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ㆍ노령화 문제 로봇이 해결, 2020년 ‘1가구 1로봇’ 시대 올 것

2050년 대한민국 서울. 오박사는 우주선을 조작할 ‘우주인 로봇’의 개발책임자다. 한 사람의 우주인을 양성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자금과 귀한 생명을 담보로 한 헌신이 필요했지만, 오박사의 연구개발로 인해 로봇이 그 일을 대신하게 됐다.밤늦게 귀가한 오박사는 오전 9시가 되도록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주인을 기다리던 가사 도우미 로봇은 주인을 깨우려다 말고 어제 IT 도우미로부터 받은 주인의 스케줄을 체크해본다. 오늘 아침은 특별한 스케줄이 없어 늦게 출근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봇은 조금 늦게 주인을 깨운 후 사무실에 있는 오피스 로봇과의 통신을 통해 오늘의 일정을 설명해주고 오박사가 투자한 주식정보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설명해준다.오박사가 자동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 동안 차량 임베디드 로봇은 자동차 상태를 점검하고, IT 도우미 로봇과 통신해 사무실로 가는 도중의 교통상황을 음성으로 알려주고, 운행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오박사는 지능형 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사람의 음성명령들을 통해 e메일이 자동으로 전달되고 일정이 관리된다. 오박사가 특수필기구로 그림을 그리면 다음 상황까지 예측된 그림이 그려지고, 모든 회의내용은 자동 저장 관리된다.일과를 마친 오박사는 도우미 로봇을 통해 부모님과 대화를 나눈다. 30년 전인 2020년부터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이었으나 실버메이트 로봇, 감성친화 로봇 등이 노인들의 복지와 편의를 훌륭하게 담당해 왔기 때문에 사회적 고령화 문제는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미래에는 어떠한 로봇들이 등장하게 될까. 미래의 로봇 중 가장 주류를 이루는 로봇은 ‘가사 도우미 로봇’이 될 것이다. 이 로봇은 청소, 설거지 등의 소소한 집안일뿐만 아니라 방범, 교육, 주인의 심부름 등 편의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또 노령화 사회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실버메이트(Silver Mate) 로봇’도 등장할 것이다. 이 로봇은 노인의 친구 역할을 수행해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치매관리, 건강분석, 이동보조 등을 통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로봇’은 기존에 수행할 수 없었던 고난이도의 수술을 가능케 하고 원격조정을 통해 명의의 진료를 다른 곳에서도 받을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나노기술과 접목돼 인체 내부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어줄 것이다.현재의 수위나 안내 도우미 등의 역할은 ‘공공 도우미’ 로봇이 담당함으로써 인간은 보다 효율적인 일에 전념할 수 있으며 이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가용인력 부족 문제에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생활에서의 로봇만이 미래 로봇의 전부는 아니다. ‘군용 로봇’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장에 투입돼 정찰, 경계 등의 기초적 활동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투에 직접 참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고, ‘극한 작업용 로봇’은 재난구조, 화재진압, 극지 생물 탐사, 심해광물 수집, 원자력발전소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미래의 로봇은 이러한 물리적 로봇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을 돕는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진화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언제 어디서나 주인의 명령을 해석 및 수행하고, 주인이 타지에 있을 때는 그곳에 있는 로봇 또는 휴대단말기에 전이돼 평소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지능형 로봇은 그 자체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의 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다. <전파 통권>에 따르면 지능형 로봇의 관련 요소 기술은 정보통신, 의료 및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능형 로봇은 IT, BT, NT 등 신기술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될 것이며, 이러한 기술과의 융합에 의해 새로운 발상의 산업이 출현하는 연쇄적 효과로 고부가가치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다.‘2015년에는 청소와 빨래를 맡아 하는 가정부 로봇이 가구당 1대 이상 보급된다.’ 이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2005년 1월에 발표한 미래 기술의 실용화 시기 예상 자료에 포함된 내용이다. 미쓰비시연구소 등에서는 지능형 로봇의 세계시장은 2010년께 로봇 기술 혁신과 지능형 로봇의 보급 확산으로 반도체시장을 능가할 정도로 성장하고, 2020년 전세계 자동차시장 규모를 추월하며 연평균 18.6%의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국내 로봇시장도 2020년께 1가구 1로봇 시대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규모 100조원,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로봇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로봇이 최첨단 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구현되는 고부가가치 품목임과 동시에 인간친화적 인터페이스와 자율 이동 등 로봇 고유의 특성을 활용해 보안, 교육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로봇시장에 장밋빛 미래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능형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치와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수준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로봇의 수요자들은 ‘아톰’이나 ‘터미네이터’같이 인간보다 탁월한 지능과 성능우위를 가진 로봇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나 현재 로봇의 기술은 이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기간은 학자들에 따라 많은 견해 차이를 보인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교의 로봇공학과 학장을 역임한 다케오 가나데 교수는 컴퓨터의 발달속도로 미뤄볼 때 20~30년 내에 로봇이 인간의 지능수준을 모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근대 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프 엥겔버거 박사는 최소 300년 후에나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이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 로봇이 인간과 닮기 위해서는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시각기능, 인식한 상황에 대한 분석과 판단기능, 인체 각 부위의 활동에 버금가는 정교한 동작기능 등을 갖춰야 한다. 인간은 206개의 뼈와 400여개의 근육으로 다양한 동작을 연출할 수 있는 반면, 현재 개발된 인간형 로봇인 아시모의 관절수는 26개, 큐리오는 28개, 휴보는 41개 수준에 불과하다.로봇에 지능을 부여하는 일 역시 로봇 연구자들이 넘어야 할 높디높은 산이다. 현재 로봇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고 평가받는 미국 MIT의 휴머노이드 ‘코그’(COG)의 지능수준도 겨우 곤충 정도이거나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소니의 큐리오 로봇도 미리 입력된 동작을 따라하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로봇 자체가 꼭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능을 로봇 외부에 둘 수도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로봇에서 요구되는 기능을 외부에서 분담해 기술적 제약성을 완화하고 또한 로봇 자체의 가격을 낮춰 기존의 독립형 로봇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현재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서비스 로봇’(URC)이 그것이다.URC는 기존의 로봇에 네트워크를 부가함으로써 로봇은 다양한 고도의 기능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네트워크를 통한 이동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도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종 서비스 시나리오에 따른 응용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손쉽게 제공해 로봇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확장하고 로봇의 가용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같이 URC는 기존의 로봇에 IT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보다 자유로운 형태와 광범위한 이동성을 갖추고 보다 인간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인간중심의 로봇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현재 한국은 로봇 밀도 2위, 산업용 로봇시장 규모 4위, 로봇 연구논문 숫자 3위의 로봇 강국이며, 범정부 차원의 연구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다. 앞으로도 모든 로봇연구자, 관련기업, 지원부처 등이 힘을 합쳐 로봇의 원천기술 개발과 산업화에 총력을 기울여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전설을 이어가는 효자산업으로 키워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