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은 주식발행 방식도 유별나다. 30억달러의 현금을 가지고도 모자라는지 유상증자를 통해 40억달러를 더 모으려 하면서도 정작 그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는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식 발행수에 수학 개념을 적용하는 등 구글은 주식 발행 방식에서도 신세대 기업다운 ‘신비주의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최근 구글은 총 1,415만9,265주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행 주식수를 ‘원주율’(πㆍ3.1415926)의 소수점 이하 숫자에 맞춘 것이다. 사실 구글이 수학의 핵심개념을 발행 주식수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구글은 당초 27억1,828만1,828달러를 조달하려고 했었다.이는 원주율(π)과 함께 수학의 핵심개념으로 쓰이는 로그(log)의 ‘상수 e’(2.718281828)에서 따온 숫자다. 발행 주식수와 관련해 구글이 단순한 숫자놀음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뜻을 암시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구글은 지난해처럼 이번 증자에서도 ‘더치 옥션’(Dutch Auction)이란 경매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장 높은 가격에서부터 인수희망자를 접수해나가 입찰물량을 모두 채운 마지막 가격(최저가격)이 낙찰가로 정해지는 방식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흔히 쓰는 매각방식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생소해 월가 투자자들은 구글의 ‘신비주의’에 다시 한 번 놀라고 있다.지난해 기업공개로 17억달러의 시중현금을 빨아들인 구글이 40억달러가 넘는 현금이 더 필요하다며 유상증자에 나선 점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30억달러에 육박하는 현금을 갖고 있는 구글이 ‘유동성부족’을 겪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구글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일반적인 기업활동을 위해서”라고만 밝혔다. 이렇다 보니 구글의 현금 사용처를 놓고 월가의 억측이 무성하다. 가장 흔히 나오는 추측은 중국 인터넷업체 인수 가능성이다. 최근 야후가 중국의 알리바바닷컴 지분을 10억달러에 사들이는 것을 보고 사정이 급해졌다는 것이다. 막 시작한 동영상검색과 같은 신규서비스의 인프라 구축 자금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구글은 거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업체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벤처자금의 대부분은 구글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성 높은 구글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유입된 벤처자금의 25%는 구글이 차지했다.구글은 PC 검색서비스와 인스턴트 메신저, 인터넷전화(VoIP) 등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인터넷 포털업체는 물론 통신업계까지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7월 선보인 PC정보 검색서비스 소프트웨어 ‘데스크톱2.0’이 대표적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화면의 측면에 일렬로 기능을 나열한 ‘사이드바’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이드바에는 뉴스ㆍ날씨ㆍ주가정보ㆍ사진검색 등의 기능이 갖춰져 있다. 특히 자주 쓰는 데이터나 프로그램에 간단히 연결, 최근 사용한 문서나 e메일을 검색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이 소프트웨어가 ‘윈도’로 통칭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최근 구글이 선보인 ‘구글 토크’는 인스턴트 메신저와 VoIP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무료서비스다. 구글 메신저서비스가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는 것은 ‘오픈 소스’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오픈 소스’란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 코드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그 소프트웨어를 개량하고 재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온라인 게임업체나 인터넷 서비스업자들은 앞으로 구글의 메신저를 기초로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변형해서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비스 사용자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정보기술(IT)업계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구글의 도전이 어떤 결론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