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다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올 들어 한국 정부가 국정의 운용중심을 경기회복에 두고, 백화점 매출과 카드사용 실적 등 일부 내수관련 지표가 개선되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던 한국경제가 지난 4월 이후에는 수출증가율이 7%대로 내려앉는 등 일부 경제지표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향후 6개월 후 국민들의 소비동향을 알 수 있는 소비자기대지수도 둔화세로 반전됐다.여러 요인이 있으나 미국의 쌍둥이적자를 시발로 한 대외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한국경제의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다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주춤하면서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계층들의 자산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로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한국경제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소비가 주춤함에 따라 대내외적으로 한국경제의 앞날을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한덕수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한국 경제각료들은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소프트패치로 보고 있어 여전히 낙관적이다.올 하반기 이후에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있는 종합투자계획이 추진될 경우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5%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한국의 경제각료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전망기관들도 요즘 들어 연초 전망치보다 올려 잡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반면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인 미국의 쌍둥이적자와 이에 따른 통화 및 통상마찰, 국제금리 인상,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 북핵문제 등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는 구조적 성격이 짙은 점을 감안하면 최근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만만치 않아 대조적이다.이 견해대로 한다면 한국경제가 연초 들어 반짝 회복되다가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입장에서 이 논쟁은 아주 중요하다. 경기순환 이론상으로 한 나라의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면 실물경제는 장기간 침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경제가 대표적인 예다.지난 5월6일 런던, 5월8일 뉴욕에서 열렸던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 한덕수 부총리가 우리 경기를 낙관하는 속에서도 일부 국제금융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불안한 대외환경과 북핵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경기예측 전문가들은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환경 불안요인이 쉽게 풀릴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원인인 미국의 경상수지적자에 대해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이미 용인 가능한 수준의 2배에 달할 만큼 위험수위가 넘은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통화든 통상 차원에서든 경상수지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미국의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또 대외환경이 불안할 때 한국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완충능력 확보문제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우리 경제각료들이 대외환경 불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없는 여건하에서는 대외환경 불안요인을 그대로 한국경제가 끌어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결국 대외환경 불안과 이런 경기논쟁을 극복하고 한국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확한 현실 인식을 토대로 선제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현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가져갈 수 있는 정책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국제금리의 인상 추세를 감안하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내리기는 사실상 어렵다.그런 측면에서 재정의 조기집행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재정 상황도 예의치 않다. 외환정책도 미국의 쌍둥이적자를 감안하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많은 상태다. 수출 혹은 경제구조조차도 대외환경 불안에 따른 완충능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여전히 천수답 성격이 강하다.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국가간의 연대를 통해 불안한 대외환경을 같이 풀어나가고, 국민들이 심리적으로 부화뇌동하지 말 것을 국제금융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