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두 연인은 헤어져도 서로를 영원히 욕망한다. 욕망은 그들이 갈라선 후에도 내부에 존속한다. 사랑이란 결별한 후에도, 장례를 치른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명언은 일찍이 프랑스 멜로영화 <라빠르망(1996)>의 모티프가 됐다. 2년 전 돌연 사라졌던 애인을 찾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 남자의 영혼을 사로잡는 여인으로 뇌쇄적인 자태의 모니카 벨루치를 내세우고 현재와 과거를 리드미컬 하게 넘나들다가 마지막 순간에 비밀의 베일을 벗기는 미스터리 구성이 관객을 사로잡았다.폴 맥기건 감독의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라빠르망>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버전이다. 할리우드영화답게 해피엔딩이라는 것이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모니카 벨루치를 대신하는 연기자로는 액션영화 ‘트로이’에서 전쟁의 불씨를 제공한 전설의 미인 헬렌 역을 맡았던 다이앤 크루거다. 벨루치나 크루거가 맡은 배역은 남자를 첫눈에 사로잡아 강렬한 욕망과 집착에 빠져들게 만드는 여인 역이다. 그리고 사랑은 광기와 욕망의 결합체라는 주제를 표현한다.카메라도 흥분과 긴장의 분위기로 사랑의 속성을 포착한다. 주인공 매슈(조시 하트넷)가 리사(다이앤 크루거)를 추억하거나 찾아가는 장면들은 핵심적인 사항만 제시되고 뚝뚝 끊어지거나 점프하기 일쑤다. 매슈가 리사의 호텔방을 찾아간 장면이 대표적이다. 리사와 관계되는 장면들에서 풍경은 왜곡되거나 슬로모션으로 제시된다.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동일 화면에 포개지기도 한다. 전화 속 목소리는 직접 관련 없는 장면 위로 흘러나온다.매슈가 남자친구나 약혼녀와 대화하는 장면은 대조적이다. 대사와 동작들은 차분하게 전개된다. 진정한 사랑이 없다는 얘기다.추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촉각과 후각, 청각 등을 동원한 것은 신선하다. 매슈는 리사의 체취와 목소리를 기억함으로써 그녀의 자취를 떠올린다. 시각은 다른 감각보다 객관화하거나 지배적인 힘이 강하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다른 감각들은 사랑의 주관적인 속성을 드러낸다. 매슈는 리사의 모습이 찍힌 비디오캠을 본 후, 즉 시각에 의해 그녀에게 매료되지만 후각과 청각으로 사랑이 완성된다.매슈를 둘러싼 세 여인은 사랑과 연애의 속성들을 대변한다. 추억의 연인 리사는 진실한 사랑의 상징이다. 현재의 약혼녀는 안정을 희구하는 타협의 산물이다. 제3의 여인 알렉스(로즈 번)는 사랑의 부정적 단면인 소유와 질투를 대변한다. 사랑의 비이성적인 성격을 주제로 내세웠기 때문에 알렉스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10월13일 개봉, 15세 이상.개봉영화▶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영국 로맨틱코미디 <러브 액츄얼리>의 한국 버전. 여러 커플들이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세심하게 포착된다. 감독 민규동. 출연 엄정화, 임창정, 황정민, 김수로, 주현, 오미희, 윤진서, 정경호, 서영희, 김유정▶너는 내 운명에이즈에 걸린 창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형상화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순애보가 감정의 심연을 탐사한다. 주연 전도연과 황정민의 연기가 일품이다. 노인들의 성애를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이 연출했다.▶강력3반강력계 형사의 애환을 그린 액션코미디. 주인공은 가정을 돌보기 어려울 만큼 바쁜 일과에도 보수가 형편없는 형사 직업에 불만인 애인을 위해 다른 직장을 알아본다. 그러나 선배의 죽음으로 범인을 추적하면서 형사가 천직임을 알게 되는데…. 주연 김민준, 허준호, 감독 손희창▶칠검서극 감독의 무협액션. 한국, 중국, 홍콩의 합작품이다. 명청교체기에 양민을 학살하는 악당들을 퇴치하기 위해 활약하는 7인의 영웅들을 그렸다. 여명, 양채니, 견자단 등 홍콩배우들과 한국배우 김소연이 주연을 맡았다.▶미스터주부퀴즈왕커리어우먼의 남편이 살림살이를 하던 중 퀴즈왕에 도전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사랑을 찾는 코미디. 한석규가 오랜만에 코믹한 연기자로 변신했다. 신은경이 커리어우먼, 공형진이 한석규의 친구로 등장한다. 감독 유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