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면서 창업시장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오피스가의 점포들은 울상을 짓는 반면, 주택가 상권이 새로운 알짜배기 장사 목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권리금이나 보증금이 높아 오피스가 입점은 엄두를 내지 못하던 이들이 오피스가 쪽으로 진출하는가 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던 동네 상가들은 더 화려하게, 더 큰 규모로 변신하고 있다.유동인구가 적고 고객층이 한정돼 B급지 이하로 분류되던 주택가 상권의 경우 주말을 가족과 집 근처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상권 자체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요식업의 경우 가족단위 외식이 늘면서 주말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 따라서 자금이 부족해 고민하던 창업자라면 주택가 상권을 노려볼 만하다. 저렴한 점포비로 역세권이나 중심상가 못지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월급쟁이보다 장사가 해보고 싶었던 신종현씨(34)는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 3월 화로구이전문점(만가화로구이 봉화산역점ㆍwww.manka.co.kr)을 오픈했다.‘고추장삼겹살’ 단일 메뉴지만 벌꿀과 고추장으로 숙성시킨 양념삼겹살을 먹어본 신씨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또 세숫대야만한 화로에 시뻘건 숯불을 넣고 그 위에 직접 구워먹는 재미도 일품이었다.문제는 입지. 욕심나는 점포는 권리금이 비싸고, 가격이 적당한 점포는 안정된 매출이 나올 성 싶지 않았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기보다 자금에 맞는 점포를 찾기로 한 신씨는 서울 일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공인중개소에서 추천하는 곳만을 무작정 다니다가 요령이 생기면서 주택가 상권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장사가 잘되는 삼겹살전문점들을 둘러보니 얼핏 입지가 나빠 보이는 주택가에서도 손님들로 붐비는 매장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6개월 동안 발품을 팔자 마음에 드는 입지가 눈에 들어왔다.신씨가 입점한 곳은 서울지하철 6호선의 종착역인 봉화산역 근처. 전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매장이 보이지만 상권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역세권이라 하기 힘든 자리다. 하지만 인근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아파트 주민을 고정고객으로 잡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더군다나 음식점이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양념삼겹살 화로구이는 충분히 동네상권에서 눈길을 끌 만했다.오픈하는 날에는 일단 맛을 보고 또 오라는 뜻에서 고추장삼겹살 1인분을 2,000원에 제공했다. 파격적인 가격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고 테이블 회전율이 11회나 됐다. 그후로는 탄탄대로. 달짝지근하면서 매콤한 양념삼겹살 화로구이에 고객들이 종종 찾아주었고 자연스레 고정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양념삼겹살은 느끼하지 않아 일주일에 세 번씩 찾는 ‘중독고객’도 생길 정도다.그런데 주택가 상권이다 보니 점심 매출이 총매출의 25% 정도이고 저녁 매출이 대부분이었다. 신씨는 점심 매출을 늘리기 위해 점심식사 때는 냉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매장이 비어 있는 것보다 손님들로 붐비는 것이 매장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점심 매출이 15% 상승했다. 직원고용에 있어서도 오후에만 근무하는 직원을 채용해 인력의 효율성을 높였다.저녁 매출의 대부분은 가족외식객으로 전체 고객의 약 70%를 차지한다. 가족이 함께하기 때문에 편안한 공간에서 내 집처럼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직원들에게 어머니가 자식이 밥 먹을 때 챙겨주는 것처럼 손님이 요구하기 전에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교육시켰다. 제품에 대한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신씨는 100% 냉장육을 사용하고 아침마다 직접 장을 본다. 가족외식이 많기 때문에 내 아이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정성을 다한다. 또 미리 숯불을 구워놓고 반찬을 차려놓는 등 모든 음식은 1분 안에 세팅되는 것을 원칙으로 주방 시스템을 만들었다. 숯불구이의 특성상 고기가 빨리 굽혀 식탁 회전율이 빠르다.지역밀착 마케팅 ‘필수’30평 매장의 창업비용은 가맹비 500만원, 인테리어 3,450만원, 주방설비 및 집기 홍보비 포함, 2,400만원으로 총 6,950만원에 점포비까지 총 1억3,000만원이 들었다. 하루 매출은 주중에는 100만~150만원, 주말에는 200만원선으로 월평균 매출액은 5,000만원 정도 된다. 이중 원재료비와 월세, 인건비, 공과금 등 잡비 등을 제한 순수익은 1,500만원이다.신씨처럼 주택가 상권에 입점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고정고객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같은 불황에는 어떤 장소, 어느 업종에서나 단골 확보가 중요하지만, 특히 주택가는 유동인구가 적어 동네 고객을 고정고객으로 만드는 일이 매출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길이다.동네 고객들을 잡기 위해서는 지역밀착 마케팅이 필요하다. 밥과 차, 술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주막 같은 곳을 지향하는 주점 ‘섬마을이야기’(www.4ufranchise.com)의 경우 고객별로 이름을 새긴 병에 과일주를 담가주고, 키핑이 가능하도록 해 언제든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술병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한편 무료로 과일주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이벤트나 봉사활동을 벌이는 곳도 있다. 시간제 어린이전동차 대여업을 운영하는 ‘토이어드벤처’(www.toyadventure.co.kr)는 매달 무료로 어린이에게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한다. 본사의 지원을 받아 어린이에게 맞는 신호등과 간이 횡단보도 등을 만들어 전동차를 운전하는 아이와 길을 건너는 아이 모두 철저히 교통수칙을 지키도록 지도하는 것. 교통안전교육은 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동네의 이벤트가 됐다.주택가 상권의 경우 고가나 일회성 상품을 판매하는 업종보다는 가족단위를 대상으로 한 외식업과 생필품판매업, 배달전문점 등이 적합하다. 최근에는 홍보 마케팅으로 고심하는 동네 점포를 지원해주기 위해 온ㆍ오프라인 연계 광고마케팅 사업을 하는 케이앤코리아(www.k-korea.com)도 등장했다. 매출 부진으로 고민하는 학원, 피자배달점, 치킨점 등 동네 소형점이 영업 대상이다. 이들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받은 인증번호를 전단지 등에 인쇄하면 소비자가가 인증번호를 이용해 본사에서 구축한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소형점포에서는 월 2만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에 비해 지속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질 높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 1월 인천시 부평구에서 대리점을 오픈한 조덕현씨(46)는 소형점포와 자동차 세일즈맨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한 결과 오픈 5개월 만에 600만원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