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많은 사람은 땅값이 오르길 희망한다. 반면 땅이 없는 사람은 땅값이 떨어지길 바란다. 이처럼 부동산거래는 처음부터 잡음과 알력의 소지를 안고 출발한다. 부(富)를 가진 사람은 좀더 갖고 싶어 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사회정의상 ‘부익부’는 맞다손 치더라도 ‘빈익빈’은 맞지 않아야 좋을 텐데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익부’와 ‘빈익빈’의 양상이 부딪히며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 부동산을 둘러싼 실태다.이런 이유들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불철주야 쌓아 온 지식은 유감스럽게도 현업에서는 별로 써먹을 기회가 없다. 한마디로 이론에 연연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시험을 위해 공부한 부동산이론은 마치 멍청한 대답을 내놓는 컴퓨터를 닮았다. 어디까지나 이론이다. 현실에는 먹혀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거래현장에서는 이론보다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성은 멀고 감성은 가까운 게 이권(利權)의 속성인지도 모른다.‘앞으로 50%만 살아남는다’요즘 신개발지 어디를 가더라도 ‘공인중개사’ 간판으로 거리가 현란하다. 한집 건너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먹고살아야’ 한다. 수익은 한정돼 있는데 배당받을 사람은 많다. 투기꾼을 잡는다고 온 나라가 시끄럽지만 성과는 미지수다.공인중개사 창업을 해 한 1년 정도 어물쩍 버티다가 그만두게 되면 수천만원 정도는 쉽게 날아간다. 빠듯한 살림살이라면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부동산시장에 두서없이 뛰어들어 재산을 탕진한 사람들은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무슨 일이든지 잘된 것은 소문이 나지만 잘못된 것은 당사자가 숨기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묻혀지기 일쑤다. 벙어리 냉가슴이 따로 없다.공인중개사 창업의 성공비결은 기본적으로 다른 업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단의 대책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해야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의 특성상 좀더 장기적이고 모범적인 답안을 구해야 할 것이다.공인중개사의 양산은 부동산시장에서 ‘악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엄청난 숫자가 해마다 개업과 폐업의 연장선상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상거래질서도 문란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자격시험 합격생이 무수히 쏟아지니 경쟁은 심화되고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업계에서는 앞으로 절반 가까이 더 문을 닫아야 될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며 심각한 후유증도 예고된다. 전체 공인중개사사무소 가운데 50% 정도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그럼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 50%의 범주에 들 수가 있을까. 이것이 문제다. 저마다 공인중개사로서 프로가 되길 원하고 대박도 터뜨리길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명쾌한 해답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여기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우선은 공인중개사로서 ‘머리 다듬기’를 꼽고 싶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생각을 가다듬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융통성’과 ‘정직성’이다.부동산분야, 법보다 도덕이 우선시현실적으로 공인중개사의 융통성과 정직성이 결여되면 부동산거래는 성사되기가 어렵다. 성사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문제가 일어난다.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소 마음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의 자세는 거창한 각오라기보다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무언의 메시지’를 뜻한다.해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고객들이 어떤 공인중개사를 원하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부동산을 처분이나 매입하려고 할 때 융통성과 정직성을 함께 갖춘 공인중개사를 선택하고 싶어 한다.융통성과 정직성은 어찌 보면 모순된 개념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이론이다. 부동산거래는 어느 일방이 높은 가격을 받으려 하는 반면, 상대방은 적게 주려고 하는 모순된 개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처방도 모순의 개념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작금의 우리나라 부동산중개시장의 여건은 많이 낙후돼 있는 게 사실이다. 공인중개사가 사람대접을 못받고 있는 현장이 여러 곳에서 목격된다. 곳곳에서 ‘선진국식 중개’ 운운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오히려 중진국 대열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란 것을 부동산중개를 해보면 쉽게 피부로 느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융통성과 정직성을 갖춘 공인중개사로 거듭나야만 한다.공인중개사는 평상시 어떤 업무에서나 융통성이 있어야 된다. 여기서 융통성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한 게 아니다. 그저 ‘일반상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부동산 분야에서는 전문지식보다 일반상식이 더 상위개념이다. 법보다 도덕이 우선인 것이다. ‘모든 결정은 일반상식의 테두리 안에서’라는 마음가짐은 고객에게 친근함을 주어 이내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요소가 된다.공인중개사는 비상시 정직해야 된다. 여기서 비상시라는 것도 대단한 순간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중요한 고비’라고 보면 된다.예를 들면 거래당사자(고객)가 거래에 관해 어떤 결심을 할 때는 공인중개사의 조언 한마디를 듣고 싶어 한다. 조언자로서의 정직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한치의 가감도 없는 진실한 조언,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이때 공인중개사가 참말을 하는 것인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는 고객이 먼저 안다. 무슨 분야에서든지 지성이면 감천인 것이다. 융통성을 ‘두터운 인간미’라고 표현한다면 정직성은 ‘선이 굵은 개성미’다.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들어갈 때공인중개사는 고뇌하는 직업이다. 모순된 상황에서 양쪽 모두 만족하는 화합을 도출해야 하는 중차대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부동산중개를 주변의 자문 없이 혼자 수행할 수 있다면 이는 상당한 경지에 오른 것이다. 각계각층에 있는 사람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항상 고뇌하면서 융통성과 정직성을 발휘, 고객만족을 이끌어내야 한다.공인중개사는 세상을 간단명료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직업이다. 융통성과 정직성을 바탕으로 해당 부동산에 대해 간단명료한 답안을 내놓아야 하는 직업인 것이다.최근 정부는 부동산 관련 제도에 대한 ‘체제정비’에 착수했다.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부조리한 거래 관행의 타파와 세제개혁이 그것이다. 이번에는 개혁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그러나 오래된 폐습인 만큼 단숨에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규제 일변도의 보호감호소에서 누더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법’도 머지않아 참신한 ‘공인중개사법’으로 새롭게 탄생하리라 기대된다.부동산거래시장이 이제 여명기를 맞고 있다. 급한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의 부동산시책이 남용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우선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숨바꼭질도 없어져야 한다.공인중개사도 마찬가지다. 체제정비에 걸맞은 체질개선을 준비해야 할 때다. 융통성과 정직성으로 체질개선에 동참하는 것이 ‘공인중개사’의 어깨에 걸린 시대의 소명이다. 프로중개사로 성공하는 비법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