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골프웨어 업체들은 줄곧 가시밭길을 걸었다. 경기침체로 내수부진이 계속된데다 브랜드들의 난립으로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된 까닭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은 자연도태라는 쓴맛을 봤고, 살아남은 회사들도 브랜드를 정리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이 크게 나아질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30대의 젊은 골퍼들이 증가하고 있고, 기능성 골프웨어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분석된다.심한보 테일러메이드 - 아디다스골프(이하 아디다스 골프) 한국지사장(44) 역시 골프 관련 시장의 환경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아디다스골프의 경우 기능성 골프웨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지사장의 향후 행보는 업계에서 관심 대상이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심지사장은 연초부터 다양한 마케팅 플랜을 내놓는 등 2006년을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한때 패션성을 강조하는 골프웨어가 인기를 끌었으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골프가 실외스포츠인 만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 이제 골퍼들은 라운딩 때 계절과 환경에 따라 최고의 컨디션과 활동성을 제공해주는 골프웨어를 선호하고 있는 셈이지요.”아디다스골프 역시 스윙시 몸이 편안하고 땀을 흡수해주는 등 기능성을 한 차원 끌어올린 제품에 ‘올인’(All in)한 상태다. 통풍을 강화하고, 바람을 막아주며 땀냄새를 처리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뛰어난 패션감각과 합리적인 가격대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공격적인 마케팅을 선언한 것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독일월드컵의 해를 맞아 축구와 골프를 결합시킨 마케팅으로 승부를 건다는 각오다. 먼저 한국축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자 수준급 골프실력을 자랑하는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과 독일에서 활약하는 그의 아들 차두리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또 최근에는 국내 최정상의 프로골퍼인 위창수와 후원계약을 맺는 등 선수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아울러 월드컵 공인구를 발로 퍼팅해 홀컵에 넣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독일월드컵 4강, 홀인원 이벤트’ 행사와 4월부터 5월까지 아디다스골프와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일정한 가격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월드컵 티셔츠를 나눠주는 이벤트도 준비해 놓고 있다. 이밖에 패션쇼 개최와 골프박람회 참가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유통채널 역시 다각화를 적극 꾀하고 있다. 특히 아디다스골프의 경우 현재 전국적으로 13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는데 연내에 20개로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백화점 영업망 확충에 힘을 쏟아 지금의 3곳을, 연말까지는 10곳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심지사장은 회사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2개의 브랜드를 관리한다. 두 브랜드는 아디다스가 9년 전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면서 한 식구가 됐다. 심지사장은 “아디다스의 철학은 한마디로 최고의 기능을 추구하는 데 있다”며 “골프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회사를 성과위주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직원 개개인의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경영의 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심지사장은 인터뷰 중간에 요즘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지사장 취임 11개월째를 맞은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할일이 기다려진다”고도 했다. 의욕과 자신감이 동시에 묻어나오는 대목이다.핸디 18의 실력을 자랑하는 심지사장은 골프 외에 새 노래 배우기와 부르기가 취미다. 신곡 가사를 수첩에 적어 갖고 다니며 외울 정도다. 신세대들의 마인드를 이해하고 새로운 감각을 익히는 데 신곡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약력1962년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회계학과 졸업. 네슬레 관리팀. 한국 보오그워너 오토모티브 파이낸스 콘트롤러. 99년 아디다스코리아 CFO(재무최고책임자). 2005년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골프 한국지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