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론에는 ‘사람을 읽으면 인생이 즐겁다’는 의미의 구절이 꼭 들어 있다. 반드시 인생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사람을 읽어 좋은 것은 인생이나 장사나 별반 다를 게 없어서다. 따라서 ‘사람을 읽으면 장사가 행복해진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장사에서 ‘사람’이란 바로 ‘고객’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고객 없이는 비즈니스도 없다’(no business without a customer)고 했다. 특히 여성고객을 잡으려는 업종이라면 그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우선 여성고객이 뭘 좋아하는지를 발견하려고 애써야 한다. 가령 고객의 연령대를 세분화해 집단을 나눈 다음 직업이나 경제력, 사회적 지위와 체면, 신분, 환경 등을 고려해서 ‘여성들이 깨닫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여성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적시에 맞춰 판다면 장사가 무척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독특한 마케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총각네 야채가게’가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 야채가게를 창업했을 때 까다로운 강남 주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싱싱한 야채와 과일만으로는 뭔가 모자랐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더해진 마케팅이 바로 총각들과 그들의 고객친화 퍼포먼스다.이영석 사장은 주부가 뭘 좋아하는지, 주부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욕구가 무엇인지 간파했다. 사실 이것만 제대로 알면 복잡한 이론 따위는 몰라도 상관없다. 만약 이 가게가 총각들이 아닌 유부남들로 구성돼 있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아마도 오늘날의 성공신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장사를 잘하기 위해 복잡한 경영이론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상대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또 뭘 필요로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극심한 경쟁을 뚫고 시장진입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총각’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간판도 아예 ‘자연의 모든 것’에서 지금의 ‘총각네 야채가게’로 바꿨다. 그랬기에 주부들의 발길을 계속해서 붙잡고 남다른 서비스 제공으로 주부들의 마음도 설레게끔 만든 것이다.이 야채가게의 성공 스토리는 예비창업자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또한 매출이 부진한 가게도 보고 배울 점이 적잖을 것이다. 특히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면 간판의 상호부터 서비스, 창업자 마인드까지 수정ㆍ보완해야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진리를 가르쳐 준다.가장 이상적인 마케팅이란 한마디로 ‘고객중심’이다. 결코 창업자 중심이 돼선 안된다. 내가(창업자가) 편하기 위해 고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장사를 해선 곤란하다. 이런 경우 장사의 도리를 깨우치지 못할뿐더러 매출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고객의 편의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편의시설과 서비스에 아주 민감한 편이다. 왜 장사가 잘되는 커피전문점의 여자화장실은 남자화장실보다 크고 좋은지, 인테리어는 왜 밝고 깨끗한지 몸소 깨달아야 할 것이다. 큰 창을 내 밖을 내다볼 수 있게 하고, 여럿이 담소와 세미나를 열 수 있는 작고 예쁜 방을 만든 가게도 요즘 흔히 찾아볼 수 있다.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다. 여성고객의 취향과 지향하는 바를 간파한 업주와 그렇지 않은 업주는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든다.한 아동복 가게에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비디오를 구비하고 하루 종일 만화영화를 상영한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쇼핑을 다니지 못하는 여성고객들에게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만화영화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칭얼대는 아이들도 이 가게에선 얌전해진다. 엄마는 매장에서 편하게 아이들의 옷을 쇼핑할 수 있다. 간단한 만화비디오 상영장비를 구비하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발상전환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요즘 감자탕전문점의 변화는 또 어떤가. 심지어 돼지갈비전문점에서도 실내놀이터 시설을 들여놓고 있다.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하는 외식업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필수로 구비해야 선택받을 수 있는 시대다.여성고객을 잡으려면 업종의 성격을 분명하게 하는 것보다 편의성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방법이 세련되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화장실, 놀이터, 마루나 바닥, 의자, 조명, 출입구 등에 여성고객을 한껏 배려했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다. 여성고객이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나를 위한 것이구나’ 하고 느낀다면 금상첨화다. 이것이 바로 최대의 경쟁력이다.1,000만원으로 시작해 4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올린 화장품 브랜드 ‘미샤’의 성공비결을 보자. 서영필 사장은 “똑똑한 소비자(여성고객)들이 오늘날 미샤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저 소비자들이 시키는 대로 따라갔을 뿐”이라고 말한다.‘소비자들이 시키는 대로’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뜻이다. 보통 창업 초기에는 이를 잘 따라가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창업자 생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 중심이 아닌 창업자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때는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잘못된 길임을 깨달았을 때 소비자들은 저만치 보이지 않는 샛길로 빠져 나가고 없기 때문이다. ‘애인은 기다려 주지만 소비자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여성고객을 붙잡고 싶으면 두 귀를 활짝 열고 부지런히 어깨를 맞추면서 바삐 따라가야 할 것이다.여성고객을 잡는 것도 요령이 있다. 주요 타깃이 10대면 10대의 생각으로, 20대면 20대의 감성으로, 주부면 주부의 경제논리와 철학으로 다가서야 제대로 먹힌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가 뭘 더 좋아하는지, 뭘 진짜 원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언제나 ‘마케팅은 고객 중심’이어야 한다.프랜차이즈 가맹 법률상식(8) / 정보공개서 제도임원의 ‘법 위반 사실’ 명기해야오영수씨(가명)는 3년 전 직접 A라는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전개했다가 부도를 맞았다. 오씨에게 이 경력은 되도록 감추고 싶은 과거. 이후 오씨는 가맹본부 K에 임원으로 취직돼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맹본부 K도 정보공개서의 임원 경력을 기재할 때 오씨의 3년 전 부도 사실을 기재하지 않아 기를 살려주었다.그런데 A브랜드의 가맹점사업자로 영업을 하다 가맹본부 부도와 함께 망한 경험이 있는 최현준씨(가명)는 우연찮게 가맹본부 K와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정보공개서를 교부받았다. 최씨는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다가 오씨의 이름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전에 부도를 내 막대한 피해를 안겼던 A브랜드의 전 대표가 맞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구나 정보공개서에는 그런 경력이 쏙 빠져 있었다. 이에 최씨는 가맹본부 K가 허위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다. 과연 K는 허위정보를 제공한 것일까?정보공개서에는 중요한 다섯 가지 사항이 있다. 가맹사업법은 이 다섯 가지 사항을 누락하는 경우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을 위배한 것으로 봐 법적 제재를 한다. 이 다섯 가지 사항은 1)가맹본부의 상호ㆍ명칭, 사무소의 소재지 및 당해 가맹사업의 영업표지에 관한 사항 2)가맹본부 임원의 법 위반사실에 관한 사항 3)가맹점사업자의 부담에 관한 사항 4)영업활동에 대한 조건 및 제한에 관한 사항 5)교육ㆍ훈련 프로그램에 관한 사항이다.흔히 정보공개서에서 혼동하는 문제 중 하나가 임원의 경력과 법 위반 사실에 관한 사항이다. 임원의 경력에 관한 사항은 일반 현황에 속하는 것으로, 정보공개서상 중요사항이 아니다. 반면 법 위반 사실은 꼭 명시해야 하는 사항에 속한다.따라서 임원의 경력에 관해 적극적으로 허위 또는 과장된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단순히 사실을 누락하는 정도로는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게 아닌 셈이다. 그러나 임원의 법 위반 사실에 관한 내용은 중요사항으로 봐 누락한 사실만으로도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