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포털’은 브로드밴드와 인터넷을 결합시켜 디지털TV에서 영화, 게임, 음악, 잡지, 미디어, 정보 등 다양한 웹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TV포털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다. 네트워크 환경을 이용해 거실이 유치원, 학원, 노래방, 만화방, DVD방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줄 서비스가 바로 TV포털이란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TV포털은 방송영역인 TV와 통신영역인 인터넷의 결합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 따라서 본격적인 방송통신융합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통신망사업자, 인터넷 포털업체, 콘텐츠 제공업체(CP), 가전업체 등이 TV포털이라는 새로운 전쟁터에서 승부를 겨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방송통신융합시대를 코앞에 두고 관련 정부부처들과 학계 역시 준비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TV와 인터넷의 경계를 허무는 TV포털 = TV포털은 디지털TV에서 영화, 게임, 음악, 미디어정보 등 다양한 웹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PC를 영화나 음악 등 멀티미디어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TV로 발전시켰다고 생각하면 된다. 디스플레이인 모니터가 디지털TV로, 플랫폼인 PC가 인터넷으로 역할만 바꾸는 셈이다. 예를 들어 집안의 디지털TV와 인터넷이 연결돼 있고 서비스에 가입만 하면 수백가지에 이르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TV포털은 ‘TV’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합친 개념이다. 이용자는 TV를 시청하다가 리모컨만 누르면 바로 포털사이트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업체들은 생활정보, 교육, 음악, 영화, 뉴스, 쇼핑,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TV포털을 통해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포털의 온라인 콘텐츠 위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TV포털 전용 콘텐츠가 등장할 전망이다.정보통신부가 2003년 7월 BcN(광대역통합네트워크)사업을 발표하면서 IP-TV(인터넷방송)와 함께 TV포털이란 용어를 썼다. 초기 논의의 초점은 주로 IP-TV에 집중됐다. IP-TV는 TV포털을 포함하는 상위개념이고 TV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IP-TV보다 TV포털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다. IP-TV는 통신망(IP)을 이용해 방송(TV)을 전송하는 개념이다. 즉 방송이나 통신 어느 한 영역에 속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융합형 서비스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방송통신융합 서비스를 규정할 법적 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IP-TV를 방송으로 봐야 할지, 통신으로 봐야 할지의 논란이 계속돼 왔다. 특히 방송과 통신영역을 각각 관할하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IP-TV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대립해 오고 있다.반면 TV포털은 IP-TV와 매우 유사한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통신영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무부서도 정보통신부다. TV포털로도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지만 TV포털은 방송영역 침범이라는 혐의를 간단히 비껴가고 있다. 방송 콘텐츠를 단지 VoD(Vedeo on Demand) 형식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TV포털은 영상 콘텐츠를 메뉴판식으로 나열하고 이용자가 골라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편성의 개념이 포함된 IP-TV와 달리 통신영역에 속한다는 것이다.▷ TV포털 어떻게 즐기나 = TV포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TV와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반드시 디지털TV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TV 화면에서 인터넷 콘텐츠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해상도와 선명도가 뛰어난 디지털TV가 좋고 대부분의 사업자들도 디지털TV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셋톱박스는 하나의 작은 컴퓨터와 다름없다. 셋톱박스는 TV로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TV포털은 소형 컴퓨터가 달린 TV와 이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TV포털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그대로 옮겨온 것은 아니다. TV포털은 인터넷 콘텐츠 가운데서도 TV로 볼 때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TV라는 표현형식에 맞게 변형해 서비스한다. 콘텐츠뿐 아니라 유저인터페이스(UI) 역시 이용자가 리모컨만으로도 원하는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화한 모습이다.이용자들은 처음 TV포털 서비스에 가입할 때 사용자인증을 거치게 되고 이후에는 리모컨을 통해 숫자 등 암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인증이 가능하다. 이런 인증 시스템을 기반으로 TV포털을 통한 쇼핑도 가능하다. 로그아웃만 철저히 한다면 PC보다 도용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TV포털은 유료 콘텐츠의 주요 창구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TV포털을 이용하는 데 얼마의 비용이 들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업체들은 현재 설문조사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상품 패키지를 구상하고 있다. 단 이용자는 디지털TV와 셋톱박스를 갖고 있어야 하고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이어야 한다. 사업자들이 아직 정확한 비용과 과금방식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TV포털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될 가능성은 없다.삼성전자와 KT는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TV포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현재 PC 기반 KT의 홈엔 서비스를 TV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방침 아래 콘텐츠ㆍ플랫폼ㆍ셋톱박스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진행되면 삼성전자는 셋톱박스와 TVㆍ콘텐츠 등을, KT는 네트워크와 콘텐츠 등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하나로텔레콤은 디지털TV 전문업체인 이레전자와 TV포털 사업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오는 12월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회사 하나로드림을 마스터 콘텐츠업체(MCP)로 선정하고 20~30개 콘텐츠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레전자는 또 일본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8월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인 테크노블러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다음커뮤니케이션은 LG전자와 함께 TV포털 체험단을 모집하고 지난 6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다음은 현재 온-디맨드(On-demand) 인터랙티브 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영화ㆍ음악ㆍ게임ㆍ정보미디어ㆍ교육ㆍ쇼핑몰 등 총 60종의 기본 디지털TV용 콘텐츠 개발을 마치고 시범서비스를 가동 중이다. 지난 8월 미국 게임유통사 오베론미디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게임 콘텐츠를 탑재하기로 협의했다. 지난 9월에는 노래방 기기업체 금영과 제휴를 맺고 TV포털 서비스를 통해 금영이 노래방에 제공하는 최신 가요 등 1만여곡의 노래방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남은 과제는 = TV포털 사업의 가능성은 역시 디지털TV 보급이 얼마나 확산될 것인가와 제공되는 콘텐츠의 질에 달려 있다. 국내 가전업체에 따르면 올해 국내 디지털TV 시장은 180만대를 넘어 연말께 300만대에 달하고 오는 2007년에는 600만대 수준으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07년을 기점으로 인치당 평판디스플레이 가격이 현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보급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디지털TV의 보급이 빠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TV포털 서비스도 빠른 시간 내에 확산ㆍ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TV포털 도입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지금 사업자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가진 프로바이더(CP)들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많지 않은 숫자의 사업자들이 비슷한 시점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 확보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업체들은 보안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TV포털 사업을 위해서는 인터넷망, 디지털TV, 온라인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따라서 인터넷망 사업자, 가전제품 제조업체, 포털 등 콘텐츠 사업자들은 ‘제휴’ 형태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통신망 사업자들이 TV포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초고속통신망 서비스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인터넷 이용 가구들이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따라서 초고속통신망 서비스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디지털TV를 만드는 가전사에는 TV포털이 더없이 좋은 기회다. 디지털TV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0년에는 지상파 방송이 전면 디지털화된다. 가전업체의 입장에서는 디지털TV가 단순히 화질 좋은 TV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되면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이다.포털업체와 콘텐츠 프로바이더(CP)들에 TV포털은 콘텐츠 판매, 유통의 새로운 창구를 제공한다.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창구가 늘게 되면 온라인 콘텐츠의 전체 소비량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다. 게다가 지금은 활발하지 못한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가 TV포털에서는 새롭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갖고 있다.그러나 TV포털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디지털TV와 셋톱박스의 높은 가격은 TV포털의 초기정착에 부정적인 요소다. 무엇보다 처음 시도되는 TV포털 콘텐츠들이 이용자들에게 얼마만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