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위에서 올해 6위에 오른 LG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김쌍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쌍수 부회장은 취임사에서 “강한 회사(Great Company)가 강한 인재(Great People)를 만들고 강한 인재가 강한 회사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회사와 그 구성원이 최고의 역량을 가진 강한 조직,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이 LG전자가 추구하는 GCGP”라며 실행력이 강한 회사와 인재가 될 것을 당부했다.LG전자는 지난해 내수침체를 수출확대로 극복하며 사상 최초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수출 15조3,832억원과 내수 4조7,937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18% 성장한 20조1,769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영업이익 또한 사상 최대를 보이며 1조622억원을 달성했다. 경상이익은 8,368억원, 당기순이익은 6,628억원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인 5조4,1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2%, 전년 동기 대비 29.6% 성장했다.LG전자측은 내수경기 부진과 세계 IT경기 회복지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승부사업에 마케팅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자평한다. 이에 따라 이동단말기와 PDP, 디지털TV 등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이동단말기와 시스템, PC를 다루는 정보통신부문은 7조4,636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36.8% 성장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이동단말부문이 북미, 유럽, 인도에서의 판매호조로 전년 대비 47.4% 증가한 5조1,838억원을 기록해 4년 연속 45%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했다. 이동단말기 수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2,740만대를 판매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CDMA시장에서는 북미와 인도시장 1위를 달성하며 시장점유율을 나날이 확대하고 있다.올해 단말기 시장은 전년 대비 7~10% 성장을, 전년 대비 32% 증가한 3,600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시스템부문은 전년 대비 17.7% 증가한 2조2,79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구조조정을 통해 2002년에는 적자였던 영업이익을 2,166억원(이익률 9.5%)으로 흑자 전환했다.디지털 디스플레이&미디어부문은 디지털TV와 PDP, 광스토리지 등의 매출증가로 전년도 대비 10% 증가한 6조8,85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222억원 증가한 3,975억원(이익률 5.8%)을 기록했다. 지난해 사스(SARS)와 이라크전쟁, 내수경기 침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주력해 PDP와 디지털TV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를 증가시켰다. 특히 PDP는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해 급성장세를 보였고 디지털TV의 성장에 힘입어 TV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광스토리지부문은 DVD 기록계의 매출증가로 19% 올라섰다.디지털 어플라이언스부문에서도 트롬세탁기를 비롯한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성장을 주도해 5조6,488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8.8%의 성장을 이뤘다. 어플라이언스 내수는 트롬(TROMM), 싸이킹 등 프리미엄 제품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수출은 트롬과 디오스, 싸이킹, 시스템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의 매출호조가 성장을 주도해 전년 대비 19.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4,967억원, 8.8%의 이익률을 달성했다.LG전자는 올해 전년 대비 7~9% 성장한 21조6,000억~2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지니고 있다. 이동단말과 PDP, 디지털TV 등 승부사업과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DMB단말 등 신규 유망산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1조1,000억원의 시설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연구개발(R&D) 투자계획 역시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2,000억원으로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합쳐 총 2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1조1,000억원의 시설투자액 중 고속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PDP와 이동단말 분야에 50% 이상을 투자할 전망이다.인력채용 또한 지난해 대비 30% 늘릴 계획이다. 급성장하는 첨단사업분야 강화를 위해 2,300여명의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에서도 첨단 디스플레이분야와 이동단말의 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인원의 90% 정도를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충원할 전략이다.올해 LG전자는 북미 톱3 전자정보통신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최첨단 LED 옥외광고를 설치했다. 세계 최대 76인치 PDP TV와 고급 카메라폰 등 첨단 디지털 제품 선보이며 북미인의 이목을 사로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68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에어컨, 전자레인지가 시장점유율 30%를 넘고 있으며 CDMA 휴대전화와 광스토리지도 각각 25%, 15%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수년간 북미지역이 첨단 디스플레이 제품의 최대 수요처이며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 입지를 굳게 다지겠다는 전략이다.LG전자는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세계 초우량 기업과의 윈윈하는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글로벌 굴지의 기업과 정례적인 톱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 미팅을 통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에어컨사업에서 일본 마쓰시타와 협력관계를 쌓아가고 있고 미국 GE와는 빛을 사용한 신개념 조리방식을 도입한 광파전자레인지(Light Wave Oven)를 공동개발, 전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등 해외사업 전개에서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관계가 가장 중요한 사업 성공요건으로 파악, 정례적인 미팅을 통해 성공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수출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단순히 똑똑한 사람보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즉 현지에서 1등을 하려면 현지의 독특한 문화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게 진정한 라이트 피플이라고 강조한다.돋보기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탐구현장중심·정도경영 강조김쌍수 LG전자 부회장(59)은 98년 부사장, 2001년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1969년 한양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같은 해 공채로 LG에 입사했던 그가 ‘공채CEO’라는 직장인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김부회장은 현장중심 경영과 정도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그는 “경영자는 70% 이상의 시간을 현장활동에 투자해야 한다”며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현황을 살핀다. 국내에서도 사무실보다는 생산ㆍ연구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현장에 가서 직접 보라’, ‘매달 한번은 현장 속으로…’, ‘현장에 가야 스피드가 산다’ 등이 김쌍수 부회장의 주요 어록이다.96년 혁신활동 프로그램인 6시그마 활동을 도입해 회사에 보급, LG전자 혁신활동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사업(백색가전)을 세계 수준으로 육성한 CEO다. 97년 말 외환위기 시절 백색가전 사업에 대한 외부의 회의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았다. 프리미엄급 제품의 개발과 시장공략을 통한 국내외 새로운 수익창출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전자레인지의 경우 2002년 말 기준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하도록 진두지휘했다. 최첨단을 자랑하는 에어컨의 ‘플라즈마 표면기술’과 전자레인지의 ‘광파기술’ 등을 채택한 제품 또한 그의 전략적인 시장공략과 마케팅의 결과라고 평가받는다.93년에는 석탑산업훈장을 수훈받았고, 99년에는 산업자원부에 의해 가전업체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됐다. 2000년에는 6시그마 혁신상 ‘대통령상’과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김부회장을 ‘아시아의 스타’(The Star of Asia)로 선정했다.