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필호 싸이크론시스템 사장(38)은 박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부리부리한 눈에 힘이 느껴진다. 말과 행동도 시원시원하다. 하긴 그가 박력 없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사업에 뛰어들지도 않았을 터다.싸이크론시스템은 전산장비의 통합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대학을 졸업하고 IBM에서 영업을 하던 그가 2002년 설립한 회사다. 유지보수시장은 전산장비를 제공하는 일부 외국기업들의 독점영역이었다. 제품을 판 회사가 유지보수까지 맡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세계가 알아주는 글로벌 기업들이 아닌가.이런 상황에서 그가 통합유지보수 서비스 회사를 설립하자 주변에서는 콧방귀를 뀌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여긴 것이다. 실제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마치 ‘상식을 깨는 일’로 여겼다. 글로벌 기업들이 하는 일을 어떻게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조그만 중소기업이 할 수 있겠느냐는 태도였다. 기업의 전산 담당자들은 아예 그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판매회사의 유지보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기업들이 적잖을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사실 독점이다 보니 비용이 비쌀뿐더러 서비스 직원들의 콧대가 워낙 높았어요. 문제가 생겨도 즉각 달려오지 않았고 친절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정보기술의 발달로 고객사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꺼번에 사용하게 됐다. 이러다 보니 유지보수비용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들어갔다. 전산장비에 따라 서비스를 여러 곳에 요청해야 하는 불편함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이런 틈새를 파고든다면 언젠가는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던 것이다.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2003년 불경기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경비절감에 나선 것이다. 이미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인력과 투자를 줄일 만큼 줄인 기업 입장에서는 경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당연히 전산장비의 유지보수 비용도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기존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친절한 서비스를 무기로 시장에 뛰어든 싸이크론시스템은 호기를 맞았다. 그는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에 본사를 둔 MVSS(다국적 유지보수 서비스 기업)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특히 그는 ‘신속 정확한 서비스’에 사활을 걸었다. 고객사에서 전화가 오면 새벽 2시에도 곧장 달려갔다. 직원들에게 철저한 기술 및 서비스 교육도 시켰다. 이렇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자 고객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흥국생명, 금융감독원, 정보통신부, 충북소방본부, 생산성본부, 롯데카드, 환경관리공단, 신한증권 등이 싸이크론시스템에 일을 맡겼다.전산장비 관리는 안전성이 생명이다. 한치의 오차라도 발생해 서버가 꺼져버리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겨우 설립 3년째인 싸이크론이 글로벌 기업보다는 기술적 면에서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 슬쩍 물었더니 펄쩍 뛴다.“우리는 완벽합니다. 고객사와의 재계약률이 100%라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공사장의 꿈은 전국망을 가진 국내 최고의 유지보수회사로 우뚝 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버 119’란 이름으로 전국에 20여개의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전국망을 가진 유지보수 전문기업은 없다. 따라서 공사장의 계획이 별 탈 없이 진행되면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국내 서버관리 시장은 8,000억원 정도다. 싸이크론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원이다. 올해 목표인 1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골리앗과 싸운 다윗의 승리를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약력1967년 서울 출생. 85년 서울 성보고 졸업. 93년 한양대 수학과 졸업. 93~2000년 IBM 근무. 2002년 4월 싸이크론시스템 대표이사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