편이 설정에 의해 코미디를 이끌어갔다면 <투사부일체>는 더욱 강력해진 캐릭터가 코미디를 만든다. 여기에 김샘, 춘자, 하하, 최윤영 등 개성만점 인물들이 출연해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두사부일체>, <가문의 위기> 등 코미디영화를 좋아하는 이에게 추천한다.1월19일/15세 이상/125분/감독 김동원/주연 정준호, 김상중, 정웅인, 정운택<홀리데이>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형을 받아 복역 중인 지강혁과 죄수들이 권총 1정과 실탄을 빼앗아 무장탈주한다. 원정강도와 가정집을 돌며 인질극을 벌이는 등 서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들은 탈주 9일째 되던 날, 자신들을 끈질기게 쫓던 경찰관 안석에게 발각되고 경찰과 최후의 대치극을 펼치게 된다.1988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던 지강헌 탈주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바람의 파이터>를 연출한 양윤호 감독 특유의 남성적 스타일이 묻어난다. 이성재의 악에 받친 연기와 최민숙의 악의 연기가 엉키며 관객의 감정마저 동요시킨다. 특히 이성재의 눈빛은 갖지 못한 자의 복수를 무섭게 발산하며 전작들의 착한 캐릭터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다른 느낌으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벌어진 범죄사건이기에 제작진의 의도와는 별개로 범죄미화에 대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분명 있다. <실미도>를 흥미롭게 봤던 관객이라면 좋아할 것이다.1월19일/18세 이상/120분/감독 양윤호/주연 이성재, 최민수<무극>시간을 알 수 없는 미지의 대륙. 빛보다 빠른 초인적 능력을 지닌 노예 ‘쿤룬’(장동건)은 야망으로 불타는 장군 ‘쿠앙민’(사나다 히로유키)을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장군의 갑옷을 입고 그를 대신해 왕국으로 떠난 ‘쿤룬’의 눈앞에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왕비 ‘칭청’(장백지)이 나타나고 그는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쿤룬’은 목숨을 걸고 왕비를 지켜내지만 자신을 ‘쿠앙민’으로 알고 있는 왕비에게 차마 애틋한 사랑을 전하지 못한다.한국, 미국, 중국이 공동 제작하고 3,0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판타지 대작이다. 중국영화답게 상상의 스케일이 거대하다. 거대한 만큼 과장도 심하지만 그게 오히려 <무극>의 맛이다. 자신의 운명을 초월해 사랑을 이루려는 노예, 절대미를 얻은 대신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는 왕비, 패배를 모르는 승리의 장군, 이들 캐릭터가 표현해내는 감정의 선은 영화 속에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오기 어렵다. 첸 카이거 감독의 미학과 철학이 담아낸 아름다움은 배경마저 캐릭터들의 감정을 표현해낸다. <영웅>과 <연인> 같은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에게 어울린다.1월26일/12세 이상/102분/감독 첸 카이거/주연 장동건, 장백지, 사나다 히로유키<치킨 리틀>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무언가에 의해 머리를 강타당한 치킨 리틀은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고향마을인 오우키 오크를 대혼란으로 몰고 간다.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진 것은 다름 아닌 도토리. 이로 인해 1년간 모든 이들의 놀림감이 된 치킨 리틀은 자신의 명예회복을 결심하지만 또다시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진다. 이번엔 진짜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일까? 마른하늘에 구멍이 뚫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치킨 리틀과 그의 절친한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다.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가족나들이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연령, 성별, 국적을 무시하고 모든 관객층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적어도 미국에서는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다. 또한 <치킨 리틀>은 <니모를 찾아서>에 이어 엄마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영화다. 비디오를 틀어놓으면 울던 아이도 얌전해진다는 니모의 신화를 ‘치킨’이 그대로 이어갈 듯하다.1월26일/전체관람가/90분/감독 마크 딘달/애니메이션볼만한 TV영화연휴에 비디오나 DVD를 빌려다보려면 많은 장애물이 있다. 일단 어른들 눈치도 봐야 하고 꼬마들 눈치도 봐야 한다. 이래저래 고민하다 보면 다 본 영화들뿐이다. 그럼 케이블로 눈을 돌려봐라. 신문 쫙 펼쳐놓고 아이들과 함께 빨간색 동그라미를 치는 맛도 연휴의 또 다른 재미 아니겠는가.▶맨 온 파이어캐치온 1월28일 오후 10시 / 별점:★★★☆ 7.73(658명 참여) / 감독: 토니 스코트 / 주연: 덴젤 워싱턴, 다코타 패닝, 크리스토퍼 워큰배우의 연기를 보는 맛, 박진감을 느끼는 맛, 다코타 패닝을 사랑하게 되는 맛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전 CIA 전문 암살 요원 존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마지못해 멕시코시티에서 사업가 사뮤엘의 아홉살짜리 딸 피타(다코타 패닝)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세상을 향해 단단히 벽을 쌓고 살던 크리시에게 이 무한한 호기심과 생기로 똘똘 뭉친 소녀 피타는 닫혀 있던 그의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돼 준다. 하지만 괴한들에게 피타가 유괴되고 크리시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게 된다. 부상에서 회복한 크리시는 유괴를 둘러싼 멕시코의 거대 범죄조직에 맞서 그들 뒤에 숨겨진 진실들을 하나씩 밝혀내며 가장 잔인한 복수를 감행한다.▶본 슈프리머시캐치온 1월29일 오후 2시30분 / 별점:★★★☆ 7.82(518명 참여) / 감독: 폴 그린그래스 / 주연: 맷 데이먼, 프랭카 포텐트, 브라이언 콕스점점 커지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맛, 맷 데이먼의 육중한 액션의 맛이 있는 영화. 기억상실증에 걸린 전직 CIA의 요원 제이슨 본(맷 데이먼 분)은 밤마다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는 자신을 제거하려는 CIA를 피해 연인 마리와 함께 떠돌이생활을 하지만, 왜 자신이 쫓겨야 하는지 이유조차 모른다. 쫓고 쫓기는 와중에 연인 마리는 CIA 요원에게 살해되고 제이슨은 자신이 모종의 음모에 연루돼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악몽이 바로 자신이 예전에 실제로 겪었던 일임을 확신하게 된다. 여러가지 단서들을 조각조각 이어붙여 퍼즐을 맞춰가던 제이슨은 러시아 의원의 암살사건과 관련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안녕, 형아캐치온 1월30일 오후 11시 / 별점:★★★★ 8.65(2282명 참여)/감독: 임태형 / 주연:배종옥, 박원상, 박지빈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맛, 아역배우들의 깜찍한 연기의 맛, 성장영화의 맛이 있다. 철부지 9살 장한이는 세상에서 무서울 게 없는 말썽천재다. 그런데 언제나 형아는 아프다. 알고 보니 형아는 머리 속에 나쁜 혹이 있어 머리를 열어 잘라내야 한다. 그리고 친구 욱이 녀석에게 신비한 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제 말썽만 부리던 한이가 바빠지기 시작한다. 욱이네 시골 뒷산에 있던 신비한 물을 가져다주면 형아도 눈을 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