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을 집어삼키고 있다.”미국이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중동지역에 관심을 쏟고 있는 사이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천연자원 개발과 시장확대 등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것은 물론 정치ㆍ군사적 측면에서도 미국을 능가하는 활발한 아프리카 외교를 펼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990년대 말 아프리카 북동부의 에리트레아에서 내전이 발발했을 때 미국 정부는 자국민을 소개시키고 경제적 지원도 중단했던 반면, 중국은 외교관과 기술자, 교사들을 급파하는 대조적인 외교 행태를 보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미국 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재와 인권탄압을 이유로 이 지역에 대한 경제적 제재 카드를 동원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천연자원 확보와 국제기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아프리카 진출에 심혈을 쏟고 있다.중국은 무상원조에 가까운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다. 이익금이 적다며 기업 진출을 꺼리는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는 공기업들을 적극 진출시켜 철도, 도로 등 기반시설을 정비해주며 아프리카의 민심을 얻은 것이다. 아프리카 44개국과 경제포럼을 개최한 지난 2000년에는 12억달러의 부채를 탕감해주고 1만명이 넘는 아프리카 학생들을 베이징으로 초청, 장학금과 함께 무상교육을 시키고 있다.중국은 지난 200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석유소비국으로 부상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4년간 전세계 석유수요의 40%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중국은 여전히 석유에 관한 한 배가 고픈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의 석유수요는 15% 늘어났지만 생산량은 2%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다각적인 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부족한 에너지자원을 하루라도 빨리 선점해두자는 의미가 크다.중국은 지난해 아프리카 유전개발에 100억달러나 투자, 이 지역의 석유 및 천연가스사업에서 우월한 위치를 장악했다.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원유탐사와 목재가공, 도로ㆍ교량ㆍ발전소 건설, 농지 재건, 통신망 구축 등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며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르완다 도로 건설 공사의 80%는 중국기업들의 작품이다. 풍부한 매장량으로 유명한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중국기업들이 매입했고, 적도 기니의 가장 큰 목재공장은 최근 중국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또 레소토공화국 내 슈퍼마켓과 의류공장의 절반 이상은 중국인들이 장악했다. 덕분에 2000년 이후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규모는 3배 이상 증가, 지금은 300억달러에 육박한다.중국은 천연자원 확보 이외에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 확대와 상품시장 개척이라는 장기 비전을 갖고 아프리카에 집중 투자한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주도세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서다. 실제로 지난 25년간 짐바브웨를 장기 집권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되자 중국제 전투기를 수입하며 반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에티오피아의 나일강에는 중국이 건설한 ‘타카제(Takazee)댐’이 들어서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북부의 이슬람 국가들과 남부의 기독교 국가들이 만나는 요충지로, 아프리카연합(AU)본부가 자리하고 있는 전략지역이다. 중국의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에 대해 미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하원 아프리카 소위원회의 에드 로이스 의원(공화당)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완전히 뿌리내리기 전에 미국 정부는 뭔가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아프리카 대륙의 석유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또 한차례 전쟁을 벌이게 됐다”며 “에너지자원이 매장된 곳이라면 어디서나 미국과 중국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