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진화, ‘디지로그’이어령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디지로그’론이 신년 벽두부터 신문과 TV를 장식했다.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합성한 말로 ‘인터넷의 어두운 면을 극복하고 앞으로 다가올 후기 정보사회의 밝은 미래를 모색하자’는 게 이 전 장관이 주장한 디지로그론의 핵심이다. 인간적인 감성에 대한 관심은 비단 이 전 장관만의 생각은 아니어서 몇몇 민간경제연구소에서도 ‘디지로그’를 새해 키워드로 제시했다. 결국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실제로 지난해부터 IT분야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해 이미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제품이 엡손의 레인지 파인더 디지털카메라 R-D1.지난해 한국에 첫선을 보인 엡손의 디지털카메라 R-D1은 디지털센서를 내장하고 있음에도 필름감기 레버를 움직여 셔터를 장전하지 않으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또 내장 거리계를 이용해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아날로그식 특징이 있어 불편함이 따르는 카메라다. 하지만 이 카메라는 “디지털 시대에 사라진 감성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이유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IT제품의 얼리어답터(Early-adopter)를 자처하는 곽동수 한국싸이버대학교 컴퓨터정보통신학부 교수는 “이 제품의 경우 다른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싼데도 여간해서는 중고가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IT제품 마니아 사이에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이 제품은 외관 역시 과거 필름카메라의 모습과 비슷하다. 전원을 켜면 아날로그 계기판 4개가 각기 제 위치를 찾아 정렬된다. 촬영 가능한 컷과 화이트밸런스, 배터리의 사용 정도를 표시한 계기판은 아날로그식 디자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또 MSN이 지난해 4월에 내놓은 메신저 7.0버전에도 디지로그가 반영된 기능이 추가됐다. 직접 필기 입력하는 ‘잉크’ 대화 기능으로 원하는 타입의 펜을 골라 입력창에 글씨나 그림을 쓰고 그릴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자신의 필체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아날로그 감성을 반영한 셈이다.튀고 싶다면 아날로그로세계적인 명품 오디오로 인정받고 있는 덴마크의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에서는 2006년을 맞아 신제품을 내놓았다. 베오사운드3라는 이름의 휴대용 오디오 시스템으로 SD(Secure Digital)카드를 이용해 자신이 즐겨듣는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게 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SD카드는 MP3플레이어인 베오사운드2에서도 호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미래지향적 기술과는 전혀 딴판으로 이 제품의 외관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닮았다. 기능은 첨단이지만 디자인은 아날로그풍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이처럼 디자인에 아날로그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경우는 명품으로 불리는 고급제품 업체에서 자주 눈에 띈다.뱅앤올룹슨이 삼성과 손잡고 만든 휴대전화 세린 역시 디자인 면에서 아날로그적인 특징을 가미한 제품이다. 유럽에서 1,000유로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과거 다이얼 전화기를 연상시키는 원형 키패드 디자인을 채택한 것으로 블루투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지난해 초부터 한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BMW 미니는 초대 미니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곳곳에 클래식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시킨 게 특징이다. 박스형 차체에 타원형 헤드램프, 구식 스타일의 연료주입구 뚜껑 등을 단 겉모습은 초대 미니의 디자인이미지를 닮았다. 차체 안쪽을 봐도 아날로그적인 디자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시보드 한가운데는 4개의 원을 적용해 만든 커다란 원형의 계기판이 있다. 미니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눈에 띄는 이 계기판에는 수온계와 연료계, 시계, 각종 경고등 등이 모여 있다. 원형 계기판 양옆에는 60~70년대 자동차의 것과 똑같이 생긴 에어벤트와 크루즈컨트롤, 비상깜빡이 스위치가 자리해 있다. 또 미니의 통풍시스템은 수동이다. 바람세기도 수동으로 조작하고 자동온도조절장치 기능도 없다. 자동차 시트조절도 수동으로 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점을 불편하다기보다는 멋스럽다고 평가한다.명품뿐만 아니라 개성을 반영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제품군의 경우 역시 아날로그가 주목받고 있다. 휴대전화, PDA 등의 보급 확대로 누구나 스케줄 관리를 손쉽게 디지털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지만 손으로 써서 일정을 체크해야 하는 시스템 다이어리는 오히려 최근 몇 년새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디자인 문구 전문업체의 캐릭터 다이어리는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은 물론이고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 문구코너에서도 매출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이병규 교보문보장 문구구매팀 주임은 “2002년 소규모의 기획전으로 선보였던 캐릭터 다이어리의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늘고 있다”면서 “지난해는 아예 17평 규모의 매장을 따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10~20대 여성으로 국한됐던 소비자 층도 최근에는 남성 직장인으로까지 확대됐다는 게 이주임의 말이다.그는 이 같은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의 독특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인데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에도 적합한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인 올해는 모차르트와 관련된 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교보문보장에서도 이와 관련된 제품을 준비 중”이라면서 “복잡한 디지털 제품보다 단순한 기능의 아날로그 제품이 오히려 트렌드에 맞는 신선한 제품을 내놓을 여지를 더 많이 지니고 있는 격”이라고 덧붙였다.이밖에도 최근 DIY(Do It Yourself) 바람을 타고 손뜨개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손뜨개 니트는 최근 미국 할리우드 등지에서도 크로셰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하나밖에 없는 옷’이라는 점에서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게 해 주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아이템인 셈이다.인간성 복구, ‘휴머니티’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성 회복, 즉 휴머니티에 대한 그리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느림의 철학, 슬로푸드, 추억 비즈니스 등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에서는 청계천 복개공사로 명성을 잃고 그나마 동대문운동장에서 명맥을 유지해 오던 ‘황학동 벼룩시장’이 부활했다. 이색상품과 중고품 거래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것.요즘 옥션에서는 꽃문양 떡살(2만원), 불에 달군 숯을 올려놓고 옷의 주름을 펼 때 사용했던 프라이팬처럼 생긴 무쇠다리미(2만~4만원), 물레에서 뽑아낸 실을 감아뒀던 나무실패(2,000~3,000원) 등 디지털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독특한 상품을 파는 판매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게 옥션 관계자의 말이다. 옛 트랜지스터라디오(1만~2만원대)나 나이테 주판(6,000원), 양은도시락(4,900원) 등도 구매자들이 몰리는 아이템이다.또한 심수봉, 나훈아, 남진, 신중현과 서태지와 아이들까지 LP앨범도 평균 1장당 2,000~1만원선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전통 가마솥의 경우 천연소재로 만들어져 환경호르몬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돼 지난해 12월에는 하루 평균 230여개가 팔려나갔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전기밥솥은 하루 평균 130여대 팔렸다. 이 같은 아날로그 제품의 인기에 대해 배동철 옥션 커뮤니케이션실 이사는 “빠르게 발전하는 IT세상 속에서도 옛것을 그리워하는 구매자들의 손길은 여전하다”면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첨단 물품과 함께 옛 물건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쇼핑의 또 다른 매력으로 자리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런가하면 기계적인 느낌이 나는 컴퓨터 출력물 대신 사람이 직접 쓴 광고판인 POP(Point of Purchase)손글씨가 유행이다. 컴퓨터로 작성하고 프린터로 인쇄한 광고물이 규격화된 깔끔한 맛은 있어도 획일적이라는 단점이 있는 반면, 사람이 쓴 필체 광고문에서는 제작자의 정성을 읽을 수 있다. 할인점 등에서 POP손글씨가 화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POP디자이너는 주부들의 유망 부업으로 떠올랐고 관련 강좌도 늘고 있다. POP디자인을 직접하면서 강의도 병행하고 있는 오연화 헬로아트 예쁜글씨 POP학원 원장(37)은 “손글씨 광고를 이용한 이후 매출이 증가했다는 상인이 늘면서 강좌에 대한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원장은 “최근에는 할인점이나 소규모 상점뿐만 아니라 부산교육청에서 행사 광고물을 의뢰할 정도로 손글씨 광고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아무리 잘 만든 인쇄광고도 ‘잘 만들었다’는 반응을 유도할 뿐이지 손글씨 광고처럼 ‘먹음직스럽다’거나 ‘재미있겠다’는 식의 인간적인 느낌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 전부터 서울에서도 학원을 열고 강의를 하고 있는 그녀는 최근 서울 분원을 확장하기도 했다.인간성 회복에 대한 관심은 가장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하게 마련인 TV광고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근 ‘일상마케팅’이라는 컨셉으로 일반인 모델과 평범한 일상을 주제로 만든 TV광고가 부쩍 눈에 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제일기획에서는 1324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보고서 <디지털후세대(PDGㆍPost Digital Generation)>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포스트디지털 세대인 13~24세는 인간보다 기술을 중시하는 디지털 시대의 차가움을 극복하고 인간중심적 사회를 복구하고자 하는 ‘아날로그적 가치의 복권(復權)’을 추구하는 세대다.이처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아날로그가 각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 본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여준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디지털이 극단화되다 보면 반발심리로 감성적인 것을 찾는 방어시스템을 갖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면서 “따라서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에도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들어 있어야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또 “디지털의 극단까지 경험한 소비자의 경우 과거로 회귀하려는 묘한 심리가 있다”면서 “제품의 첨단 기능만 강조하던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결국 아날로그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유행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사회가 첨단화될수록 동전의 양면처럼 아날로그에 대한 지향성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INTERVIEW 김종건 필묵 캘리그래피&디자인 대표‘기계문명의 차가움 덜어줘 인기’“디자인이라는 게 결국 사람을 위한 것 아닌가요. 그래서 컴퓨터보다는 인간의 감정까지 전달해주는 손글씨가 각광받는 겁니다.”김종건 필묵 캘리그래피&디자인 대표(35)의 직업은 캘리그래퍼(Calligrapher)다. 붓을 가지고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김대표의 손글씨는 영화포스터, 제품패키지, 광고, 인테리어용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영화<복수는 나의 것> <챔피언>의 포스터나 농심의 ‘춘면’, 오뚜기 ‘생우동’, 로제화장품의 ‘십장생’ 패키지의 글씨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이쯤 되면 “문방오우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종이, 붓, 먹, 벼루에 이제는 컴퓨터를 한 가지 더해야 문인의 서재가 완성됩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새로운 영역이 열린다는 이야기죠.”초등학교 4학년 때 서예와 인연을 맺어 서예과를 졸업하고 서예전문지 기자를 거쳐 폰트개발업체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가 캘리그래퍼로 나서게 된 것은 ‘서예의 대중화’라는 목표가 있어서였다.“어느 날 일본 상업서예에 관한 홈페이지를 발견하고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서예를 전공했지만 대중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었습니다.”그에 따르면 일본은 이미 10년 전부터 상업서예가 도입돼 길거리를 잠깐만 돌아다녀 봐도 붓글씨로 된 간판이나 광고물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그가 필묵 캘리그래피&디자인을 열게 된 것이 99년 11월, 그러니까 나이 서른이 채 못 됐을 때였다.“그때만 해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영화사나 광고기획사를 찾아가 제 일을 설명하면 ‘이런 걸 돈 주고 해요?’ 하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저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지만.”(웃음)2002년께부터 그의 작업을 원하는 수요가 늘더니 지금은 신문광고나 영화포스터 한 작품에만 수십에서 수백만원의 비용을 감당할 정도로 캘리그래피를 인정해주는 이가 늘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최근 그는 생활도자기, 벽시계 등으로 손글씨의 활용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수출까지도 계획 중이다. 그가 말하는 손글씨의 장점은 디자인의 컨셉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대중과의 소통을 돕는다는 이야기다.예컨대 힘찬 필치는 힘찬 기운을, 어린아이의 글씨는 귀여운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는 이렇게 디지털로 소화할 수 없는 부분을 가진 손글씨의 전망을 밝게 봤다.“컴퓨터와 기계문명이 발전하면서 기계적이고 차가운 게 늘어나죠. 손글씨는 그런 것들로부터 휴식할 수 있는 터전이 될 겁니다.”결국 어떤 분야든 각 분야 디자인에 상상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게 그의 꿈인 셈이다.INTERVIEW 이성훈 LP25 대표사람은 추억을 먹고 살아1997년부터 LP음반 전문매장을, 그리고 99년부터는 온라인 매장(www.lp25.com)도 함께 운영해 온 이성훈 LP25 대표(47)는 지난해 봄부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에서도 LP음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로확대 차원에서다.“옥션의 매출비중은 전체의 20% 정도입니다. 오프라인이나 기존의 온라인 매장과 달리 저가음반이 많이 팔리는 걸 보면 LP음반 인구의 저변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주요 소비자의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여전히 40대의 매출비중이 높은 가운데 옥션 판매 이후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이 그에게는 색다른 느낌이다.“예전에는 LP음반을 고물 취급하며 버리는 사람이 많아서 음반을 구하기가 지금보다 수월했어요. 요즘은 이사할 때도 LP음반을 버리는 경우가 드물어서 좋은 제품 구하기가 어려워요.”‘앤티크’(Antique), 즉 고미술품이 인기를 얻듯 LP음반 역시 오래될수록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디지털로 듣는 음악은 편리하지만 소모해 버리는 성격이 강하지 않습니까. 아날로그는 내가 움직여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그래서 즐거움이 배가 되고 또 소유에서 갖게 되는 만족감도 무척 큽니다.”턴테이블이 돌아가는 데서 멋이 느껴지고 음반을 올려놓는 과정이 즐거우며 CD음반보다 훨씬 큰 앨범재킷 사진을 보는 일도 또 다른 재미라는 게 이대표의 ‘LP예찬’이다. 더욱이 명품 도자기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높게 인정받듯 명반의 가치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렇게 오래된 음반이 ‘앤티크화’되면서 그가 판매하는 가수 신중현의 일부 음반은 100만원 이상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90년대부터 LP 판매를 해 온 그가 인터넷 보급이 확산된 2000년대부터 사업이 정상화됐다고 느낀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LP음반이 단종된 94년 이후 대부분 음악팬들이 CD를 구매했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LP명반을 찾는 마니아층이 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일종의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인 셈이다.“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마니아층이 연결될 수 있었던 겁니다. 예전에 LP음반 오프라인 매장을 생각해 보면 지역적인 한계가 있지 않았습니까. 온라인이 있어서 아날로그인 LP음반 비즈니스가 클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MP3플레이어의 확산으로 음반업계가 위기의식을 느끼는 요즘이지만 월매출 1,000만원을 자랑하는 이대표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욕구만 잘 읽으면 당분간 음반 비즈니스의 전망은 밝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