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대우 청소로봇 상용화, 산업용 로봇도 다시 ‘기지개’

“2015년 서울 도심의 거래처 사무실을 찾은 김과장. 김과장을 맞으며 인사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직원이 아닌 오피스로봇. 로봇은 김과장이 찾는 사람의 자리까지 안내해준 뒤 곧 커피 두 잔을 갖고 온다.”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개발 중인 서비스 로봇의 기본 기능을 보여준 가상 사례일 뿐이다.상대적으로 로봇산업에 소극적이었던 대기업들이 최근 로봇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로봇제품의 상용화가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이들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앞세워 첨단 로봇을 가정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한국국제로봇기술전(KIROTEC 2005)에 14종의 로봇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토이 로봇과 애완 로봇, 홈 로봇, 연구용 로봇, 오피스 로봇, 청소 로봇, 공기청정 로봇, 감성 로봇 등을 전시하며 가까운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서비스 로봇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크루보’라는 청소 로봇은 청소기능과 웹 보안감시 기능을 모두 갖췄으며 100% 명중률을 기록하는 크루즈(Cruise) 미사일의 원리를 이용해 방의 정보를 분석하고 최적의 청소 경로를 결정한다. 또 서비스 로봇인 ‘아이마로3’(iMARO3)는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전원이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하고 트레이를 장착시키면 음료배달서비스도 가능하다.LG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청소로봇을 앞세워 로봇산업의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LG전자는 2003년 4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무인전자동 청소 로봇 ‘로보킹’을 출시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에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후속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88년부터 로봇 청소기 연구를 시작, 92년 한국 최초의 청소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휴대전화나 PDA, PC 등과 연결해 집안을 살필 수 있는 보안기능과 ‘홈네트워크 서버 기능’을 추가한 2세대 로봇 청소기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일반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대우일렉트로닉스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가전전시회에 로봇 청소기를 처음 선보이며 가전업계의 로봇전쟁에 가세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이번에 선보인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적합한 기능을 보완한 상업용 모델을 개발해 조만간 시판할 계획을 갖고 있다.정보통신업체인 KT는 로봇전문 개발회사인 다진시스템과 제휴를 맺고 KT의 무선 초고속 인터넷인 네스팟 기반의 가정용 소형 서비스 로봇 ‘로보엔’을 내놓기로 했다. 집 밖에서도 인터넷이나 PDA로 로봇에 접속해 집안에 이상이 없는지를 살피거나 가전제품을 제어하며, 가족과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산업용 로봇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과거 대우중공업, 현대로보트산업, 기아기공, 두산기계, 삼성항공 등이 일본기업과 기술제휴로 앞다퉈 뛰어들었던 산업용 로봇사업은 다른 기업들의 철수로 한동안 현대중공업만이 자동차 생산용 용접로봇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현대중공업은 연간 1,500대 정도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0년에는 1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세계 5대 로봇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레이저 로봇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청소용 로봇, 모바일 기반 로봇 등 새로운 분야의 로봇개발에 착수해 지능형 서비스 로봇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한국산업기술대와 공동으로 로봇연구소를 설립하며 로봇산업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10년간 해마다 30억원씩 총 300억원을 투자해 로봇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 조선산업에 필요한 용접로봇과 도장용 로봇을 개발한 뒤 이를 적극적으로 상용화해 수익창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산업자원부가 산업용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도 정부 프로젝트를 통해서 산업용 로봇산업에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한국 산업용 로봇산업에 르네상스가 도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