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진정한 맛은 그 무엇보다 재료가 결정한다고 봅니다.”데이비트 킨치 만레사 레스토랑 총주방장 겸 소유주(44)는 ‘재료’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요리 명장이다. 만레사(Manresa)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영국의 요식 전문잡지인 <레스토랑>이 선정한 2005년 세계 50대 레스토랑으로 뽑힌 명소. <레스토랑>은 각국의 요리전문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제설문조사를 통해 순위를 선정해 오고 있다.“2002년 문을 연 만레사가 올해 세계의 레스토랑 38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듣고 저도 놀랐습니다. 만레사는 65석의 소규모 레스토랑인데 찾아왔던 손님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졌던 모양입니다.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죠.”15살에 레스토랑 주방일을 시작해 30년의 요리경력을 자랑하는 그는 지난 5월22일 한국을 찾았다. 킨치 주방장의 명성을 익히 들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이 그를 초청해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레스토랑 ‘테이블34’에서 그는 5월25일부터 6월1일까지 그만의 ‘킨치표’ 요리를 선보인다.“한국방문은 처음입니다. 요리를 손님에게 내놓기 전에 시장을 둘러볼 생각이에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캘리포니아에 없는 작은 문어 모양의 해산물(주꾸미)을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질투가 나더군요.”환한 미소와 함께 ‘재료’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그는 이런 이유로 요리 현지화에도 적극적이다. 각 나라 특유의 재료를 그의 유럽풍 요리에 반영해낸다. 미국 만레사 레스토랑에서 그는 조개, 게 등 해산물과 야채를 주로 사용한다. 가끔 산비둘기와 야생버섯으로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한국인 입맛을 고려해 쇠고기 안심 로스트 등 육류요리도 만들 생각이다.“만레사 레스토랑에는 정해진 메뉴가 없습니다. 구한 재료에 따라 그날 아침에 만들 요리를 결정합니다. 각 계절에 맞는 제철 재료 또한 제가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이죠.” 그는 캐비아(철갑상어알 요리),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 같은 진귀한 요리에도 능하지만 양파와 당근처럼 보다 대중적인 재료 또한 선호한다.“희소성 있는 재료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참맛을 내는 게 사실 더 어려운 일 아닐까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화려한 장식과 요리 테크닉보다 질 좋은 재료 선별에 더 주안점을 둡니다. 음식재료를 고를 때는 그 자리에서 늘 먹어보고 삽니다.” 그가 쓰는 야채의 75%는 레스토랑 근방의 농장에서 직접 공급받는다.그는 유럽 요리 가운데 특히 스페인 요리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최근 스페인의 음식문화가 요리전문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산자락이 바다로 이어진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과 캘리포니아주는 지형과 기후, 재료가 서로 닮아있죠”1981년 미국의 명문 요리학교 존슨 웨일스 요리 아카데미를 졸업한 그는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미국 대도시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독일의 고급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주말과 밤을 모두 요리와 레스토랑에 바치며 살아온 까닭에 아직 독신이지만 후회는 없다.“저는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해 주방장이 됐습니다. 제가 먹어서 맛있는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도 ‘진미’일 것이라고 믿습니다.”만레사가 세계의 레스토랑 38위에 올랐지만 레스토랑 확장 계획은 없다. 지점을 내거나 프랜차이즈로 만들 생각도 없다. 그는 “레스토랑이 특별해지려면 특별한 사람이 반드시 그곳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하나의 레스토랑으로 충분하다”며 밝게 웃었다.약력1961년 미국 출생. 81년 미국 존슨 웨일스 요리 아카데미 졸업. 95년 생소비 레스토랑 오픈. 2002년 만레사 레스토랑 오픈. 2005년 영국 <레스토랑>지 선정 ‘세계의 레스토랑’ 38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